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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랙션 내러티브 속성의 미적 효과
Aesthetic Influence of Attributes of Interaction Narrative
  • Taeil Lee : School of Art & Design, Korea University, Seoul, Korea
  • 이 태일 : 고려대학교 디자인조형학부, 서울, 대한민국

연구배경 인터랙션은 서사가 가지는 이야기적 요소와 특성을 가질 수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인터랙션 내러티브의 속성 중 3개 속성 -핵이벤트, 순차성, 자극 이벤트-이 인터랙션의 미적 경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실험적인 방법을 통해 규명하고자 한다.

연구방법 이를 위해 3개의 내러티브 요소들을 의도적으로 적용한 디자인 결과물과 그렇지 않은 디자인 결과물을 미적 평가하여 비교하는 방법을 통해 실험을 실시하였다. UI/UX 디자인을 전공한 4학년 학생 3명(K, L, J)에게 “음악 앱에서 새로운 재생목록 만들기” 플로우를 각기 다른 조건을 주어 4회에 걸쳐 디자인하도록 하고, 결과물은 UI/UX 디자인 전문가 10인(교수 9인, 디자이너 1인)에게 평가하도록 하였다.

연구결과 조건 없는 결과물과 비교하였을 때, 순서를 바꾸도록 한 것과 자극이벤트를 배치하도록 한 것이 각각 낮아지고 높아지는 방향으로 유의미한 변화를 보였고, 핵이벤트를 유지하도록 한 것은 유의미한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순서를 바꾸도록 하였을 때 특별함, 독창성에서 악화되었고. 자극이벤트를 배치하도록 했을 때 창의성, 특별함, 독창성에서 향상되었다. 순차성에서 미적 퇴행의 원인은 친숙성의 괴리와 관련 있는 것으로 해석되며, 핵이벤트는 디자인 과정에서 플로우를 명확히 인식하게 하는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자극이벤트는 창의성, 독창성 측면에서 비시각적 미학에 중대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결론 본 연구를 통해, 인터랙션 내러티브 디자인에 있어서 기능 추가에서 자극 이벤트의 추가라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 친숙성을 도외시한 채 내러티브 속성의 단순한 변주만으로는 미적 퇴행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 핵이벤트의 이해와 같은 미적 안정성 확보가 중요하다는 점 등을 알 수 있었다.

Abstract, Translated

Background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investigate the effect of the three attributes of interaction narrative (i.e., nucleus event, sequentiality, and provocative event) on the aesthetic experience of interaction.

Methods The study set up experiments to compare the aesthetic evaluation of design results with and without the three narrative attributes. The study invited three undergraduate seniors majoring in UI/UX design to design "Create a new playlist in music app" flow with each condition. The results were evaluated by ten UI/UX design experts with five criterion of creative design: fascinating design, use of special effects, original design, and sophisticated design of non-visual expressive aesthetics.

Results The results of changing order and adding provocative events showed significant changes that are worse and better when maintaining the nucleus events have no meaningful change. Changing the order got worse in speciality and originality when adding provocative events was improved in creativity, speciality and originality. The cause of aesthetic degeneration in sequentiality is interpreted as related to the divergence of familiarity. Nucleus events had effects more on recognizing the flow more thoroughly for helping the development. Provocative events played a crucial role in non-visual aesthetics in terms of creativity and originality.

Conclusions First, the study suggests the necessity to change the viewpoint regarding “functions” as “events” for aesthetic narrative design. Second, the simple variation can cause a degenerative change by ignoring the familiarity. Third, it is important to secure the aesthetic stability by recognizing and properly applying the events.

Keywords:
Interaction Design, Interaction Aesthetics, Interaction Narrative, Interaction Flow, 인터랙션 디자인, 인터랙션 미학, 인터랙션 내러티브, 인터랙션 플로우.
pISSN: 1226-8046
eISSN: 2288-2987
Publisher: 한국디자인학회Publisher: Korean Society of Design Science
Received: 14 Feb, 2019
Revised: 08 Mar, 2019
Accepted: 14 Mar, 2019
Printed: 31, May, 2019
Volume: 32 Issue: 2
Page: 91 ~ 101
DOI: https://doi.org/10.15187/adr.2019.05.32.2.91
Corresponding Author: Taeil Lee (mimicry@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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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ding Information ▼
Citation: Lee, T. (2019). Aesthetic Influence of Attributes of Interaction Narrative. Archives of Design Research, 32(2), 91-101.

Copyright :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educational and non-commercial use,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인터랙션이 내러티브인가, 즉 인터랙션이 서사(敍事)가 가지는 이야기적 요소를 내포하고 그와 유사한 특성을 보이는가는 인터랙션 플로우를 해체적으로 해석하여 대체로 규명할 수 있다.(이태일, 2018) 인터랙션이 가지는 시간적이고 단계적인 특성이 이야기적 요소를 가지게 되는 질적 원천이며, 따라서 시간적 의미에서 인터랙션의 단계들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라는 형식적인 접근을 내러티브의 미적 구성을 위한 전략에서 원용할 수 있다는 유추가 가능하다.

인터랙션 디자인의 미학적 접근은 여러 갈래다. 시각적-비시각적 스펙트럼에서 인터랙션 내러티브의 디자인은 비시각적인 극단 주변에 위치한다. 인터랙션 내러티브 디자인의 비시각적인 미학은 소설이나 시를 읽으며 얻는 미학적 경험에 비유할 수 있다. 소설이나 시와 같은 서사 매체들은 시각적으로 문자를 통해 전달되지만 그 아름다움을 문자의 아름다움을 통해 느끼는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인터랙션은 시각 요소(와 여타 감각 요소)를 통해 미학을 전달할 뿐 아니라 내러티브적 요소를 통해 비시각적 아름다움을 전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서사의 미적 특성 중 인터랙션 내러티브의 특성과 유사하거나 치환될 수 있는 요소들은 어떤 것이 있는가. 개연성, 핍진성, 일관성, 전체성, 서스펜스/서프라이즈, 전체성 등 서사를 미적으로 구성하는 특성들을 인터랙션 내러티브의 특성에 빗대어 관계를 추론해 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위에 나열된 특성들과 함께 주요한 내러티브의 특성 3개의 속성에 주목하였다. 특별히 어떤 특성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보다 구성요소로서의 측면이 강한 특성들을 우선 탐색하고자 하였다.

그 첫 번째는 핵 이벤트(nucleus event)이다. 일련의 사건으로서 서사는 핵심적인 사건-핵(nuclei), 중핵(kernels), 구성적 사건-과 보조적인 사건-촉매(catalyzer), 위성(satellites), 보충적 사건-으로 이루어진다(애벗, 2008). 중핵은 “서사적 논리를 파괴하지 않고서는 제거될 수 없”는 사건이며, 위성은 “제거될 경우 미학적으로 빈약해질지라도 플롯의 논리를 혼란시키지는 않”는 사건을 말한다.(채트먼, 2003) 인터랙션 내러티브의 맥락에서 보자면, 인터랙션 플로우에도 제거할 수 없는 핵심적인 단계가 존재한다. 플로우 디자인 과정에는 미학적 목적에 의해 보조적인 단계를 추가하거나 순서를 바꾸는 등이 필요하나 기능적인 완성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단계도 존재한다. 이를 핵이벤트라 할 수 있고 수직(2012)의 원형(archetypes)과 유사한 의미를 가진다.

두 번째 특성은 순차성이다. 서사의 순차적 특성, 즉 사건을 어떤 순서로 배치하는가는 미적인 독창성과 강도를 결정짓는 요소이다. 인터랙션 내러티브 또한 이러한 순차적 특성을 가지며, 기술적으로 인터랙션 단계의 순서를 뒤틀어 독특한 미감과 “리듬”(발, 1999)을 전달할 수 있다. 순차적 특성과 함께 지속 시간과 빈도가 동반하여 미감을 완성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셋째, 자극 이벤트(provocative event)이다. 자극적 사건은 여러 문헌에서 중요하게 언급되는 서사 작법의 요소이다. 미적 서사의 속성임과 동시에 어떻게 미적인 서사를 작성할 수 있는가의 기술적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자극적 사건은 “우연 혹은 의도”에 의한 것이지만 서사의 개연성, 인과성, 신빙성에 결부된다.(맥키, 2002) 자극적 사건은 결국 서사에서 “서스펜스/서프라이즈”(애벗, 2008)의 미감을 자극하는 중요한 방편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인터랙션 내러티브의 구성에서 자극적 사건은 지시하는 방법이 다를 뿐 사실상 디자인 과정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요소이기도 하다. 인터랙션 플로우의 미적 풍부함을 위해 인터랙션의 기능에 부가적인 이벤트를 첨가하거나 혹은 핵심 기능을 변형하여 표현하여 달성될 수 있다.

본 연구는 인터랙션 내러티브의 속성 중 위 3개의 속성이 인터랙션의 미적 경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인터랙션 내러티브를 디자인하는 과정을 수집하고 수집된 결과를 일군의 전문가에게 평가하도록 하는 실험적인 방법을 적용한다. 평가 결과에 대한 해석 뿐 아니라 디자인 과정과 디자이너의 특성을 정성적으로 파악하여 인터랙션 내러티브 디자인의 과정에서 미적 경험 상승을 위하여 어떻게 활용될 수 있으며 어떤 디자인 전략을 필요로 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2. 실험
2. 1. 실험

위에 제시된 3개의 내러티브 요소들을 의도적으로 적용한 디자인 결과물과 그렇지 않은 디자인 결과물을 미적 평가하여 비교하는 방법을 통해 그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실험을 실시하였다.

UI/UX 디자인을 전공한 4학년 학생 3명(K, L, J)에게 “음악 앱에서 새로운 재생목록 만들기” 플로우를 각기 다른 조건을 주어 4회에 걸쳐 디자인하도록 하였다.(S1~S4)[Table 1] 디자인은 포스트잇에 플로우의 각 단계를 간략히 제시하고 사각형의 모바일 화면 포맷이 그려진 용지를 주어 제시된 단계에 해당하는 UI 화면을 스케치하도록 하였다. 이는 일반적으로 UI 스케치 과정과 다르지 않고 참여자들에게 익숙한 방법이라 판단하였다. 각 세션은 상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1주일 간격으로 실시하였으며 마지막 세션이 끝난 후 디자인 과정 전체에 대한 간략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세션의 산출물의 예는 Figure 1과 같다.

Table 1
Conditions and target attributes for each session

차수 부여 조건 목표 요소
S1 주어진 조건 없음
S2 S1에서 작성한 플로우 단계의 순서를 1개 이상 고의로 바꾸어 다시 디자인하시오 순차성
S3 [추가할 곡 검색, 곡 선택, 새로운 재생목록 만들기] 의 3개 단계를 반드시 포함하여 디자인하시오 핵이벤트
S4 플로우가 [인상적이거나, 흥미롭거나, 개성적인] 플로우가 되도록 할 수 있는 단계를 1개 이상
포함하여 디자인하시오
자극이벤트


Figure 1 Output examples from sessions
2. 2. 평가

4회에 걸쳐 수집된 플로우 디자인 결과물들은 UI/UX 디자인 전문가 10인(교수 9인, 디자이너 1인)에게 평가하도록 하였다. 내러티브 요소의 비시각적 미학 효과 파악이라는 목적에 부합하도록 아래 사항을 고려하여 진행하였다.

첫째는 평가의 틀이다. 핵심은 인터랙션 내러티브의 비시각적인 미학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 것인가이다. 평가 기준은 라비와 트랙틴스키 (2004)의 연구 결과를 차용하였다. 이들은 HCI의 미적 평가 기준을 만들었는데 전통미학(Classic aesthetics), 표현미학(Expressive aesthetics), 사용성(Usability), 쾌락(Pleasurable interaction), 서비스의 질(Service quality)의 범주로 나누고, 이 중 표현미학의 하위 기준인 창의성(creative design), 매력(fascinating design), 특별함(use of special effects), 독창성(original design), 세밀함(sophisticated design)이 본 연구의 목표와 상응한다고 판단하였다. 위 5개 항목을 7점 척도 SD로 평가하게 하고(Q1~Q5) 추가적으로 각 산출물에 100점 만점의 점수를 주도록 하였다.(Q6)

다만, 참여자들의 스케치가 짧은 시간에 작성된 러프 스케치이기 때문에 전문가들이라 할지라도 플로우를 정확히 이해하고 평가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여, Figure 2와 같이 각각의 스케치 된 플로우를 정리된 와이어프레임으로 다시 그리고 각 단계를 연속적으로 보여주는 영상으로 제작하였다. 이때, 플로우 자체의 특성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각적인 효과를 없애고 와이어프레임으로 그려진 UI 요소들은 장식적인 요소와 색상을 배제한 동일한 템플릿을 사용하였다.


Figure 2 Wireframe samples for the evaluation session

마지막 설문에는 가장 높게 평가한 디자인과 낮게 평가한 디자인을 고르도록 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도록 하였다. 이는 정량 평가와 별개로 우수하다고 평가된 디자인을 찾아냄과 동시에, 평가자들이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어 평가했는지를 간접적으로 알아보기 위함이다.

3. 결과

결과를 종합하자면, 별다른 지시 없이 플로우를 구성한(S1) 결과물과 비교하였을 때 미적 평가에 있어서 유의미한 변화를 보인 것은 순서를 바꾸도록 한 것(S2)과 자극이벤트를 배치하도록 한 것(S4)이었으며 핵이벤트를 유지하도록 한 것(S3)은 유의미한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순서를 바꾸도록 한 것은 미적 평가가 낮아지는 방향으로, 자극이벤트를 배치하도록 한 것은 미적 평가가 높아지는 방향으로 영향을 주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순서를 바꾸도록 하였을 때 미적 평가는 낮아졌고(4.3->3.7, p=0.004), 이는 점수로 평가했을 때(Q6)도 동일하였다.(71.3->64,3, p=0.004) 참여자 중에서 L(4.5->3.5, p=0.03)과 J(4.5->3.6, p=0.03)가 유의미하게 낮은 평가 결과를 보였으나 K는 유의미한 변화가 보이지 않았다. 반면, 자극이벤트를 배치하도록 했을 때 미적 평가는 높아졌고(4.3->4.7, p=0.025), 평가 점수(Q6)도 유의미하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71.3->73.4, p=0.038) 참여자별로는 K(3.9->4.8, p=0.012)와 J(4.5->5.5, p=0.01)는 미적 평가 향상이 두드러진 반면, L(4.5->3.6, p.0.003)은 오히려 미적 평가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 항목별로 보자면, 순서를 바꾸도록 하였을 때 참여자 L, J가 특별함(Q3), 독창성(Q4)에서 유의미하게 악화되었고(L: Q3-5.0->3.4, p=0.012, Q4-4.8->3.5, p=0.025 / J: Q3-4.4->3.7, p=0.03, Q4-4.5->3.6, p=0.005), 특히 J는 그 외의 모든 항목에서 유의미하게 악화되는 경향을 보여주었다.(Q1-4.4->3.7, p=0.044, Q2-4.5->3.7, p=0.034, Q5-4.9->3.8, p=0.012) 반면, 자극이벤트를 배치하도록 했을 때 K, J가 창의성(Q1), 특별함(Q2), 독창성(Q4)에서 유의미하게 향상된 결과를 나타냈다.(K: Q1-3.8->4.9, p=0.024, Q3-3.9->5.3, p=0.002, Q4-3.8->5.0, p=0.009 / J: Q1-4.4->5.9, p=0.0004, Q3-4.4->5.9, p=0.002, Q4-4.5->5.7, p=0.009) 반면, L은 매력(Q2)을 제외한 모든 항목에서 유의미하게 평가가 낮아지는 의외의 현상을 나타내었다.

Table 2
Session averages and t-test results

S1 S2 S3 S4
K1 L1 J1 K2 L2 J2 K3 L3 J3 K4 L4 J4
Q1 3.8 4.6 4.4 3.9 3.8 3.7 3.6 4.8 4.7 4.9 3.5 5.9
Q2 3.9 3.9 4.5 3.9 3.2 3.7 3.7 4.2 4.6 4.5 3.7 4.8
Q3 3.9 5.0 4.4 4.2 3.4 3.7 3.3 5.0 4.8 5.3 3.9 5.9
Q4 3.8 4.8 4.5 4.0 3.5 3.6 3.3 4.7 4.4 5.0 3.6 5.7
Q5 4.0 4.3 4.9 4.3 3.4 3.8 3.3 4.1 4.4 4.5 3.5 5.1
Q1~Q5 평균 3.9 4.5 4.5 4.1 3.5 3.7 3.4 4.6 4.6 4.8 3.6 5.5.
p-value 0.227 0.030 0.012 0.087 0.429 0.459 0.012 0.003 0.010
세션 평균 4.3 3.7 4.2 4.7
p-value 0.004 0.221 0.025
Q6 67.2 70.8 75.8 67.9 60.0 65.0 63.7 70.9 74.8 76.0 65.0 79.1
p-value 0.409 0.044 0.014 0.155 0.485 0.384 0.084 0.065 0.113
세션 평균 71.3 64.3 69.8 73.4
p-value 0.005 0.122 0.038
(* : p<0.05)

가장 높게 평가한 디자인에는 J4가 과반수(6회)에 의해 선택되었고, 그 외에는 복수로 선택된 것은 없었다. 이는 정량평가의 결과와도 상응한다. (SD 5.48, 점수 79.1) 그 이유로는 “독창성과 매력도”, “신선함”, “감성적 접근” 등의 점에서 우수하다고 판단하거나, “기능이 좋”거나, “기능이 유용하”거나, “주목성과 접근성” 등의 점에서 우수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가장 낮게 평가한 디자인에는 과반수에 의해 선택된 것은 없었으나 L4(3회), L2(2회)가 복수로 선택된 것이었다. 정량평가에서는 L2가 평균최저점(SD 3.46, 점수 60) 전반적으로 “어포던스가 떨어진다”거나, “독창성이 부족”하거나, “섬세하지 못하”거나, “특별한 장단점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평가되었다.

4. 분석
4. 1. 순차성

1차 실험은 인터랙션 플로우의 순서를 변화시킴으로써 미학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인가를 살펴보기 위한 것이었다. 실험 결과 순차 변화가 미적인 효과를 오히려 떨어뜨린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자 중 특히 L과 J가 유의미하고 중대한 차이를 나타냈는데 이는 SD 패턴에서도 극명하게 나타난다.[Figure 3]


Figure 3 SD patterns of the session averages

L의 경우, 1차에 첨가하였던 검색필터링 단계를 2차에서 제거하면서 ‘특별함’과 ‘독창성’에서 심대하게 악화되는 경향을 보였고, J의 경우는 모든 항목에 걸쳐 유의미하게 악화되는 경향을 보였는데, 순차를 뒤집기 위해 탑메뉴에 “재생목록 추가” 팝업을 추가함으로써 플로우의 특이성이 상쇄된 반면 플로우의 후반부가 중복, 혼란되어 미적인 안정성을 잃어버린 것으로 판단된다.[Figure 4]


Figure 4 Cases of "changing orders" : L1-filtering step(left), J2-popup for adding items(right)

유추하자면, 미적 퇴행의 원인은 친숙성의 문제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가장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인터랙션 내러티브는 친숙성에 기반을 둔 미적 경험을 제공하는데, 이에 반하는 친숙하지 않은 플로우를 적용하거나 실험할 때에는 그 특별함과 독창성의 질이 반드시 ‘다름’에서 추동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그 ‘다름’으로 인해 미적 경험이 역으로 악화되는 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한, 실험의 설계 자체가 참여자가 본인에게 친숙한-혹은, 사용자에게 친숙한- 플로우를 구성하고 이를 의도적으로 흐트러뜨리는 방식을 강제함으로서 참여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플로우를 구성하면서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과정적 문제, 즉 플로우 구성에 있어서 중복과 혼란을 유발하는 문제를 야기한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인터랙션 내러티브의 순차성이 미적으로 극적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지 검증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다른 방식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4. 2. 핵 이벤트

핵이벤트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은 인터랙션 내러티브의 미적 경험에 추가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참여자 K, L, J 모두 결과물에서 미적 평가가 극적으로 나아지지도 나빠지지도 않았다.

그 이유는 사후 인터뷰에서 드러나는데, K와 L은 제시된 핵이벤트들(곡 찾기, 곡 선택하기, 만들기 등)은 “필수적인 태스크가 생각과 비숫해서(K)” 특별히 다른 고려를 필요로 하지 않았고, 오히려 “큰 플로우 안에서 기존에 만들었던 플로우를 정리하는 느낌(L)”으로 접근했다고 하였다. 핵사건을 추출하여 정의하거나 규정하는 행위가 인터랙션 내러티브를 미적으로 향상시키는 것보다는 플로우를 명확히 인식하여 디자인 과정을 진행할 수 있도록 조력했다고 할 수 있다.

다른 주목할 점은 3차 실험에서 K, L, J 모두 1차 실험에서와 유사한 플로우를 적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1차와 3차의 평가 결과가 유사하게 나오게 된 원인이기도 하지만, 디자이너 개인에게 친숙한 플로우 구성을 고수함으로써 더 자연스럽게 미적 안정성을 추구할 수 있었다는 유추도 가능하다. 이는 앞서 순차성 실험에서 언급한 친숙성 효과를 반증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4. 3. 자극 이벤트

자극이벤트는 인터랙션 내러티브에 자극적인 사건을 개입시킴으로 해서 플로우의 흥미를 높이고 몰입시키도록 하여 미적 경험을 극대화하는 장치이자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이 실험에서도 자극이벤트를 배치하도록 하였을 때 미적 평가가 높은 경향을 보였다. K, J의 결과물은 전체 실험 결과물 중 SD 평가와 점수 평가 모두에서 가장 높게 평가되었다. SD 패턴 또한 극적으로 향상됨을 보여준다.[Figure 3] 특히 창의성, 특별함, 독창성 측면에서 유의미하게 향상되었다고 평가되었는데, 이런 특성들은 인터랙션 내러티브가 얼마나 차별적인가 혹은 얼마나 새로운가에 관련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단계들은 핵이벤트가 아닌 보조이벤트로 플로우에 추가되어 플로우에 활기를 넣거나 신선하게 만드는 역할을 함으로써 미적 경험을 극대화한다고 말할 수 있다.

K는 자극이벤트로 “TV음악 찾기” 단계를 삽입하여 TV에서 방송된 음악을 나열하여 제공하도록 한다거나, J는 기분에 따른 곡 제안 단계나 “함께 만드는 플레이리스트” 단계를 추가하는 등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Figure 5] 이러한 차별화된 단계의 배치가 같은 플레이리스트 작성 작업에 경험적 미적 효과를 배가한 것으로 판단된다. 보조 이벤트로서 플로우의 미적 리듬을 발생시키는 이러한 이벤트의 추가가 미적인 인터랙션 내러티브를 디자인함에 있어서 중대한 역할을 한다는 반증이다.


Figure 5 Cases of "provocative events": K4-finding TV sound tracks(left), J4-recommendation(center) and build-together(right)

반면, L의 경우는 특이하게 오히려 4차에서 악화되는 경향을 보였는데, L의 사후인터뷰에서 언급한 1차가 “군더더기가 많”았고 “더 간결해”지도록 유도한 것이 역효과를 본 것으로 보인다. 1차의 필터 단계의 롤업 대신 추천 단계를 팝업 형태로 추가하였는데 단계는 간결하나 오히려 특별함을 감퇴시키는 효과가 나타났다. 이는 앞의 분석에 대한 역의 사례라 할 수 있는데, 자극이벤트의 삽입이 극적인 미적효과를 보기 위해서 간결함을 유지하되 어떻게 드러내야 하는지 강구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5. 결론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발견한 주요 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독창적이고 특별한 자극 이벤트를 인터랙션 내러티브에 추가하는 전략은 사용자에게 더 풍부한 미적 경험을 줄 수 있다. 자극 이벤트는 인터랙션을 수행하기 위한 기본적인 플로우에 가미된 보조적인 이벤트 단계인데, 이를 단순한 기능 추가의 관점에서 인터랙션 내러티브를 풍부하게 하는 자극제를 첨가한다는 관점으로의 전환이 부각되는 지점이다. 다시 말해, 자극 이벤트를 통해 사용자는 추가적인 기능 수행을 가능하게 한다기보다는, 같은 인터랙션 내러티브를 더 풍부하게 경험할 수 있다는 관점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둘째, 인터랙션 내러티브 속성의 단순한 변주만으로는 미적 경험을 풍부하게 할 수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인터랙션 내러티브는 각 세부 단계들의 순차성을 기반으로 구성되지만, 단순히 그 순서를 바꾸는 것만으로는 미적 상승효과를 볼 수는 없으며, 오히려 역효과를 야기할 위험도 상존한다. 순서를 바꾸는 뚜렷한 미적 목표, 다양한 시도와 검토에 기반을 둔 미적 확신 등이 전제된 후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아가, 이를 위한 디자인 테크닉과 프로세스의 개발은 향후 고려할 만한 연구 주제이다.

셋째, 미적 경험을 상승시키기 위해서는 인터랙션 내러티브의 미적 안정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이는 미적 경험에 친근성이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낯설게 함으로써 미적 경험이 자극될 수 있으나 단순히 낯설다고 해서 그것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사용성과 미학의 상호 연관성을 이해한다면, 낯설음은 사용성을 떨어뜨리고 그로 인해 미적 가치도 떨어뜨릴 수 있는 가능성도 동시에 내포한다. 따라서 미적인 인터랙션 내러티브를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이벤트들에 대한 적확한 정의, 구성, 배열 등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넷째, 한편, 표현적인 인터랙션 내러티브 디자인의 특질 중 창의성, 특별함, 독창성 등은 미적 경험에 극적인 영향을 주는 반면, 매력과 섬세함은 그렇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섬세함의 측면을 보자면, 많은 단계들을 포함하면서도 비교적 매끄럽게 플로우를 전개시킨 것이 단계가 짧거나 불합리하고 모순적인 단계가 발견된 것보다 섬세함에서 미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섬세함을 통한 극적인 효과를 위해서는 목표 플로우에 대한 충분하고 높은 레벨의 이해를 필요로 하고, 더 정밀한 디자인을 위한 물리적 시간과 노력이 제공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매력은 자극이벤트에 의해 향상되는 양상을 보였지만 극적이지는 않았는데, 인터랙션 내러티브의 비감각적 특성이 감각적인 자극이 달성할 수 있는 매력의 효과보다는 강도에 있어서 작았다고 유추할 수 있다. 독특한 단계를 삽입하는 방법으로 매력을 상승시킬 수는 있으나 그 강도가 다르다는 점을 참조하여 인터랙션 내러티브의 극적 향상을 위한 인터랙션 내러티브 디자인 요소에 대한 규명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평가자의 코멘트에서도 언급되었는데, 자극이벤트의 배치가 내러티브적 변용인가 신기능의 추가인가의 관점에 관한 것이다. 결국 신기능을 고안하여 추가하는 것이 긍정적으로 반영될 수밖에 없는데, 이것이 과연 인터랙션 내러티브를 디자인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수반될 수 있으며, 인터랙션의 디자인을 미적으로 평가함에 있어서도 결국은 기능적 평가가 관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관점은 사용성이 미적 경험과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연구들(오버비크 등, 2002, 안젤리 등, 2006)에서 논의된 바와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다만, 인터랙션 내러티브에서 플로우를 “사건”의 집적체로서의 내러티브로 보았을 때 그러한 “사건”은 결국 “기능”일 수밖에 없다는 당위성에서 “기능”을 “사건”의 개념으로 이해하는 관점의 전환으로 설명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두에, 미적인 인터랙션 내러티브를 창출하는 것은 소설가가 소설을 창작하는 것과 같이 이야기를 어떻게 엮는가에 비유할 수 있다고 하였다. 본 연구는 소설의 창작 과정과 마찬가지로 미적인 인터랙션 내러티브 창조 과정의 특성과 전략에는 다양한 속성, 방식, 접근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 인터랙션 내러티브의 순차성, 핵 이벤트, 자극 이벤트를 중심으로 미적 효과에 미치는 영향을 탐색하였다. 그러나 위와 같은 발견점에도 불구하고, 실험적 방법이 가지는 제한점-짧은 시간과 단편적 기능 위주 등-과 미적인 전체성 측면의 한계는 뒤이은 연속적인 연구에서 여전히 극복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Acknowledgments

This work was supported by the Ministry of Education of the Republic of Korea and the 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 (NRF-2017S1A5A2A01024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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