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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패션에 제기된 문화적 전유
Cultural Appropriation in Contemporary Fashion
  • Selee Lee : Fashion Design, Ewha Womans University, Seoul, Korea
  • 이 세리 : 이화여자대학교 패션디자인전공, 서울, 대한민국

연구배경 문화적 틈새시장과 지역적 자산의 가치 발견으로 세계가 다원화되는 가운데, 최근 문화적 전유의 문제가 크게 부각되고 있다. 지역문화를 영감으로 발굴하고 다양하게 활용해왔던 패션산업은 문화적 전유와 관련한 논쟁이 특히 빈번한 분야이다. 이에 본 연구는 현대패션에 제기된 문화적 전유의 구체적인 사례들을 정리함으로써 패션디자인의 관점에서 문화적 전유에 대한 비판적 쟁점의 핵심을 규명하는 데에 목적을 두었다.

연구방법 문화적 전유에 대한 문화이론 학자들의 입장 및 현재적 관점에서의 논의 현황 등을 살펴봄으로써 연구사례 분석의 기반을 마련하였다. 그리고 패션전문저널 및 시사지, 경제지를 대상으로 2001년부터 패션 관련의 문화적 전유로 인한 논란이 기사화된 경우를 수집하였다. 실제 패션분야에서의 논쟁 사례들을 탐색하고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논란이 일어났는지를 파악하였으며 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선행연구들을 기반으로 이에 대한 비판적 쟁점들을 도출하고 정리하였다.

연구결과 패션컬렉션의 디자인 관련으로 제기된 문화적 전유의 대표적 논란은 타 지역 공동체의 종교 및 신성의 상징물들을 전유한 경우, 타 지역의 유산으로 남겨진 전통문화표현을 전유한 경우, 토착의 표현물들을 토착민의 의사와 상관없이 패션산업의 트렌드로 소비한 경우로 구분되었다. 패션미디어의 이미지 표현 사례에서는 타 지역의 고유문화 표현을 백인 위주로 설정한 경우, 타 지역의 인종 및 고유문화의 표현을 억지스럽게 전유한 경우로 나뉘었다. 이로부터 도출된 문화적 전유의 두드러진 비판적 쟁점은 전형화와 희화화, 탈맥락과 왜곡, 소비와 약탈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결론 패션은 문화의 부흥이나 산업의 발전 측면에서 현대사회의 밝고 화려한 면을 대표하지만, 한편으로는 환경 및 사회문제 등의 중심에서 냉혹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문화적 전유에 대한 대중의 비판 역시 그 안에 내재한 근본을 들여다보고 이전과 구분된 인식을 모색해야할 때이다. 패션분야의 지속가능한 발전은 시대에 따른 가치 변화를 인정하고 비판적 쟁점을 들춰 그 핵심을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Abstract, Translated

Background With globalization, cultural appropriation issues are beginning to emerge. Especially, there have been diverse conflicts about cultural appropriation in the fashion industry. The purpose of this research is to investigate controversial issues of cultural appropriation in the field of fashion and to clarify their meanings through the analysis of many cases regarding cultural appropriation in contemporary fashion.

Methods First, this paper reviewed culture theorists' opinions and discussions in order to set the analytical framework for actual cases. Second, it was essential to collect various magazines' news stories that dealt with cultural appropriation in fashion since 2001. Based on earlier studies and collected articles, this study intended to define and interpreted the diverse arguments surrounding cultural appropriation in fashion design.

Results According to the case study, there are three major types of cultural appropriation in fashion design. The first type is the appropriation of religious icons of indigenous communities. The second type is the appropriation of traditional expressions. The third type is the mass consumption of indigenous expressions as fashion trends. In terms of other case studies on fashion media images, cultural appropriation can be divided into two classes: cultural appropriation by whitewashing and cultural appropriation by unreasonable expressions. Judging from the many aspects of cultural appropriation, the major critical issues are stereotypical standardization and mockery, wrong reinterpretation and distortion, and consumption and looting.

Conclusions The people of the fashion industry should newly recognize and change the social awareness in cultures. In many cases of fashion expression, what could be widely allowed in the past might be no longer popularly justified in the view of cultural appropriation. The awareness of contemporary change in cultural appropriation and a deeper understanding of its controversial issues can be realized in the sustainable development of the fashion industry.

Keywords:
Cultural Appropriation, Fashion Controversies, Traditional Cultural Expressions, 문화적 전유, 패션 논쟁, 전통문화표현.
pISSN: 1226-8046
eISSN: 2288-2987
Publisher: 한국디자인학회Publisher: Korean Society of Design Science
Received: 11 Feb, 2019
Revised: 20 Mar, 2019
Accepted: 20 Mar, 2019
Printed: 31, May, 2019
Volume: 32 Issue: 2
Page: 137 ~ 151
DOI: https://doi.org/10.15187/adr.2019.05.32.2.137
Corresponding Author: Selee Lee (ciaose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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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ation: Lee, S. (2019). Cultural Appropriation in Contemporary Fashion. Archives of Design Research, 32(2), 137-151.

Copyright :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educational and non-commercial use,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1. 서론

현대 산업사회에 대한 비판적 분석으로 저명한 워터스(Waters, 1995)는 ‘세계화(globalization)’의 개념이야말로 세 번째 밀레니엄 시대의 인간 사회 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핵심 개념이 될 것이라 하였다. 그가 말하는 세계화는 문화적 틈새시장과 지역적 자산의 가치를 발견함으로써 우리의 세계를 다원화하는 것이다. 패션분야에 있어서도 다양한 지역의 고유한 문화의 발굴과 대두, 그리고 공존과 혼종 등은 새로움을 갈구하는 패션산업의 현장 특성상 결코 낯설지 않은 현상이다. 이렇듯 전 세계를 대상으로 다양한 지역 문화의 발굴과 이용이 활발한 가운데, 특히 최근 부각되고 있는 이슈들의 중심에는 문화적 전유(cultural appropriation)의 문제가 있다. 국내에서 문화 도용, 문화 전용, 문화적 차용 등으로도 언급되는 이 개념은 특히 전 세계의 각 문화 현장에서 대중들의 비판적 논쟁으로 많은 사례들이 알려지면서 확산되는 중이다.

실제의 대중적 확산과는 별개로, 문화적 전유에 대한 학문적 접근은 일부의 문화 연구 및 지적재산권에 대한 법과 제도, 사회운동 등의 연구 분야에서 한정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이들 분야에서는 유전자원(generic resource), 전통지식(traditional knowledge) 및 전통문화표현물(TCEs/EoF, Traditional Cultural Expressions/Expression of Folklore) 등을 새로운 경제적 자원으로 인식하는 세계적 가치 변화에 따라, 이에 대한 보존뿐만 아니라 보호 및 올바른 활용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여러 입장에 대한 실질적 논의를 시도하는 중이다(Kim, 2017). 특히 전통문화표현물은 패션분야와도 직결되는 디자인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지역 고유문화를 영감으로 발굴하고 다양하게 활용해왔던 패션분야 역시 이와 같은 세계의 인식 변화를 인지하고 논의해야 할 때이다.

이에 본 연구는 그간 패션분야에서 연구 주제로 다뤄지지 않았던 문화적 전유의 문제에 집중하고자 하였다. 오늘날 더욱 주목하게 되는 현대패션 분야에 제기된 문화적 전유의 사례들을 정리함으로써 현재적 시점에서 실제적으로 논쟁거리가 되는 문화적 전유의 비판적 쟁점들을 구체화하는 데에 목적을 두었다. 이를 위하여 우선 문화적 전유에 대한 이론적 고찰을 시도하였는데, 문화이론 학자들의 입장 및 현재적 관점에서의 새로운 입장과 논의 현황 등을 살펴봄으로써 문화적 전유에 대한 사례 분석의 기반을 마련하였다. 그리고 패션전문저널 및 시사지, 경제지를 대상으로 패션 관련의 문화적 전유의 논란이 기사화된 경우를 수집하였다. 시기적으로는 2001년부터의 사례로 수집 범위를 한정하였는데, 이는 지적재산권 관련의 세계기구에서 지역문화의 올바른 활용에 대한 인식이 적극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시점을 고려한 결과이다. 실제 패션분야에서의 논쟁 사례들을 탐색하고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논란이 일어났는지를 관찰하였으며 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선행연구들을 기반으로 이에 대한 비판적 쟁점들을 도출하고 정리하였다.

2. 문화적 전유에 대한 인식

문화적 전유란 사전적으로 해당 문화에 대한 이해 혹은 경의 없이 타문화를 사용하는 행위를 가리킨다(Cambridge Dictionary, n.d.). 보다 자세한 내용을 전달하는 옥스퍼드 레퍼런스(Oxford Reference, n.d.)는 문화적 전유를 다른 문화공동체로부터 창작방식, 예술형식, 주제 또는 관행을 가져와 사용하는 것으로 설명하였는데 일반적으로 비서구식 또는 비백인 양식에 대한 서구의 전용을 기술하는데 사용되므로 그 이면에 착취와 지배의 의미가 담겨 있다고 부연하였다.

문화적 전유가 줄곧 부정적인 개념으로 사용된 것만은 아니다. 20세기 학자들의 입장을 살펴보면 전유 및 차용이 긍정적인 의미를 갖기도 한다. 역사학자 브로델(Braudel, 1973)은 문화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타문화와 주고받으며 빌려주고 또 차용할 수 있는 것이 필수적이라 하였고, 폴 리쾨르(Paul Ricoeur)를 비롯한 다른 문화이론가들도 전유라는 용어를 반감 없이 긍정적으로 사용하였다(Burke, 2009). 꾸준하게 유럽 중심적 편견과 제국주의적 음모를 밝히고자 했던 사이드(Said, 1993) 역시도 사실상 생존한다는 것은 사물들 사이의 관계 짓기를 하는 것임을 인정하였고 모든 문화의 역사가 문화 차용의 역사인 것을 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오늘날 부각된 문화적 전유의 문제는 부정적 인식을 강하게 담고 있다. 특히 영국의 문화사학자 버크(Burke, 2009)는 전유의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모방-전유-약탈의 세 가지 용어를 일련의 유사관계 선상에 두고 비교하였다. 버크는 전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실마리를 현대의 저작권법이 시행되기 훨씬 이전부터 찾아 제시하였다. 즉 고대 라틴어인 ‘플라기아리우스(plagiarius)’ 라는 단어를 거론하며 이 단어는 원래 노예를 납치한 사람을 의미하지만 고대 로마의 풍자 시인 마르티알리스(Marcus Valerius Martialis)는 이를 문학적 ‘절도’를 지칭하는데 사용하였고 작가들이 절도 혐의로 서로를 비난하는 일이 일상적이던 르네상스 시기에 이 단어가 부활하였음을 강조하였다. 결국 전유의 개념은 표절(plagiarism), 모방, 절도, 약탈의 의미를 오가는 문제에 해당함을 설명한 것이다.

문화적 전유에 대한 문제적 인식은 현대에 이르러 다양한 분야에서 불거지고 있다. 인류학자 펠드(Feld, 2000)는 많은 서구인들이 대중음악의 영역에서 중앙아프리카의 피그미족과 같이 알려지지 않은 문화로부터 음악을 차용한 뒤에 결과물의 저작권은 자신이 갖고 본토 음악가들과 저작료를 공유하지 않는 사실을 비판했다. 버크(Burke, 2009)는 이러한 사실에 대해 서구인들이 제3세계의 음악을 유럽이나 북미에서 쉽게 가공할 수 있는 일종의 원자재처럼 취급해왔다는 불편한 현실을 문자 그대로 ‘희생’이라 칭하였다. 또한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지난 500여 년간 서구 학자들은 세계 다른 지역들의 토착적 지식들을 자주 이용해왔지만 그 원천에 대해 항상 인정하지는 않았던 점을 꼬집으며 누군가의 희생을 감추고 단순히 세계가 풍요로와지는 것만을 환영할 수 없음을 이야기하였다.

문화적 전유에 대한 현대의 제도적 변화를 이끌어낸 계기는 세계화가 만든 탐욕의 경제를 비판해온 인도의 사상가 반다나 시바(Shiva, 1997)로부터 시작되었다. 시바는 인도에서 벌어진 사건, 즉 제3세계 토착지식을 약탈하는 서구 선진국 기업의 만행을 세계에 고발하였다. 인도에서 ‘마을의 약방’으로 불리던 님(neem)나무는 불교 경전에도 등장하며 구충제, 살충제, 피부염순화제로 사용되어 왔는데 1995년 미국 화학기업 그레이스(Grace & Company)가 님나무 추출 기름으로 생물농약을 만들어 특허를 취득했고 시바는 이를 ‘생물해적질(bio-piracy)’이라고 맹비난해 세계적인 논쟁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특허는 취소되었다.

이와 같은 토착의 유전자원 이슈와 마찬가지로 전통지식 보호에 대한 세계적 논의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 World Intellectual Property Organization) 정부간위원회에서는 선진국과 개도국들이 모여 각국의 입장별 논의를 진행하는 중이다(Kim, 2017). 관련 보도에 의하면 2017년 6월, 전 세계 189개 국가들의 모임으로 열린 세계지적재산권기구의 제34차 정부간위원회에서는 UN 위원회가 앞장서 원주민 문화에 대한 전유를 금지하고 관련 문제들을 신속히 처리할 것을 촉구한다는 데에 목소리를 모았다. 2001년부터 시작된 이 논의는 지역 토착의 디자인, 춤, 이야기, 그리고 전통의약품 등의 구체적 분야에 대한 국제법의 윤곽을 이끌어내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Bird, 2017).

특히 제34차 정부간위원회 회의에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and Natural Resources)의 환경경제사회정책위원회 위원장 아로하 미드(Mead, 2017)는 당해 연도에 수집된 많은 문화적 전유 논쟁 사례들을 발표하였고, 사례 중 대부분에 해당하는 패션산업을 꼬집어 패션계에 만연한 문화적 전유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하였다. 미드는 많은 패션브랜드들이 타문화의 전통 표현에 대하여 최소한의 변형만을 취했을 뿐이면서도 ‘…의 영감을 받은’ 이라는 개념으로 포장하는 폐습을 이어가고 있고, 디자이너들은 패션쇼에 올려 눈에 띌만한 것들을 쉽게 찾을 뿐 깊이 있는 문화적 존중의 인식이 없음을 주장하며 세계기구가 패션디자이너들, 패션하우스들, 스포츠웨어 브랜드들에 의한 잘못된 문화 전유를 특별히 주시하고 관리해야 함을 호소하였다.

3. 현대패션에 제기된 문화적 전유의 분야별 논란

실제로 패션산업 내 문화적 전유로 제기된 사례는 상당수로 집계된다. 패션 관련의 문화적 전유의 논란이 기사화된 보도 자료들을 2001년부터 수집하였을 때에 결과적으로 논쟁 기사들은 대부분이 2010년 이후의 것들로 수집되었는데, 패션저널리스트 샤르마(Sharma, 2017)가 소셜미디어 관중들이 문화적 전유의 판정 주체가 되었다고 했듯이 인터넷 미디어의 발전과 더불어 대중의 사회적 발언이 용이해진 오늘날 세계적 인식의 공유로서 바라본 문화적 전유의 심각성이 눈에 띈다. 이에 현대패션에 제기된 문화적 전유의 대표적 논란을 패션컬렉션의 디자인 사례와 패션미디어의 이미지 표현 사례로 구분하여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3. 1. 패션컬렉션

패션컬렉션의 디자인 사례에 나타난 문화적 전유를 유형별로 정리하고 그 논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첫째, 타 지역 공동체의 종교 및 전통에 대한 신성한 상징물들을 전유한 사례들에 대한 논란이다. 종교 및 역사와 연계된 상징에 대해서 별다른 근거 없이 시각적으로 강렬한 외양을 전유한 사례들은 가장 크게 무례한 사례로 남을 수 있다. 최근 구찌(Gucci)의 2018 F/W 컬렉션은 백인 모델이 터번을 착장한 것에 대해 강한 비판을 받았다(Figure 1-a). 대중들은 시크 터번(Sikh Turban)이 시크교도들에게 한때의 패션 액세서리가 아니라 신에 대한 경외와 신앙의 상징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비난했고, 게다가 터번의 원형을 무시한 채 엉터리 모자로 제작한 무례함까지 문제시하였다(Hosie, 2018). 영국 브랜드 코콘투자이(Kokon to Zai)가 이누이트(Inuit)의 주술사 의상을 2015 F/W 런웨이에 올린 경우도 종교적 측면에서 민감함을 가지는 문제로 인식될 수 있다(Figure 1-b). 이누이트 공동체에 대하여 치유, 힘, 정보를 제공하는 영적 지도자의 신성한 의상을 고가의 스웻셔츠로 상품화한 결과에 이누이트족 후손은 거센 항의를 표했고 또한 명백한 절도 행위로 규정하며 자문화 보호를 위한 법적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코콘투자이 측은 바로 사과하고 해당 제품의 판매를 중지하였다(Watts, 2015).


Figure 1 Fashion collections that are accused of culturally appropriating Sacred Symbols

벨기에와 프랑스 국적을 가지고 있는 마린 세르(Marine Serre)는 초승달 무늬가 가장 눈에 띄는 2018 F/W 컬렉션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패션디자이너이다(Figure 1-c). 초승달은 이슬람의 종교적 정체성에 대한 강한 상징성을 갖는 모티프이다. 마린 세르는 백인 모델의 피부색과 유사한 밝은 컬러의 바디수트로 모델의 얼굴을 가리고 온 몸에 초승달 무늬를 뒤덮는 디자인을 내놓았다. 무슬림으로서 사회학적 의미의 패션을 연구하는 셀린 세만(Céline Semaan)은 오히려 무슬림 여성들이 국제 사회에서 착용 제재를 당하는 전면 베일을 백인 모델에게 입힌 마린 세르의 디자인에 대하여 문화적 전유로서 해명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이 질문은 프랑스가 2004년 주립학교에서 히잡(hijab)과 같이 눈에 띄는 종교 기호의 복식 착용을 금지하였고 나아가 2010년 프랑스 의회가 모든 공공장소에서 니캅(niqab) 및 부르카(burka)와 같은 전면 베일을 금지한 배경에 근거한 질문이었다. 세만은 무슬림들에게 허용되지 않는 무슬림의 종교적 복식이 오히려 세르가 백인이기 때문에, 패션계에 있기 때문에, 그리고 유행의 소재를 다루기 때문에 모두 허용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Semaan, 2018).

특정 공동체의 신성함에 대한 상징 의미가 잘 알려져 있지 않는 경우에 문화적 전유의 문제가 더욱 부정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데, 특히 흑인의 대표적 헤어스타일로 알려진 드레드락(dreadlocks)이 좋은 예이다.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의 2017 S/S 컬렉션에서는 색색가지 드레드락 헤어스타일의 백인 모델들이 대거 등장하며 문제가 되었다(Figure 1-d). 드레드락은 머리카락을 통해 그 사람을 신성과 성스러운 힘에 결부시키는 전통으로 시작된 흑인 문화권의 헤어스타일이다(Patrick & Thompson, 2009). 자메이카 라스타파리안(Rastafarian) 운동과 함께 영어문화권에 편입되었지만 머리모양 자체는 기원이 매우 오래된 것이다. 결국 마크 제이콥스는 뒤늦게 사과를 하였다. 드레드락 헤어로 비난의 대상이 되었던 사례는 이외에도 빈번하다. 준야 와타나베(Junya Watanabe)의 2016 S/S 남성복 컬렉션에서 아프리카 전통의 액세서리, 프린트 등을 셔츠에 매치하고 거대한 드레드락 헤어를 강조한 백인 모델이 등장하였는데(Figure 1-e), 이 역시 흑인 모델 한 명 없이 드레드락 등 아프리카의 신성한 전통을 표현한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해 대중의 비난이 컸다(Milligan, 2015).

종교, 역사 등과 관련된 문화적 전유의 문제는 특히 표현의 주체가 표현 문화 공동체 내의 사람인가 아닌가의 문제를 넘어서기도 한다. 영국 브랜드 아쉬시(Ashish)의 2017 S/S 컬렉션은 백인 모델의 얼굴과 목에 인도의 신 비슈누(Vishnu)를 연상케 하는 푸른 피부색을 도포하고 빈디(Bindi), 망 티카(maang teeka) 등 각종 인도의 전통 상징물들을 장식하여 문화적 전유로서 비난을 받았다(Figure 1-f). 특히 아쉬시의 디자이너 아쉬시 굽타(Ashish Gupta)는 델리 출신의 인도인임에도 불구하고 백인 모델에게 인도의 오랜 신성과 전통을 의미 없이 과도한 설정으로 적용한 것에 대하여 대중들은 강하게 부정적인 의견을 표하였다(Ahuja, 2016).

둘째, 타 지역의 유산으로 남겨진 전통문화표현을 전유한 경우도 많은 논란이 있었다. 빅토리아 시크릿(Victoria's Secret)의 컬렉션은 이와 같은 경우에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되며 반성 없이 반복되는 문화적 실책의 예로 자주 거론된다. 환상적 란제리 패션쇼를 연출한다는 미명 하에 런웨이에 선 모델들은 여러 지역별 토착민들의 고유한 의상과 액세서리들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조합으로 착장하곤 한다. 특히 아메리카 원주민 인디언들의 전통 모티프들을 조합한 사례가 많고 그 외 아프리카 토착민들의 의상, 그리고 아시아의 전통 의상을 가져온 경우도 있다. 빅토리아 시크릿이 2010년부터 매해 문화적 전유로 비난받는 패션쇼를 기획하고 있음을 기사화한 한 보도 자료에 의하면 특히 2017년의 경우 소수 토착지역의 문양, 비딩 장식에 인디언 전투모자까지 조합된 의상을 선보였다고 설명하였다(Figure 2-a)(Heller, 2017b).


Figure 2 Fashion collections that are accused of culturally appropriating Traditional Expressions

이러한 토착민의 전통문화 전유에 있어서 루이비통(Louis Vuitton)과 연관된 논란도 유명하다. 루이비통은 2012 S/S 남성복의 마사이(Maasai) 컬렉션에 이어(Figure 2-b) 2017년에도 남아프리카의 레소토(Lesotho) 지역 내의 바소토(Basotho)족 패턴을 적용한 컬렉션을 선보였다(Figure 2-c). 바소토 무늬가 적용된 실크 셔츠는 한 장 당 2,400달러를 넘기는 가격이 책정되었다. 루이비통이 사용한 바소토 패턴은 바토소족의 이야기를 전하며 원주민들은 특별한 행사에서 바소토 담요를 두르고 또 선물한다. 레소토 지역 디자이너는 루이비통이 디자인 개발 시 적어도 지역과의 협업 과정을 거쳤어야 했다고 주장하였다. 많은 사람들, 특히 아프리카인이라고 해도 문화에 대한 이해 없이 마음대로 그것을 전유할 수 없는 것이며 바소토 문화의 가치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고유의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그것을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Jones, 2017).

특히 특정 지역의 전통문화 표현을 전유하면서도 원형 문화에 대한 존중이 부족함을 경솔하게 드러내는 경우는 비난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스텔라 맥카트니(Stella McCartney)의 2018 S/S 컬렉션은 나이지리아 등의 서아프리카 지역 고유의 앙카라 프린트(Ankara print)를 올바른 인식 없이 전유한 것으로 비난을 받았는데(Figure 2-d), 컬렉션을 지켜본 대중들은 명백한 아프리카 프린트를 ‘브리티쉬 스타일’로 언론에 소개한 점이나 런웨이의 모델 중 단 한 명만이 아프리카 모델이었던 점 등을 지적하며 부끄러운 행동이라 비난하였다(Heller, 2017a). 토리버치(Tory Burch) 역시도 타국의 전통을 그대로 복사하여 제품화할 뿐만 아니라 그 원천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명시하지 않은 오류를 범하여 문화적 전유의 대표적 사건을 만들었다. 토리버치 2018 리조트 컬렉션에는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 전시되어 있는 루마니아 전통 코트를 그대로 복제한 제품이 등장했는데(Figure 2-e), 이에 대하여 아프리카로부터 영감을 받은 컬렉션이었다고 소개하여 루마니아의 관련 협회 및 온라인의 많은 루마니아인들이 합당한 사과를 요구하였다(Butu, 2017). 한편 미국 법학자 아나야(James Anaya)는 원주민 단체에 의해 생산되거나 승인된 것처럼 잘못 광고되는 제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나바호(Navajo) 라인’으로 개발된 팬티, 깃털 목걸이 등 미국 기반 브랜드 어반아웃피터스(Urban Outfitters)의 제품들과 같은 경우를 말한다. 나바호국은 이에 대하여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였다(Bird, 2017).

셋째, 토착의 표현물들은 토착민의 의사와 상관없이 패션산업의 트렌드로 대량 소비되기도 하는데, 같은 시즌에 여러 브랜드가 한 지역을 대상으로 인스피레이션을 얻게 되므로 논란의 내용이 중복되기도 한다. 앞서 소개했듯이 코콘투자이가 이누이트 컬렉션을 선보였던 2015 F/W 시즌에는 캐나다 브랜드 디스퀘어드투(Dsquared2)도 이누이트 의상을 중심으로 컬렉션을 전개하였다(Figure 3-a). 디스퀘어드투는 해당 시즌의 의상을 소개함에 있어 캐나다-인디언들의 의상으로부터 영감을 받았으며 아메리카의 원형과 오래된 유럽의 만남을 보여준다고 소개함으로써 역시 문화적 전유로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Brucculieri, 2015). 원주민 이누이트의 전통복을 형상화하거나 토착민 의상을 참고한 드레스에 군복 재킷을 매치하는 등의 디자인에 대해 대중들은 ‘식민주의에 대한 미화’라고 비난하였다. 특히 컬렉션 타이틀을 ‘Dsquaw’라는 신조어로 소개하였는데 ‘squaw’라는 단어가 모욕적인 표현으로서 북미 원주민 여자를 표현하는 어휘였으므로 토착 문화에 대한 무례함이 그대로 드러난 경우였으며 결국 디자이너들이 서면으로 정식 사과를 해야 했다. 동일 시즌 트렌드로서 활용된 이누이트의 전통문화는 코콘투자이, 디스퀘어드투 이외에 안나수이(Anna Sui) 등의 여러 컬렉션에서도 함께 등장하였다(Figure 3-b).


Figure 3 Fashion Trends that are actually cultural appropriation
3. 2. 패션미디어

패션 컬렉션의 디자인이 문화적 전유로 논란이 되었다면 같은 테마로 기획되는 패션 캠페인의 이미지 역시 동일한 논쟁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이외에도 패션매거진의 에디토리얼 화보에서 특히 문화적 전유에 대한 대중들의 심각한 우려와 비판이 종종 드러난다. 이 전체를 포괄하여 패션미디어의 이미지 표현에 나타난 문화적 전유의 대표적 논란 사례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첫째, 타 지역의 고유문화 표현을 백인 위주로 전유하며 설정한 경우의 논란들이다. 패션산업은 물론 사회 전반에 다양성에 대한 요구가 무르익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패션계는 인종적 편향이 존재한다. 최근 디올(Dior) 2019 크루즈 컬렉션의 캠페인과 관련된 논란만 봐도 문화적 전유와 문화적 소외가 동시에 결부되어 있음이 보인다. 디올은 멕시코 전통의 경기 차레아다(charreada)에 등장하는 여성기수들 에스카라무사(escaramuzas)로부터 테마 아이디어를 얻은 컬렉션을 펼쳤지만 캠페인의 중심에는 에스카라무사의 강인한 삶과는 전혀 관계될 수 없는 백인 여배우 제니퍼 로렌스(Jennifer Lawrence)를 세웠다(Figure 4-a). 이 캐스팅이 비상식적인 나쁜 마케팅이라는 여론이 온라인에 쇄도했고 촬영 장소조차 멕시코가 아닌 캘리포니아에서 이루어져 많은 이들이 의문과 실망을 넘어 분노를 표출하였다(Tempesta, 2018). 네덜란드 출신의 포토그래퍼 비비안 사센(Viviane Sassen)의 기획으로 이루어진 이 캠페인 촬영은 디올이 멕시코의 유산을 제품으로 전유했을 뿐 멕시코 전통에 대한 존중과 경의를 전혀 표현하지 못한 것으로 인식되었다. 대중들의 격한 비판 이후 디올 매거진은 멕시코를 배경으로 멕시코 여성 포토그래퍼들에 의해서 찍은 사진들을 추가로 게재하였고, 실제 멕시코의 여성기수가 등장하는 필름광고를 촬영하여 공개하였다.


Figure 4 Cultural appropriation & Whitewashing

발렌티노(Valentino)의 사례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이미 아프리카의 영감을 테마로 한 2016 S/S 컬렉션 자체로 문화적 전유의 논쟁 대상이 되었던 발렌티노는 이어서 해당 컬렉션의 캠페인 사진을 통해 확실하게 앞선 문화적 전유에 대한 논란의 핵심이 무엇이었는가를 인식하게 해주었다. 캠페인 이미지는 아프리카 케냐의 암보셀리(Amboseli) 국립공원 내 마사이 마을에서 촬영되었는데 대부분 백인 여성 모델들이 아프리카의 전통문양이 강조된 발렌티노의 의상을 입고 서 있었으며, 한 명 혹은 두 명의 작은 원주민들이 모델의 뒤 쪽으로 조용히 걸어가는 구도가 설정되었다(Figure 4-b). 온라인상의 많은 대중들은 고대 아프리카서부터 내려오는 전통의 스타일 콘로우(cornrows) 헤어를 한 백인 여성 모델들이 캠페인의 주인공으로 서 있는 설정에 대해 비난했다. 또한 미리 고용된 지역 원주민들이 탑모델의 주변 언저리에 배경처럼 배치된 구도에 대해서도 불편함을 표하였다(Markovinovic, 2016).

브랜드 캠페인 외에 패션매거진의 화보와 관련된 문화적 전유의 논란 역시 백인 중심의 오류로부터 온 사례가 많다. 보그(Vogue) US 2017년 3월호에는 미국의 유명 모델 칼리 클로스(Karlie Kloss)가 일본 게이샤의 시마다마게(島田髷) 헤어와 창백한 메이크업을 연출한 모습을 볼 수 있다(Figure 4-c). 특히 화보 중에는 여러 가지 연출이 있는데 일본 전통의 스모 선수가 중심에 배치되고 그를 바라보며 손으로 만질 듯 포즈를 취한 백인 게이샤의 모습 등이 설정되었다. 이미지가 공개된 후 온라인상 대중의 탄식과 비판이 거셌고, 특히 모델로 등장한 클로스가 명백하게 문화적 전유였음을 인정하며 사과의 메시지를 전했다(Colon, 2017). 미국의 백인 여배우 미쉘 윌리엄스(Michelle Williams)는 인디언 여성의 헤어와 메이크업, 액세서리를 보여주는 모습으로 어나더(AnOther) 2013년 봄여름호 커버에 등장하였다(Figure 4-d). 이에 대하여 인디언 여성을 흉내 낸 패션의 사진은 고정관념을 조장할 뿐만 아니라 심오한 영적 의미를 침해하며 흑인의 얼굴을 흉내 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대량 학살과 식민주의의 폭력적인 역사를 연장시킨다는 비난이 드높았다(Ramsdale, 2013).

패션매거진 중에서도 특히 보그 아랍은 백인 중심의 문화적 전유 문제가 가장 민감하게 제기되는 표현물 중 하나이다. 이 논란은 2017년 3월 창간호부터 시작되었다. 미국의 유명 모델 지지 하디드(Gigi Hadid)는 창간호에서 보석장식이 가득한 베일로 얼굴을 가린 채 커버에 등장하였고(Figure 4-e) 컬러풀한 히잡으로 화려하게 재해석한 패션화보 안에도 등장하였다. 보그 아랍의 에디터는 하디드의 부친이 요르단계 미국인 사업가이므로 하디드에게 보그 아랍의 첫 커버 모델이 되는 자격을 부여할 수 있다고 하였으나 많은 아랍 여성들은 공감하지 못하였다. 미국 모델로서 하디드는 아랍의 무슬림 여성들이 착용하는 베일, 히잡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하였고 단지 흉내에 불과하다고 하였다. 무슬림 여성들에게 히잡은 유행이나 패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님을 강조하였고 다시는 문화적 도용을 하지 말아달라며 불쾌감을 표시하였다(Holt, 2017).

둘째, 타 지역의 인종 및 고유문화의 표현을 억지스럽게 전유한 경우의 논란이다. 이는 비논리적인 설정에서부터 나아가 불쾌감을 유발하는 설정까지 폭이 넓다. 2017년 11월호 보그 아랍은 바베이도스(Barbados) 출신의 미국 유명 가수 리하나(Rihanna)가 이집트의 왕비 네페르티티(Nefertiti)의 모습을 표현한 커버를 연출하여 문화적 전유의 비난을 벗어나지 못했다(Figure 5-a)(Pham, 2017). 카리브해 섬나라 출신의 흑인 유명 가수가 이집트 문화사에 두드러지게 기억되는 왕비를 표현한 것도, 보그 아랍의 커버 모델이 되는 것도 모두 합리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문화적으로 부적절한 약탈에 해당한다는 인식이 드높았다.


Figure 5 Cultural appropriation & Unreasonable expressions

보다 더 큰 논란을 일으켰던 화보들은 피부색을 억지로 바꿔 분장한 경우들이다. 보그 이탈리아 2018년 5월호 커버에는 시퀸 장식의 바디수트를 입고 있는 모델 지지 하디드가 등장한다(Figure 5-b). 하디드는 과도하게 검은 피부와 평소와 다른 검은색 모발로 등장하였는데, 흑인 여성으로의 분장이라는 점에서 큰 논쟁이 일어났다(Holt, 2018). 흑인을 찍고 싶었다면 흑인 모델을 캐스팅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고, 너무 끔찍한 결과이며 결국은 최악의 문화적 전유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유사한 사례로서 누메로(Numéro) 매거진의 2013년 3월호 화보에는 온 몸에 검은 칠을 한 16세 백인 소녀 모델이 등장하여 많은 사람들이 의문과 경악을 표하였다(Figure 5-c). ‘아프리카의 여왕’을 표현하고자 했던 의도는 적절하지 못한 설정으로 충격만을 남겼다(Wilson, 2013). 이후 매거진 측과 포토그래퍼 모두 문화의 혼종과 새로운 아름다움에 대한 이해를 의도한 것이라 사과하였으나, 이 같은 사실을 전하는 보도 자료에 의하면 누메로는 2010년 10월호에서 이미 유사한 논쟁을 일으킨 바가 있어 여전히 인식의 부족함을 드러내는 상황이라 전하였다. 백인 여성이 검은 피부와 아프로(afro) 헤어 및 아프리칸 장식 등으로 분장한 채, 마른 갈대가 무성한 야외에서 벌거벗은 흑인 아기를 소품처럼 안고 있는 등의 당시 화보는 아프리카의 영감을 진정성 있게 전달하기 어려웠다(Figure 5-d). 유명 패션 포토그래퍼 스티븐 마이젤(Steven Meisel)의 보그 이탈리아 2014년 3월 화보 역시 불쾌한 설정의 문화적 전유로서 대표 사례이다. 이는 아프리카 원주민들의 문화를 형상화하였으나, 과도한 설정으로 많은 대중들이 불쾌함을 표하였다(Figure 5-e). 아프리카 원주민 풍의 의상을 걸친 백인 모델들을 대상으로 거칠게 피부에 색을 칠하고 발자국 등 때 묻은 배경에 야생의 동물들과 우스꽝스러운 포즈를 취하게 하는 등의 이미지는 모욕적이라는 비난이 이어졌다(Stewart, 2014).

4. 현대패션에 제기된 문화적 전유에 대한 비판적 쟁점

오늘날 패션계에 제기되고 있는 문화적 전유의 문제들을 사례별로 살펴본 결과 이 논란은 단순한 개별의 사건들로 치부할 수 없는 문제임을 알 수 있다. 각 비판의 기저에는 핵심적 쟁점들이 있으며 이로써 논쟁들은 서로 연결되고 있다. 이에 현대 패션에 제기된 문화적 전유의 문제에 대한 비판적 쟁점들을 구체화하면 다음과 같다.

4. 1. 전형화와 희화화

문화적 전유에 대한 당사자 및 대중의 비판에서 가장 쉽게 드러나는 우려는 토착문화에 대한 고정관념의 조장이다. 여기서 말하는 고정관념이란 보다 구체적으로 전형화와 희화화된 고정관념을 말한다. 대부분 전유의 방식이란 깊이 있는 경외의 해석이라기보다는 눈에 띄는 시각적 특징을 보다 더 부각시켜 강조하는 방법이며 이러한 특징이 의식 없이 반복되면서 지극히 단순한 전형의 상을 만들고 열등한 가치로 가볍게 형상화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흑인 영문학자 마이어스(Myers, 2016)는 논평을 통해 흑인문화를 전유하는 경우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항상 똑같은 전형을 보여준다는 점이라고 지적하였다. 너무나 구식이고 틀에 박히고 지루한 전형이 반복되어 문화 본연의 가치를 상실시키는 현상을 지적하였다. 특정 문화에 대한 전형화는 사이드(Said, 1978) 역시도 크게 우려한 현상이다. 팔레스타인 출신으로서 문화비평을 펼친 사이드는 서구의 입장들이 지극히 특수한 종류의 압축과 환원의 방식으로 아랍인들이 갖는 차이의 다양성을 뿌리째 무시해 왔음을 철저히 비판한 바 있다. WWD의 에디터 도프닉(Doupnik, 2018)은 많은 패션브랜드들이 문화적 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문화적, 민족적, 인종적 차이에 대한 감수성이 부족함을 지적한 바 있다. 즉 패션의 현장에서 일본의 문화는 게이샤와 스모로 압축되고 인디언의 토착문화는 독수리 깃털의 전투모로 대표된다. 매 시즌 새로움을 추구하는 패션산업에서 이들 토착 문화의 알려지지 않은 면모를 발굴해서 활용한다고 했을 때 그것은 박물관의 전시물이거나 전통문화도록의 한 페이지를 벗어나기 어렵다.

전형화와 동시에 쉽게 이루어지는 희화화는 보다 비극적일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일반적으로 비서구식 또는 비백인 양식에 대한 서구의 문화적 전유는 착취와 지배의 역사로부터 성립된 관계에서 시작된다. 무어-길버트(Moore-Gilbert, 1997)는 서양이 동양을 열등한 타자로 담론화함으로써 서양의 자기 이미지를 우월한 문명으로 강화하는 책략이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고 지적하였다. 비서구 문화를 신기하고 기괴한 텍스트로 활용한 사례들이 서구 문화의 많은 사례로 남아있으며, 혹은 우월한 서구 입장에서 비서구 문화는 문명화의 수혜를 베풀어야 할 미개한 대상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희화화된 문화적 전유는 근거 없는 압축과 환원을 전제하여 전형화된 하나의 대상을 설정하고 나아가 우스꽝스럽거나 과도한 표현이 추가된다. 백인 모델이 눈에 띄게 부자연스러운 피부색을 도포하고 결이 다른 특수 헤어스타일로 비서구의 토착민 혹은 토착민이 섬겨온 신을 어설프게 표현해 온 사례는 가장 대표적인 희화화의 사례가 될 수 있다.

4. 2. 탈맥락과 왜곡

사회운동가 호스킨스(Hoskins, 2014)는 문화의 상징들이 각각 그 쓰임새를 결정하는 규칙들이 있고, 그것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거나 모방하면 모욕의 결과를 낳게 된다고 경고하였다. 이러한 경고를 두고 볼 때 문화적 전유의 문제에 있어 보다 심각한 비판적 쟁점은 탈맥락과 왜곡의 문제이다.

탈맥락은 비서구 문화에 대한 존중의 부재와 관계 깊다. 비서구의 토착 문화는 서구의 시각에서 서구의 상상력으로 재탄생되곤 하였다. 앞서 확인한 사례들을 보면 많은 패션쇼에서 신성한 상징을 맥락과 상관없이 착용하였고 여러 지역 전통표현물들이 근거 없이 뒤섞인 화려한 의상이 등장하였다. 각각의 쓰임새나 규칙이 무시된 채로 아시아가 통합되기도 하고 아프리카가 통합되기도 하며 심지어는 아메리카 원주민 문화와 아프리카 토착문화가 조합되기도 하였다. 토착민의 드레스와 제국의 군복이 매치된 의상은 지역의 역사를 비춰볼 때 유쾌하게 납득하기 어렵다. 탈식민주의적 문화비평의 입장에서는 탈맥락의 결과에 대해 제국에 대한 향수, 제국의 상상력으로 길러낸 문화를 주의 깊게 검증하고 살펴보아야만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Said, 1993).

왜곡의 문제와 관련해서는 포스트식민주의 이론가의 입장과 현대 자본주의의 폐해를 밝히고자 했던 사회운동가의 입장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포스트식민주의 이론가 입장에서는 비서구를 전형화해 왔던 서구의 입장에서 비서구가 항상 부정적인 표현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였다. 비서구의 세계가 탈속, 장수, 불변의 세계로 미화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언급하는데,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 속성이 이에 상응하는 부정적 속성만큼이나 과대 포장되고 왜곡되었으며, 이는 무엇보다도 서양이 타자에게 스스로를 투영한 결과일 뿐이라고 주장하였다(Moore-Gilbert, 1997). 사회운동가의 입장에서의 왜곡은 또 다른 면을 말한다. 호스킨스(Hoskins, 2014)는 모방 문화를 옹호하는 패션의 습성은 그 전통의상을 주인인 소수민족이 입을 경우 값어치가 없지만 가령 백인 모델들과 같은 다른 누군가가 입으면 멋지고 이국적이라는 왜곡된 인식을 강화시킨다고 하였다. 예를 들어 샤넬이 파리 그랑팔레에서 전시한 엉터리 인도풍 파리-봄베이 컬렉션은 멋있지만 인도인들이 자국의 전통 의상을 입거나 상품화하면 그것이 촌스럽게 여겨지도록 조장한다는 것이다. 많은 패션 캠페인에서 토착주민이 배경으로 쓰이거나 소품처럼 사용된 사례들이 이와 무관하지 않다.

탈맥락과 왜곡으로 드러나는 문화적 전유에 대해 우려가 큰 가운데, 최근 들어 많은 브랜드들이 브랜드 고유의 지역, 문화적 정신과 근원, 역사, 그리고 디자인의 원천 등에 대해서 특히 공들여 표현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스웨덴 브랜드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s)의 2018 F/W 니트웨어 제품들은 노르딕 뿌리에 때한 경외를 표현한 것들이다. 스웨덴,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그리고 핀란드 등을 배경으로 한 손뜨개 전통 뒤의 장인정신과 열정을 기리는 필름이 함께 제작되었다. 베트멍(Vetements)은 2019 S/S 컬렉션에 맞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뎀나 바잘리아(Demna Gvasalia)의 고국 조지아(Georgia)의 특별한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간단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Stanley, 2018). 소수 토착문화의 입장으로 볼 때 베트멍의 사례는 더욱 의미가 깊다.

4. 3. 소비와 약탈

많은 문화이론 학자들이 비서구 토착민의 희생에 주목해 왔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일반의 문화현장에서 비서구 문화를 쉽게 가공할 수 있는 일종의 원자재처럼 취급해왔다는 사실은 불편한 현실이다. 소비와 약탈의 문제는 패션분야뿐만 아니라 많은 산업 분야에서 주목해왔던 문화적 전유의 핵심 쟁점이다. 특히 관련 국제기구에서 제도적 변화를 이끌어낸 계기가 소비와 약탈의 문제로부터 기인하였다. 선진국 기업들은 생물유전자원 및 관련 전통지식을 대부분 토착민 또는 해당 지역공동체의 허락 없이 입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어떠한 보상이나 이익환원을 하지 않고 있다는 상황이 적극적으로 문제시되었고 개선되어야 할 문제점으로 국제사회에 보고되었다(Kim, 2017).

패션분야에 있어서 논쟁 사례를 통해 확인했듯이 일부의 브랜드들은 원형의 출처를 밝히지 않거나 잘못된 출처로 디자인을 제시하였다. 원형의 토착문화를 타이틀로 공개하여도 그것이 경멸의 단어로 표현된 사례가 있었는가 하면 최종의 캠페인에서 원형의 주체를 모두 제거한 이미지가 제시되기도 하였다. 이에 원자재로서의 소비, 트렌드로서의 대량 소비 등 패션에 나타난 문화적 전유의 소비와 약탈 문제를 인정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Bihor, not Dior’라고 하는 위트 있는 제목의 보도가 눈에 띈다(Davies, 2018). 이 기사는 세계적 패션브랜드 디올이 루마니아의 작은 마을 비홀의 전통의상으로부터 영감을 얻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전통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지역공동체에 대한 홍보조차 전혀 없는 무시와 무의식은 오히려 전통을 말살하는 행위에 가깝다는 의견을 전하며 대형 패션하우스의 빈번한 문화적 전유에 대항하는 지역브랜드로서 비홀 꾸띄르(Bihor Couture)의 런칭 의의를 알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계적 영향력을 갖는 브랜드의 문화적 전유에 대항한 지역브랜드의 등장은 소비와 약탈로부터 스스로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한편, 인도에 수천 명의 지역공예 인력을 운용하고 있는 벨기에 출신의 패션디자이너 드리스 반 노튼(Dries Van Noten)은 인디펜던트지와의 인터뷰에서 문화적 전유에 대한 민감함에 무게를 두었는데, 디자이너가 맘대로 할 수 없는 타문화의 신성한 대상, 종교적인 대상 등에 특히 주의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또한 타문화를 적용함에 있어서 단순한 대상으로서의 취급, 일로서의 취급이 아니라 경의의 대상으로서 바라보는 시각과 정직한 태도가 우선되어야 함을 강조한 바 있다(Gonsalves, 2015). 이는 디자인에 있어 그 근원에 대한 아이디어 소비에 초점을 두기보다 진지한 이해가 얼마나 필요한가를 보여준다. 특히 드리스 반 노튼의 이국적 컬렉션은 인도 지역의 인력을 통해 완성되어 디자인 수익이 토착인력에게도 돌아가고 있음이 빼놓을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사실이다.

5. 결론

시대적 가치와 인식 변화에 따라 전 세계의 각 문화 현장에서 문화적 전유에 대한 대중들의 비판적 논쟁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문화적 전유에 대한 패션분야의 논쟁 사례들을 분석하여 핵심 쟁점을 도출하고자 했던 본 연구의 결론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문화이론 학자들의 입장에서 볼 때 문화적 전유는 역사상 세계의 불가피한 생존 방식의 하나로 인정되지만 세계의 다원화를 위해 일방적으로 소수 토착민의 희생을 요구하는 현대의 문화적 전유에 대해서는 진지한 문제 인식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된다.

둘째, 세계지적재산권기구 등과 같은 국제기구에서 이미 문화적 전유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을 제기하였고 국제법의 기틀을 마련하게 된 상황에서, 특히 패션산업 현장에서 일어나는 잘못된 문화 전유에 대한 심각성이 두드러지게 보고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셋째, 패션 관련으로 문화적 전유의 보도 자료들을 수집할 때에 국제기구에서 적극적 논의를 시작한 2001년부터의 사례들을 수집하였으나 결과적으로 수집된 논쟁 기사들은 대부분이 소셜 네트워크의 발전과 더불어 온라인상 대중의 사회적 발언이 용이해진 2010년 이후의 것들이었다. 앞으로 문화 전유에 대한 온라인상 대중의 적극적 비평은 더욱 무게감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넷째, 패션컬렉션의 디자인 관련으로 제기된 문화적 전유의 대표적 논란을 살펴보면 타 지역 공동체의 종교 및 신성의 상징물들을 전유한 경우, 타 지역의 유산으로 남겨진 전통문화표현을 전유한 경우, 토착의 표현물들을 토착민의 의사와 상관없이 패션산업의 트렌드로 대량 소비한 경우로 구분되었다. 한편 패션미디어의 이미지 표현 사례에서는 타 지역의 고유문화 표현을 백인 위주로 설정한 경우, 타 지역의 인종 및 고유문화의 표현을 억지스럽게 전유한 경우로 나뉘었다.

다섯째, 패션계에 제기되고 있는 문화적 전유의 문제들을 분석한 결과 이로부터 도출된 문화적 전유의 두드러진 비판적 쟁점은 전형화와 희화화, 탈맥락과 왜곡, 소비와 약탈 등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 쟁점들 전반을 살펴볼 때 문화적 전유에 대한 반성적 인식이 왜 필요한가를 구체적으로 드러내주는 내용들이라 할 수 있다.

패션은 문화의 부흥이나 산업의 발전 측면에서 현대사회의 밝고 화려한 면을 대표하지만, 한편으로는 심각한 환경문제 및 사회문제 등의 중심에서 냉혹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문화적 전유에 대한 대중의 비판 역시 그 안에 내재한 근본을 들여다보고 이전과 구분된 인식을 모색해야할 때이다. 패션분야의 지속가능한 발전은 시대에 따른 가치 변화를 인정하고 비판적 쟁점을 들춰 그 핵심을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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