Archives of Design Research
[ Article ]
Archives of Design Research - Vol. 35, No. 2, pp.245-261
ISSN: 1226-8046 (Print) 2288-2987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May 2022
Received 09 Nov 2021 Revised 04 Feb 2022 Accepted 04 Feb 2022
DOI: https://doi.org/10.15187/adr.2022.05.35.2.245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색도 개선 연구: 색각이상 유권자의 구분 가능성 향상과 한국표준색채정보를 따르는 개정안 제안

Eunjung Lee이은정Minji Kim김민지Inkyu Choi최인규Euitay Jung정의태
Institute of Humanities, Research Fellow, Seoul National University, Seoul, Korea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서울, 대한민국 Healthcare 4C Design BK21 Leaders, Research Professor, Inje University, Gimhae, Korea 인제대학교 헬스케어 4C 디자인 BK21 교육연구단, 연구교수, 김해, 대한민국 Division of Multimedia Design, Professor, Inje University, Gimhae, Korea 인제대학교 멀티미디어학부, 교수, 김해, 대한민국 Department of Communication Design, Professor, ERICA, Hanyang University, Ansan, Korea 한양대학교 ERICA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과, 교수, 안산, 대한민국
Improving the Color of Paper Ballots in Nationwide Simultaneous Local Elections: Enhancing the Distinguishability of Color Anomalies and Proposing an Amendment According to the Korean Standard Color Information

Correspondence to: Euitay Jung junget@hanyang.ac.kr

초록

연구배경 본 연구는 첫째,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색도의 구분 가능성을 색약, 색맹 등 색각이상자의 관점에서 향상시키고, 둘째, 현행 공직선거관리규칙 [별표2의2]가 한국표준색채정보를 따르도록 그 개정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는 지방선거 투표용지의 색도가 색각이상자들에게 효과적으로 구분되지 못한다는 점, 그리고 [별표2의2]가 표준색명이 아닌 관습적 표현을 사용하여 색명을 규정함으로써 투표용지 색도의 구현에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에 대한 문제의식에 기초한다.

연구방법 구분 가능성이 실질적으로 향상된 개선안을 제안하기 위해 총 세 차례의 실험조사를 수행하였다. 1차 실험에서는 색각이상자들로 구성된 실험집단을 대상으로 현행 투표용지의 문제를 확인하였으며, 2차 실험에서는 본 연구가 도출한 1차 결과물의 구분 가능성을 동일한 실험집단을 대상으로 검증하였다. 3차 실험에서는 1차 결과물의 취약점을 보완한 2차 결과물의 구분 가능성 및 선호도를 실험집단 및 비(非)색각이상자들로 구성된 통제집단을 대상으로 최종 평가하였다.

연구결과 3차 실험의 결과, 본 연구가 최종적으로 도출한 2차 결과물이 현행 투표용지의 색도보다 색각이상자들에게 더욱 쉽고 분명하게 구분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2차 결과물은 비색각이상자들에게도 유효했는데, 다수에게서 구분 가능성과 선호도가 더 높게 나타났다. 한편, 색각이상자들의 어려움에 대해 설명을 들은 통제집단 전원은, 즉 앞서 현행 투표용지를 더욱 선호한다고 답한 소수의 비색각이상자들까지 포함하여 모두가 2차 결과물로의 변경에 동의할 의향이 강하게 있다고 응답하였다.

결론 본 연구는 다음의 측면들에서 의의를 지닌다. 첫째, 색각이상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조사를 수행하여 현행 투표용지 색도의 문제를 실증하고 구분 가능성이 향상된 개선안을 도출하였다. 둘째, 개선안에 대한 비색각이상자들의 선호도뿐만 아니라 동의 의향을 확인함으로써 사회적 합의의 가능성을 타진하였다. 셋째, 투표용지 색명을 국가기술표준원의 공공디자인 색채표준가이드에 따라 표기함으로써 관련 행위자들 간 의사소통과 투표용지 색도 관리를 더욱 정확하고 원활하게 하는 데 기여하였다.

Abstract

Background This study aims to improve the distinguishability of the color of paper ballots in nationwide simultaneous local elections and proposes an amendment of Attached Form 2-2, Rules on the Management of Public Officials Election according to the Korean standard color information. The problems are that it is too hard for color anomalies to distinguish colors of paper ballots in local elections, and it is highly likely to confuse in realizing the colors because Attached Form 2-2 defines the color names as a customary expression, not a standard color name.

Methods Three experiments were conducted to propose an amendment that effectively improved distinguishability. In the first experiment, the problem of the current ballots’ color was identified for an experimental group composed of color anomalies. In the second experiment, the distinguishability of the first proposed colors was verified for the identical experimental group. In the third experiment, the distinguishability and preference of the second proposed colors, which compensated for the defects of the first proposed colors, were finally evaluated not only for the experimental group but also for the control group composed of non-color anomalies.

Results As a result of the third experiment, it was confirmed that the second proposed colors were more easily and clearly distinguished by color anomalies than the current ballots, as well as effective for non-color anomalies, with higher distinguishability and preference in many. On the other hand, all in the control group who heard explanations about the difficulties of color anomalies, including a few who previously answered that they preferred the current ballots, responded that they were willing to agree to the change to the second proposed colors.

Conclusions This study is significant in the following aspects. First, the problem of the current ballots’ color was demonstrated and an amendment with improved distinguishability was derived by conducting a series of experiments on color anomalies. Second, the possibility of social consensus was examined by confirming the consent intention as well as the preference of the non-color anomalies for the amendment. Third, the study can contribute to more accurate and smooth communication between related actors and management of the color of paper ballots by specifying the color name according to the color standard guide of the Korean Agency for Technology and Standards.

Keywords:

Color of Paper Ballots, Nationwide Simultaneous Local Elections, Color Anomaly, Universal Design, 투표용지 색도, 전국동시지방선거, 색각이상, 유니버설디자인

1. 서론

본 연구는 첫째, 전국동시지방선거(이하 ‘지방선거’)에서 사용되는 투표용지 색도(色度, color degree)의 구분 가능성을 색각이상 유권자의 관점에서 향상시키고, 둘째, 공직선거관리규칙 [별표2의2]가 현행과 같은 관습색이 아니라, 동 규칙의 주(註)에 명시된 바와 같이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고시한 산업표준에 준”하는 한국표준색채정보를 따라 명확한 색도를 표시하도록 개정안을 제시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러한 연구의 목적은 다음과 같은 필요성에 기인한다. 첫째, 현행 지방선거 투표용지의 색도는 색약, 색맹 등 색각이상을 지닌 유권자들에게 효과적으로 구분되지 못하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공직선거관리규칙 [별표2의2]는 투표용지의 색도를 Table 1과 같이 규정한다. 이는 2018년 1월에 신설된 조항으로, 공직선거에서 사용되는 모든 투표용지를 처음으로 특정한 색도로 지정한 것이다. 이로써 선거마다 일관성 없이 임의로 색도를 사용해온 문제가 해소되고, 무엇보다도 “동시선거에 있어서 투표용지는 색도 또는 지질 등을 달리하는 등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선거별로 구분이 되도록 작성·교부할 수 있다”는 공직선거법 제211조가 실제로 이행됨으로써 한꺼번에 여러 장의 투표용지를 교부받는 동시선거에서 유권자의 투표 편의가 크게 증대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별표2의2]에 의한 새로운 투표용지가 처음 도입된 제7회 지방선거(2018)는 가장 많은 수의 투표용지가 사용되는 동시선거였기 때문에, 그 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The Color of Ballot Papers in Korean Public Official Election

그러나 이은정과 정의태의 선행연구(Lee & Jung, 2018)에 따르면, 이러한 효과는 색각이상 유권자들에게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COBLIS(Color Blindness Simulator)를 이용하여 다양한 색각이상 유형들의 시야에 보이는 새로운 투표용지를 구현해 본 결과, 색도를 통해 구분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용지들이 다수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선행연구는 시뮬레이션의 결과와 비(非)색각이상 연구자의 해석에 근거하여 잠재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데 그치면서 후속 연구의 필요성을 제언한 바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실제 색각이상자를 대상으로 하는 실험조사를 통해 문제가 되는 투표용지를 직접 확인하고자 한다. 그리고 가능한 한 많은 색각이상자들에게 더욱 효과적으로 구분될 수 있는 투표용지의 색도를 제안하고자 한다.

둘째, 공직선거법 제211조는 “동시선거에 있어서 투표용지는 색도 또는 지질 등을 달리하는 등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선거별로 구분이 되도록 작성ㆍ교부할 수 있다”라고 하여 투표용지 구분 가능성의 확보를 요구한다. 지질보다는 색상을 달리하는 방식이 비용, 관리 등의 측면에서 더욱 효율적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최근 상기 공직선거관리규칙 [별표2의2]의 신설에 의해 색상을 달리하여 이를 구현하고 있고, 해외 사례에 대한 조사 결과 과테말라, 노르웨이, 아르헨티나, 알바니아, 인도네시아, 케냐, 파퓨아뉴기니 등 많은 국가들도 동시선거 시 색이 있는 투표용지를 이용한다. 이는 투표용지 관리의 차원뿐 아니라 문맹자에 대한 배려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행 공직선거관리규칙 [별표2의2]는 표준색명이 아닌 관습적 표현을 사용하여 색명을 규정함으로써, 투표용지를 실제로 제작하는 과정에서 색도를 구현하는 데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별표2의2]는 Table 1과 같이 총 일곱 개의 계통색과 관용색을 혼용하여 색명을 표기하고 있는데, 이 색명은 모두 공공디자인 색채표준가이드(Korean Agency for Technology and Standards, 2009)의 표준색에 포함된 명칭들이다. 국가기술표준원에 따르면, 공공디자인 색채표준가이드는 공공디자인에 사용될 색채 데이터를 분석하여 KS A 0062(색의 3속성에 의한 표시방법)에 규정된 1,519개 색채범위의 KS기호 및 관련 색채정보를 제공하도록 제작되었고, 이를 통해 디자인 산업계 및 제조업계 사업자는 의사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어 색채 활용이 더욱 편리해진다. 그리고 [별표2의2]의 주(註)에는 투표용지 색도가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고시한 산업표준에 준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이를 산업표준인 공공디자인 색채표준가이드가 제시하는 값에 따라 구현해보면, 지방선거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투표용지의 색도(Figure 4)가 나타나지 않고, Figure 1과 같이 과도한 저명도 또는 고채도의 문제가 발생한다. 표준색명으로서가 아니라 관습적 표현으로서의 색명이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별표2의2]가 의도하고자 한 색도가 정확히 무엇인지를 알 수 없게 하며, 투표용지 제작과정에서 오차의 발생을 불가피하게 한다. 이에 본 연구는 구분 가능성이 향상된 대안적 색도를 제안함과 더불어, 한국표준색채정보를 따르는 방식으로 [별표2의2]를 개정하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Figure 1

The Color of Ballot Papers Reproduced According to the Color Standard Guide for Public Design

셋째, 색각이상 유권자에게도 유효하도록 투표용지의 색도를 개선하는 작업은 민주적 정치과정을 실천하는 데 있어 필수적이다. 질병관리청의 최근 통계(Korea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Agency, 2020)에 따르면, 전체 남성 인구의 5.9%와 전체 여성 인구의 0.4%가 색각이상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색각이상 유권자들이 비록 소수일지라도, 정치적 평등과 선거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으로서 비(非)색각이상 유권자들과 가능한 한 동등한 수준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또한 남성 색각이상자가 여성 색각이상자보다 약 15배나 많다는 사실은 현행 투표용지 색도가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경향을 악화시킬 수 있다. 만일 성별이 선거 결과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일 경우, 더욱 그렇다. 따라서 본 연구는 모든 유권자의 동등한 투표권과 선거의 공정성을 실현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민주적 함의를 지닌다.


2. 연구 방법 및 실험 설계

2. 1. 조사 대상의 선정

본 연구는 현행 투표용지의 색도보다 구분 가능성이 실질적으로 향상된 개선안을 제안하기 위해 실험조사를 수행하였다. 실험조사의 대상은 한 개의 실험집단과 한 개의 통제집단이다. 모든 피험자들은 모집 공고를 보고 자원한 사람들 가운데에서 선정하였으며, 실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연구비 집행기준에 적법한 수준으로 소정의 사례금을 지급하였다.

실험집단은 Table 2와 같이 색각이상을 지닌 만 18세 이상의 선거권자 총 10명이다. 이때, 색각이상의 유형과 정도는 지원자의 진술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실험참여 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21개의 시표로 이루어진 한식색각검사표(Han, 2020)를 사용하여 본 연구진 4명이 직접 판정하되, 판정은 전적으로 한식색각검사표에 명시된 진단기준에 준거하였다. 실험집단은 모두 남성이며, 약도의 적색약 1명, 약도의 녹색약 3명, 중증도의 녹색약 1명, 중증도의 적녹색약 1명, 강도의 적녹색약 4명으로 구성되었다. 여성의 색각이상은 천 명 중 4명꼴로 극히 드문 반면, 남성의 색각이상은 천 명 중 60명 정도로 여성보다 15배가량 많다는 점, 그리고 녹색약을 지닌 경우가 전체 색각이상의 25∼45%를 차지하며 가장 많고, 녹색맹, 적색약, 적색맹은 20∼25% 정도인 반면, 완전색맹은 0.005%로 매우 드물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Korea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Agency, 2020), 본 연구자는, 실험집단이 국내 색각이상자를 인구통계학적으로 완벽하게 대표하지는 못할지라도 실험조사를 수행할 수 있을 정도의 대표성은 지닌다고 판단하였다.

Subjects: Experimental Group and Control Group

한편, 통제집단은 색각이상을 전혀 지니지 않은 만 18세 이상의 선거권자 총 15명이다. 우선 이들 모두의 색각이상 여부 또한 실험집단에 대해서와 마찬가지로 지원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않고 한식색각검사표(Han, 2020) 및 진단기준에 준거하여 본 연구진 4명이 직접 확인하였다. 통제집단의 피험자들은 실험집단과의 비교를 위해 색각이상 여부를 제외하고 성별, 연령 등의 속성이 실험집단과 최대한 유사하도록 짝짓기(matching) 방식으로 지원자들 가운데에서 선정하였다. 특히 상술한 바와 같이 색각이상자들의 불균등한 성별 분포로 인해 실험집단의 피험자 10명이 모두 남성으로 구성된 점을 고려하여, 통제집단도 그와 동일한 규모인 10명의 남성으로 구성하였다. 이는 성별이 외생변수(exogenous variable)로서 가질 수 있는 잠재적인 영향력을 통제하여 실험집단과의 비교가능성을 확보하려는 조치이다. 다만, 통제집단 실험에서는 색각이상을 지니지 않은 일반 유권자들의 사회적 합의 가능성을 추가적으로 타진하고 성별에 따른 편향(bias) 여부를 제한적으로나마 확인하기 위해 여성 피험자 5명을 별도의 그룹으로 병행 구성하였다.

그러나 실험집단과 마찬가지로 통제집단의 규모 또한 충분히 크지 않기 때문에, 비(非)색각이상 유권자 전체를 대표한다고 가정할 수 없다. 본 연구의 현실적 제약으로 인해 통제집단의 표본 또한 확률표집을 통해 충분한 규모로 구성하지 못하였다는 점을 밝히고, 이러한 한계 내에서 실험집단과의 비교에 한정하여 결과를 분석하고자 한다.

2. 2. 실험조사의 구성

실험조사는 Figure 2와 같은 절차를 통해 수행되도록 설계되었다.

Figure 2

Experiment Procedure

각 단계의 목적과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1차 실험의 목적은 실험집단을 대상으로 현행 지방선거 투표용지 색도의 구분 가능성 문제를 확인하는 데 있다. 시뮬레이션에 의존했던 선행연구(Lee & Jung, 2018)와 달리, 색각이상자들로 하여금 구체적으로 어떤 투표용지의 색도가 얼마나 구분하기 어려운지를 직접 평가하게 하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당일투표와 사전투표의 상황을 차례로 조성하여 실제 선거에서와 마찬가지로 당일투표용지는 두 번에 걸쳐 교부하고, 사전투표용지는 한꺼번에 교부한다. 그리고 Figure 3과 같이 구조화된 설문에 따라 각각의 상황에서 구분하기 어려운 용지들과 구분하기 어려운 정도(리커트 5점 척도)를 피험자에게 질문한다.

Figure 3

A Part of the Structured Questionnaire

둘째, 2차∼n차 실험은 이전 단계까지의 실험 및 시뮬레이션 결과에 기초하여 도출한 1차∼n-1차 결과물 (design renewal)의 구분 가능성을 검증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본 연구의 결과물이 과연 현행 투표용지의 색도보다 더욱 효과적으로 구분되는지를 색각이상자들이 평가하게 하고, 색도로써 구분하기 어려운 용지들이 여전히 존재하는지를 확인하다. 이를 위해 우선 1차 실험에서와 동일한 실험집단에게 동일한 방식으로 1차∼n-1차 결과물 투표용지를 교부하고 질문하며, 마지막 단계에서는 현행 투표용지와 1차∼n-1차 결과물을 나란히 제시하고 어떤 투표용지의 색도가 구분하기 더 쉬운지를 추가로 묻는다. 이 순환적인 실험 절차를 통하여 색각이상자에게 최적의 결과물을 도출한다.

셋째, 통제집단 실험의 목적은 색각이상자에게 맞추어 도출된 최종 n-1차 결과물(design renewal)이 색각이상을 지니지 않은 유권자들에게도 적절한지를 점검하기 위함이다. 색각이상자들에게 최종 결과물의 구분 가능성이 현행 투표용지보다 크게 나타날지라도, 비(非)색각이상자들에게는 그렇지 않거나 오히려 반대의 반응이 나타난다면, 최종 결과물을 기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통제집단 실험을 통해 주요한 한계가 발견되지 않을 경우에만, n-1차 결과물이 본 연구의 최종 결과물로서 제시된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향후 최종 결과물을 내용으로 하는 개정안에 동의할 의사가 있는지를 물음으로써 색각이상자를 위한 사회적 합의의 가능성을 추가로 타진하고자 한다.

Experiment Design

2. 3. 실험조사의 기간 및 조건

상기 절차에 따라 실제 실험조사는 총 세 차례에 걸쳐 수행되었다. 2020년 10월 중순까지 피험자를 모집하였으며, 이후 2020년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약 2주 동안 1, 2, 3차의 실험을 차례로 수행하였다. 이때, 실험조사의 타당성을 가능한 한 높게 확보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조건에서 실험조사를 수행하였다. 첫째, 실험자(연구자)의 영향력을 통제하기 위해 실험의 모든 절차를 구조화하였다. 실험의 진행 및 질문은 사전에 구조화된 설문의 지시 및 질문 문항을 철저하게 따랐으며, 응답은 피험자가 지켜보는 상황에서 실험자가 설문지에 기재하였다. 단, 피험자의 반응 및 응답에 따라 필요 시 실험자의 프로빙(probing)을 허용하여 심층 면접하였다.

둘째, 피험자들 간의 영향력을 통제하기 위해 피험자들이 상호 대면하지 않도록 실험조사의 시간을 각기 다르게 배치하여 피험자 한 명씩 개별적으로 면접하였다.

셋째, 실험의 자극물로서 제시되는 투표용지가 가능한 한 실제 선거와 유사한 상황에서 평가될 수 있도록 실험의 절차를 구성하였다. 모든 실험은 당일투표와 사전투표의 상황으로 구분하여 진행되었는데, 그 이유는 색도의 구분 가능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투표용지의 교부⋅기표방식이 상이하기 때문이다. 우선 실제 당일투표에서와 동일하게 일곱 장의 투표용지 중 세 장만을 먼저 제시하여 평가하게 하였고, 이후 나머지 네 장을 제시하여 평가하게 하였다. 이어서 사전투표에서와 동일하게 일곱 장의 투표용지를 한꺼번에 제시하여 평가하게 하였다.

넷째, 조명, 기표소 내 상판의 색 등 피험자가 투표용지의 색도를 인식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 요인을 통제하기 위해 실제 선거가 치러지는 환경과 최대한 유사하도록 실험 환경을 조성하였다.

다섯째, 사후 분석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피험자의 사전 동의를 얻어 실험조사의 전 과정을 녹화하여 기록하였다.


3. 1차 실험: 현행 투표용지 색도 평가

3. 1. 1차 실험 수행

1차 실험에서는 실험집단을 대상으로 현행 지방선거 투표용지 색도의 구분 가능성을 평가하였다. 실험에 사용된 투표용지는 본 연구자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요청하여 제공받았는데, 사전투표용지의 경우에는 실제 선거에서와 동일한 방식으로 인쇄된 모형을 제공받은 반면, 당일투표용지의 경우에는 보존된 모형이 존재하지 않아 제7회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를 제작할 때 사용된 색지의 형태로 제공받았다. 중앙선관위로부터 함께 제공받은 RGB 값에 따라 그 색도를 재현하면, Figure 4와 같다.

Figure 4

The 1st Experiment: The Color of the Current Ballot Papers Reproduced According to RGB Values Provided by National Election Commission

실험 과정에서 투표용지를 피험자에게 제시할 때에는 Figure 4에서와 같은 색명 및 연번을 일체 표기하지 않았으며, 뒷면에 연번만을 기재해두고 응답을 기록할 때 참조하였다. 그리고 교부된 투표용지들 가운데에서 “색을 구분하는 것이 어려운 용지들은 무엇인지”를, 그러한 용지가 더 이상 없을 때까지 반복적으로 질문하였고, “그 투표용지들의 색을 구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게 느껴지는지”에 대해, 가장 어려운 정도를 5라고 할 경우 1에서 5 중 어느 정도에 해당하는지를 물었다.

3. 2. 1차 실험 결과

차 실험의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Table 4).

Results of the 1st Experiment: Ballot Papers that are Hard to Distinguish(Degree, The Hardest: 5point)

첫째, 우선 당일투표에서처럼 투표용지를 두 번에 나누어서 교부하였는데, 세 장의 투표용지(1-1, 1-2, 1-3)를 1차 교부한 결과, 6명의 색각이상자는 구분이 어려운 용지가 없다고 말하였지만, 약도의 적색약 1명과 강도의 적녹색약 3명이 1-1(백색)과 1-3(청회색), 또는 1-2(연두색)와 1-3(청회색)의 구분이 어렵다고 응답하였다.

둘째, 이후 네 장의 투표용지(2-1, 2-2, 2-3, 2-4)를 2차 교부한 결과, 2명을 제외한 모든 색각이상자가 구분이 어려운 투표용지가 있다고 말했다. 약도의 적색약 및 녹색약은 공통으로 2-2(계란색)와 2-4(연분홍색)의 구분이 보통 이상으로 어렵다고 답했으며, 강도의 적녹색약 전원은 2-1(하늘색)과 2-2(계란색)의 구분이 매우 어렵다고 응답하였다.

셋째, 사전투표에서처럼 투표용지 일곱 장을 한꺼번에 교부하였는데, 이때에는 중앙선관위가 제공한 사전투표용지 모형을 사용하였다. 그 결과, 모든 색각이상자가 어려움을 호소하였으며, 색각이상의 정도가 심할수록 구분하기 어려운 용지들이 많은 경향이 나타났다. 모든 색각이상자가 공통적으로 구분하기 매우 어렵다고 응답한 것은 2-2(계란색)와 2-3(연미색)이었다. 그다음으로 1-3(청회색)과 2-4(연분홍색)의 구분이 어렵다는 응답이 많았는데, 녹색약을 제외하고 적색약과 거의 모든 적녹색약이 이에 해당한다. 그밖에 1-1(백색)과 2-3(연미색)의 구분을 보통 이상으로 어려워하는 색각이상자도 소수 있었다.

상기 1차 실험의 결과를 종합하면, 현행 지방선거 투표용지의 색도는 모든 유형의 색각이상자들에게 구분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문제는 특히 사전투표의 상황에서 더욱 악화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사전투표에서는 모든 투표용지가 한꺼번에 교부될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프린터를 통해 인쇄됨으로써 당일투표용지보다 색도의 선명도가 다소 저하되기 때문이다.


4. 2차 실험: 1차 결과물 검증

4. 1. 1차 결과물 도출

2차 실험에서는 본 연구의 1차 결과물인 Figure 5의 구분 가능성을, 실험집단을 대상으로 검증하였다.

Figure 5

The 2nd Experiment: The Color of Ballot Papers as the 1st Result

1차 결과물을 이러한 색도로 선정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표준색채정보를 따르는 방식 으로 공직선거관리규칙 [별표 2의2]의 개선안을 제안하기 위해, 색도 선정의 범위를 공공디자인 색채표준가이드(Korean Agency for Technology and Standards, 2009)에 수록된 계통색과 관용색 내로 한정시켰다. 이를 통해 표준색의 이름만으로도 Figure 5에 표기된 색채에 관한 정보를 정확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게 된다. 단, 2차 실험을 수행할 때에는 1차 실험에서와 동일하게 Figure 5에 표기된 색채 정보 일체 및 일련번호를 피험자들에게 보여주지 않았음을 밝힌다.

둘째, 1차 실험 및 반복적인 시뮬레이션 결과에 기초하여, 가능한 한 많은 수의 색각이상자가 현재보다 더욱 쉽고 분명하게 구분할 수 있는 색의 조합을 탐색하였다. 우선 1차 교부 용지들과 2차 교부 용지들을 서로 다른 계열색으로, 그리고 2차 교부 용지들 중 시·도 단위와 구·시·군 단위를 서로 다른 계열색으로 조합하여 선거의 종류별로 색도를 체계화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색각이상자가 명도 차를 민감하게 인식한다는 점, 녹색계열과 적색계열의 구분을 어려워한다는 점 등을 고려하였다. 이에 시·도지사선거 용지(1-1)는 현행과 같이 흰색으로 유지하면서 여타 1차 교부 용지들을 은회색과 노랑계열로 채택하였고, 2차 교부 용지들은 명도 차가 있는 분홍계열과 명도 차가 있는 청색계열로 채택하였다. 한편, 실험 과정에서 빈번하게 문제를 일으킨 연두색과 연미색은 배제하였다.

4. 2. 2차 실험 결과

2차 실험의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Table 5). 첫째, 실제 당일투표에서처럼 투표용지를 두 번에 나누어서 교부했는데, 세 장의 투표용지(1-1, 1-2, 1-3)를 1차 교부한 결과, 6명의 색각이상자는 구분이 어려운 용지가 없다고 말한 반면, 약도의 적색약 1명과 강도의 적녹색약 3명은 1-1(흰색)과 1-3(은회색)의 구분이 다소 어렵다고 응답했다.

Results of the 2nd Experiment: Ballot Papers that are Hard to Distinguish(Degree, The Hardest: 5point)

둘째, 이어서 네 장의 투표용지(2-1, 2-2, 2-3, 2-4)를 2차 교부한 결과, 4명을 제외한 색각이상자들이 구분이 어려운 투표용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때, 부정적인 응답은 2-2(흰파랑)와 2-4(흰청록)의 구분에만 국한되어 나타났는데, 어렵게 느끼는 정도는 색각이상의 유형에 따라 일정하지 않고 1에서부터 4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셋째, 실제 사전투표에서처럼 투표용지 일곱 장을 한꺼번에 교부한 결과, 3명의 색각이상자가 구분이 어려운 투표용지가 없다고 응답했다. 그리고 구분이 어려운 용지는 두 경우에서만 나타났는데, 녹색약 또는 적녹색약을 지닌 6명은 다양한 정도로 1-1(흰색)과 2-1(분홍빛 하양)의 구분이 어렵다고 느꼈고, 적색약 1명은 1-1(흰색)과 2-2(흰파랑)의 구분이 약간 어렵다고 응답했다.

넷째, 마지막으로 “현행 투표용지와 1차 결과물 중 어떤 것이 색을 구분하기가 더 쉽게 느껴지는지”를 물어본 결과, 10명의 피험자 중 약도의 색각이상자 2명만이 현행 투표용지가 구분하기 더 쉽다고 답했고, 8명의 색각이상자는 1차 결과물이 구분하기 더 쉽다고 응답했다.

상기 2차 실험의 결과를 종합하면, 1차 결과물의 구분 가능성이 현행 투표용지보다 상대적으로 크다고 판단된다. 단, 1-1(흰색)과 1-3(은회색), 2-2(흰파랑)와 2-4(흰청록), 1-1(흰색)과 2-1(분홍빛 하양) 등의 구분 가능성은 더욱 향상될 필요가 있다.


5. 3차 실험: 2차 결과물 검증

5. 1. 2차 결과물 도출

3차 실험에서는 2차 결과물의 구분 가능성을 실험집단과 통제집단을 대상으로 검증하였다. 2차 결과물은 앞서의 2차 실험과 반복적인 시뮬레이션 결과를 반영하여 1차 결과물의 취약점을 최대한 보완한 것으로, Figure 6과 같다.

Figure 6

The 3rd Experiment: The Color of Ballot Papers as the Final Result

우선, 흰색과 분홍빛 하양의 명도 차가 너무 미미하여 구분하기 힘들다는 평가가 많았기 때문에, 분홍빛 하양을 흰분홍으로 대체하였다. 그리고 흰파랑과 흰청록의 구분이 어렵다는 평가를 반영하여 흰파랑을 흰초록으로 대체하였다.

그러나 흰색과 은회색은 부정적 평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유지하였다. 무엇보다 전체 투표용지 일곱 장 중 최소 두 장을 무채색으로 채택하지 않을 경우, 색의 조합 자체가 거의 불가능해진다는 점을 고려하였으며, 구분의 어려움이 제한적으로, 그리고 인구통계학적으로 보았을 때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색각이상 유형에서 나타났기 때문이다. 부정적 평가를 한 4명의 피험자 모두 일곱 장의 투표용지를 한꺼번에 교부받은 사전투표의 상황에서는 양자를 구분하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지 않았으며, 그 중 3명은 강도의 적녹색약임에도 불구하고 당일투표 상황에서 느끼는 어려움이 보통 이하라고 응답한 바 있다.

5. 2. 3차 실험 결과

5. 2. 1. 실험집단 대상 실험 결과

실험집단을 대상으로 수행한 3차 실험의 주요 결과를 요약하면 Table 6과 같다. 단, 1, 2차 실험에 참여하였던 10명의 피험자 중 7명이 다시 참여하였으며, 3번, 7번, 9번 피험자는 개인사정으로 인해 연구기간 내 참여가 가능하지 않아 불가피하게 제외되었음을 밝힌다.

Results of the 3rd Experiment: Experimental Group

첫째, 2차 결과물과 현행 투표용지 중 어떤 것이 색을 구분하기가 더 쉽게 느껴지는지를 물어본 결과, 모든 피험자가 2차 결과물이라고 응답하였다.

둘째, 2차 결과물 투표용지 중 색을 구분하는 것이 어려운 용지가 있는지를 물어본 결과, 5명의 피험자는 없다고 답했다. 그리고 약도의 적색약 1명은 2-2(흰청록)와 2-4(흰초록)의 구분이 매우 약한 정도(1)로 어렵게 느껴진다고 말했으며, 강도의 적녹색약 1명은 1-3(은회색)과 2-1(흰분홍)의 구분이 보통 수준(3)으로 어렵게 느껴진다고 답했다.

셋째, 실제 지방선거에서 2차 결과물과 현행 투표용지 중 어떤 것을 사용하여 투표하는 것이 더 좋겠냐고 물어본 결과, 모든 피험자가 2차 결과물이라고 응답하였다.

5. 2 .2. 통제집단 대상 실험 결과

3차 실험에서는 본 연구가 최종적으로 제안하려는 2차 결과물이 색각이상을 지니지 않은 유권자들에게도 유효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통제집단에 대한 실험조사를 동시에 진행했는데, 그 주요 결과를 요약하면 Table 7과 같다.

Results of the 3rd Experiment: Control Group

첫째, 2차 결과물과 현행 투표용지 중 어떤 것이 색을 구분하기가 더 쉽게 느껴지는지를 물어본 결과, 남성 10명 중 1명과 여성 5명 중 1명을 제외한, 총 13명의 피험자가 2차 결과물이라고 응답하였다.

둘째, 실제 지방선거에서 2차 결과물과 현행 투표용지 중 어떤 것을 사용하여 투표하는 것이 더 좋겠냐고 물어본 결과, 총 10명의 피험자가 2차 결과물이라고 응답하여 과반이었으나, 앞의 질문에서 2차 결과물을 선택한 피험자의 수보다는 적었다. 그리고 현행 투표용지를 선택한 이유는 “익숙해서”, “시각적으로 편안해서” 등으로 나타났다.

셋째, 본 연구의 최종 결과물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 개정안에 관해 사회적 합의의 가능성을 추가로 타진하려는 목적에서, 통제집단에게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통해 동의 의향을 조사하였다. “현행 투표용지의 색도는 색각이상자들에게 잘 구분되지 못하는 문제가 있고, 본 실험에서는 2차 결과물이 현행 투표용지보다 더 잘 구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상황을 설명한 후, “만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표용지의 색을 2차 결과물과 같이 변경하려 한다면, 이에 동의할 의향이 있는지”를 물어보았다. 그 결과, 앞의 두 질문에서 현행 투표용지를 선택했던 피험자들을 포함하여 총 15명 모두가 동의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이 질문은, 현행 투표용지의 문제가 공론화될 경우 유권자 일반으로부터 개정안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를 타진하기 위한 것으로, 통제집단 실험의 가장 마지막 단계에서 질의되었다. 따라서 현행 투표용지 색도의 문제에 대한 설명은 긍정 응답을 유도하기 위함이 아니라 본 질의의 목적상 필수적이었으며, 질의 순서상 앞서 이루어진 선호도에 관한 응답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았음을 밝힌다.

끝으로 상기 3차 실험의 결과를 종합하면, 색각이상자의 관점에서 2차 결과물의 구분 가능성이 현행 투표용지보다 훨씬 크다고 판단된다. 비록 2명의 색각이상자는 각기 다른 한 쌍의 투표용지에 대해 구분하기가 다소 어렵다고 진술하였으나, 그 어려움의 정도는 보통 이하였다. 또한 2차 결과물에 대한 선호도는 색각 이상을 전혀 지니지 않은 유권자의 관점에서도 높게 나타났는데, 현행 투표용지 색도의 문제를 인식하게 될 경우, 그 선호도는 더욱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6. 결론

6. 1. 연구 결과 및 개정안 제안

본 연구는 유니버설디자인의 관점에서 현행 지방선거 투표용지 색도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가능한 한 많은 수의 색각이상자가 더욱 쉽고 분명하게 구분할 수 있는 투표용지 색의 조합을 탐색하였다. 이를 위해 일련의 실험조사를 수행하였는데, 이는 첫째, 피험자 확보의 어려움으로 인해 실험집단이 크지 않고, 특히 모든 유형의 색각이상을 충분히 대표하지 못한다는 점, 둘째, 최종 결과물에 대한 3차 실험에서도 색도 구분이 어렵다는 의견이 소수이나마 제기되었다는 점 등에서 한계를 노정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의의를 지닌다. 첫째, 실제 색각이상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조사를 수행함으로써 현행 투표용지의 잠재적 문제를 실증했을 뿐만 아니라 구분 가능성이 향상되었다고 평가될 수 있는 개선안을 도출하였다. 둘째, 통제집단에 대한 실험조사를 통해 다수의 비(非)색각이상자들도 현행 투표용지보다 개선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셋째, 개선안을 선호하지 않는 비색각이상자일지라도, 색각이상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인식하게 될 경우 개선안으로의 변경에 동의할 의향이 강하다는 점을 확인함으로써 사회적 합의의 가능성을 타진하였다. 넷째, 투표용지의 색명을 국가기술표준원의 공공디자인 색채표준가이드에 따라 표기함으로써 유권자, 선거관리위원회, 디자인산업계, 인쇄업계, 프린터 제조⋅유통업계 등 관련 행위자들 간의 의사소통이 정확하고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투표용지 색도의 관리가 더욱 용이해질 수 있다. 이에 최종적으로 본 연구는 상술한 실험조사의 제 결과 및 의의에 근거하여 현행 공직선거관리규칙 [별표 2의2]의 개정안을 Table 8과 같이 제안한다. 그리고 Figure 7에 현행 투표용지와 개선된 투표용지를 비교 제시하였다.

Proposal to Amend The Color of Ballot Papers in Korean Public Official Election

Figure 7

The Current Ballot Papers(Left) and the Final Suggested Papers(Right)

6. 2. 후속 과제

본 연구가 제안하는 개정안이 향후 공직선거관리규칙의 개정에 실제로 반영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측면들에서 후속 과제의 이행이 필요하다. 첫째,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요소가 포함되지는 않았는지 검토해야 한다. 주요하게는, 특정 정당이 표방하는 색상과 유사하지 않은지, 개표 시 기계 또는 사람에 의한 정확한 분류를 어렵게 하지 않는지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둘째, 실제 투표용지의 색도가 개정안이 목표한 대로 구현될 수 있는지를, 당일투표용지 및 사전투표용지의 프로토타입 제작을 통해 점검해야 한다. 제지공장에서 색지를 생산하는 과정, 프린터를 사용하여 사전투표용지를 출력하는 과정 등에서 오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셋째, 오차 발생의 불가피함을 고려할 때, 허용될 수 있는 오차 범위를 설정하거나 색도 관리의 타당한 절차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 집단의 육안측색을 통한 관리, 측색기와 같은 보조 도구를 이용한 관리 등이 대안으로 모색될 수 있다. 향후 이와 같은 후속 과제들을 해결하여, 색각이상 유권자의 투표편의를 증대하고 선거권을 온전히 보장하며, 궁극적으로는 선거의 공정성을 제고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Acknowledgments

This work was supported by the Ministry of Education of the Republic of Korea and the 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 (NRF-2020S1A5B5A16084147). It’s a developed version of a paper presented at the 2021 Spring International Conference, Korean Society of Design Science and was also supported by National Election Commission.

Notes

Citation: Lee, E., Kim, M., Choi, I., & Jung, E. (2022). Improving the Color of Paper Ballots in Nationwide Simultaneous Local Elections: Enhancing the Distinguishability of Color Anomalies and Proposing an Amendment According to the Korean Standard Color Information . Archives of Design Research, 35(2), 245-261.

Copyright :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educational and non-commercial use,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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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ules on the Management of Public Officials Election, Attached Form 2-2.
  • Public Official Election Act.

Figure 1

Figure 1
The Color of Ballot Papers Reproduced According to the Color Standard Guide for Public Design

Figure 2

Figure 2
Experiment Procedure

Figure 3

Figure 3
A Part of the Structured Questionnaire

Figure 4

Figure 4
The 1st Experiment: The Color of the Current Ballot Papers Reproduced According to RGB Values Provided by National Election Commission

Figure 5

Figure 5
The 2nd Experiment: The Color of Ballot Papers as the 1st Result

Figure 6

Figure 6
The 3rd Experiment: The Color of Ballot Papers as the Final Result

Figure 7

Figure 7
The Current Ballot Papers(Left) and the Final Suggested Papers(Right)

Table 1

The Color of Ballot Papers in Korean Public Official Election

Election Name Color Name
*교육의원선거는 제주특별자치도에 한해서 실시된다.
**주: 색도의 기준은 「산업표준화법」 제11조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고시한 산업표준에 준한다.
***출처: 공직선거관리규칙, [별표 2의2] <신설 2018.1.19.>
대 통 령 선 거 흰 색
임기만료에 의한 국회의원선거 지역구국회의원선거 흰 색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 연 두 색
임기만료에 의한 지방자치단체의 의회의원 및 장의 선거, 임기만료에 의한 지방자치단체의 의회의원 및 장의 선거와 동시에 실시하는 다른 법률에 따른 선거 시·도지사선거 흰 색
자치구·시·군의 장선거 계 란 색
비례대표시·도의원선거 하 늘 색
지역구시·도의원선거 연분홍색
비례대표자치구·시·군의원선거 연 미 색
지역구자치구·시·군의원선거 스카이 그레이
교육감선거 연 두 색
교육의원선거* 연 미 색
임기만료에 의한 선거와 동시에 실시하는 보궐선거 등 지역구국회의원선거 스카이 그레이
시·도지사선거 하 늘 색
자치구·시·군의 장선거 계 란 색
지역구시·도의원선거 연분홍색
지역구자치구·시·군의원선거 스카이 그레이
교육감선거 하 늘 색
교육의원선거* 연 미 색

Table 2

Subjects: Experimental Group and Control Group

Group No. Gender Age Type and Degree of Color Anomaly Participation
실험집단 1 20 적색약 약도 1·2·3차
2 19 녹색약 약도 1·2·3차
3 40 녹색약 약도 1·2차
4 20 녹색약 약도 1·2·3차
5 21 녹색약 중증도 1·2·3차
6 24 적녹색약 중증도 1·2·3차
7 38 적녹색약 강도 1·2차
8 26 적녹색약 강도 1·2·3차
9 24 적녹색약 강도 1·2차
10 22 적녹색약 강도 1·2·3차
통제집단 1-10 20-45 해당사항 없음 3차
11-15 25-43 해당사항 없음 3차

Table 3

Experiment Design

Stage Subject Purpose and Content
1차 실험 실험집단 10명 • 목적: 현행 투표용지 색도의 구분 가능성 평가
• 내용: 당일투표 및 사전투표 방식으로 현행 투표용지를 각각 교부하고, 구조화된 질문지 (리커트 5점 척도)를 사용하여 색 구분이 어려운 투표용지들을 발견
2∼n차 실험 실험집단 10명 • 목적: 1차∼n-1차 디자인 결과물 투표용지 색도의 구분 가능성 반복 검증
• 내용: 이전 단계까지의 실험 및 시뮬레이션 결과를 반영하여 구분 가능성 향상이 예상되는 결과물을 도출하고, 1차 실험과 동일한 방식으로 1차∼n-1차 결과물 평가
통제집단 실험 통제집단 15명 • 목적: 비(非)색각이상자를 대상으로 최종 n-1차 결과물 투표용지 색도의 구분 가능성 점검
• 내용: 실험집단을 대상으로 한 n차 실험의 결과가 통제집단에서도 유효한지를 점검하고, 향후 규칙 개정안에 대한 동의 의사를 물음으로써 사회적 합의 가능성 타진

Table 4

Results of the 1st Experiment: Ballot Papers that are Hard to Distinguish(Degree, The Hardest: 5point)

No. Type & Degree of Color Anomaly Voting on the Day Early Voting
1st Distribution 2nd Distribution
1 적색약 약도 1-1, 1-3 (4) 2-2, 2-4 (4) 2-2, 2-3 (5)
1-1, 2-3 (4)
1-3, 2-4 (3.5)
2 녹색약 약도 없음 2-1, 2-2 (4)
2-2, 2-4 (3)
2-2, 2-3 (3)
3 녹색약 약도 없음 2-2, 2-4 (3) 2-2, 2-3 (4)
1-1, 2-2 (2)
4 녹색약 약도 없음 없음 2-2, 2-3 (3)
5 녹색약 중증도 없음 2-1, 2-2 (3) 2-2, 2-3 (2)
6 적녹색약 중증도 없음 없음 2-2, 2-3 (4)
1-3, 2-4 (2)
7 적녹색약 강도 1-2, 1-3 (4) 2-1, 2-2 (5) 2-2, 2-3 (4.5)
1-3, 2-4 (2)
8 적녹색약 강도 1-2, 1-3 (2) 2-1, 2-2 (4) 1-1, 2-3 (5)
1-3, 2-4 (5)
2-2, 2-3 (5)
9 적녹색약 강도 없음 2-1, 2-2 (5) 2-2, 2-3 (5)
10 적녹색약 강도 1-1, 1-3 (2) 2-1, 2-2 (5)
2-2, 2-4 (2)
2-1, 2-4 (2)
1-3, 2-4 (4)
1-1, 2-3 (3)
2-2, 2-3 (3)
2-1, 2-4 (2)
1-1, 1-3 (2)

Table 5

Results of the 2nd Experiment: Ballot Papers that are Hard to Distinguish(Degree, The Hardest: 5point)

No. Type & Degree of Color Anomaly Voting on the Day Early Voting The Easier
1st Distribution 2nd Distribution
1 적색약 약도 1-1, 1-3 (4) 2-2, 2-4 (2) 1-1, 2-2 (2) 현행
2 녹색약 약도 없음 2-2, 2-4 (4) 1-1, 2-1 (3) 1차
3 녹색약 약도 없음 없음 1-1, 2-1 (3) 1차
4 녹색약 약도 없음 2-2, 2-4 (2.5) 없음 현행
5 녹색약 중증도 없음 2-2, 2-4 (1) 없음 1차
6 적녹색약 중증도 없음 없음 1-1, 2-1 (1) 1차
7 적녹색약 강도 없음 없음 없음 1차
8 적녹색약 강도 1-1, 1-3 (3) 2-2, 2-4 (2) 1-1, 2-1 (4) 1차
9 적녹색약 강도 1-1, 1-3 (2) 없음 1-1, 2-1 (4) 1차
10 적녹색약 강도 1-1, 1-3 (2) 2-2, 2-4 (2.5) 1-1, 2-1 (4) 1차

Table 6

Results of the 3rd Experiment: Experimental Group

No. Type & Degree of Color Anomaly The Easier Hard to Distinguish (Degree, The Hardest: 5) Preference
1 적색약 약도 2차 2-2, 2-4 (1) 2차
2 녹색약 약도 2차 없음 2차
4 녹색약 약도 2차 없음 2차
5 녹색약 중증도 2차 없음 2차
6 적녹색약 중증도 2차 없음 2차
8 적녹색약 강도 2차 1-3, 2-1 (3) 2차
10 적녹색약 강도 2차 없음 2차

Table 7

Results of the 3rd Experiment: Control Group

No. Gender Color Anomaly The Easier Preference Amendment
1 없음 2차 결과물 2차 결과물 동의 의향 있음
2 없음 2차 결과물 현행 투표용지 동의 의향 있음
3 없음 2차 결과물 현행 투표용지 동의 의향 있음
4 없음 현행 투표용지 현행 투표용지 동의 의향 있음
5 없음 2차 결과물 2차 결과물 동의 의향 있음
6 없음 2차 결과물 2차 결과물 동의 의향 있음
7 없음 2차 결과물 2차 결과물 동의 의향 있음
8 없음 2차 결과물 2차 결과물 동의 의향 있음
9 없음 2차 결과물 현행 투표용지 동의 의향 있음
10 없음 2차 결과물 2차 결과물 동의 의향 있음
11 없음 2차 결과물 2차 결과물 동의 의향 있음
12 없음 2차 결과물 2차 결과물 동의 의향 있음
13 없음 2차 결과물 2차 결과물 동의 의향 있음
14 없음 현행 투표용지 현행 투표용지 동의 의향 있음
15 없음 2차 결과물 2차 결과물 동의 의향 있음

Table 8

Proposal to Amend The Color of Ballot Papers in Korean Public Official Election

Election Name Color Name
*교육의원선거는 제주특별자치도에 한해서 실시된다.
**주: 색도의 기준은 국가기술표준원의 공공디자인 색채표준가이드를 따른다.
대 통 령 선 거 흰 색
임기만료에 의한 국회의원선거 지역구국회의원선거 흰 색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 흰 노 랑
임기만료에 의한 지방자치단체의 의회의원 및 장의 선거, 임기만료에 의한 지방자치단체의 의회의원 및 장의 선거와 동시에 실시하는 다른 법률에 따른 선거 시·도지사선거 흰 색
자치구·시·군의 장선거 흰 노 랑
비례대표시·도의원선거 연한노랑분홍
지역구시·도의원선거 흰 분 홍
비례대표자치구·시·군의원선거 흰 초 록
지역구자치구·시·군의원선거 흰 청 록
교육감선거 은 회 색
교육의원선거* 흰 초 록
임기만료에 의한 선거와 동시에 실시하는 보궐선거 등 지역구국회의원선거 흰 청 록
시·도지사선거 연한노랑분홍
자치구·시·군의 장선거 흰 노 랑
지역구시·도의원선거 흰 분 홍
지역구자치구·시·군의원선거 흰 청 록
교육감선거 연한노랑분홍
교육의원선거* 흰 초 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