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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 Brand System Framework and Role of Design Based on Luhmann’s Social System Theory
루만의 사회시스템이론을 기반으로 한 장소브랜드 시스템 프레임워크와 디자인 역할
  • Joo Hyun Yoon : Department of Visual Communication Design, Hongik University, Seoul, Korea
  • 윤 주현 :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서울, 대한민국
  • Don Ryun Chang : Department of Visual Communication Design, Hongik University, Seoul, Korea
  • 장 동련 :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서울, 대한민국

Background Place branding requires the construction of a complex social communication process, and it is necessary to collaborate and share ideas with various stakeholders. However, in many cases, place branding does not influence the improvement of place image and development. This study suggests the mechanism of place branding and the application of design expertise.

Methods These days the concept of branding has evolved to be like an organic system in our society. Moreover, in contrast to products, services, or corporations, places are public and social entities. Consequently, with the theoretical research of place branding, Peirce’s semiotics and Luhmann’s social system theory were applied to give new interpretation of place brand. In addition, the role of design expertise around the system was investigated.

Results Places were reinterpreted as functional and segmentary social systems, brands as communication systems observing places, and stakeholders as psychological systems, respectively. Moreover, the relationships among and operation of the three entities were scrutinized. The place brand framework was extracted with the linear and iterative operation process of the system. The role of design to be applied and organized was revealed.

Conclusions Place brand is a social system, and using design to reinforce its communication, it should have autopoietic operation. Moreover, the system design has to be prepared by organizing design expertise with stakeholders to reinforce coupling. Place brand system design should observe place uniqueness, improve place image and functionality, and contribute to make better places.

Abstract, Translated

연구배경 장소브랜딩은 복합적인 사회적 소통 과정을 통해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과 공유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장소브랜딩은 예산과 노력에 비해 장소 발전과 장소 이미지 개선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본 연구는 장소브랜딩의 메커니즘을 파악하고 디자인 전문성이 어떻게 적용되어야 하는지 논의하고자 한다.

연구방법 오늘날 브랜드가 사회 안에서 유기체와 같은 개념으로 진화하였다는 점 뿐 아니라 장소가 제품, 서비스, 기업과 달리 공공의 사회적 실체라는 점에서 장소브랜드는 사회시스템이론을 바탕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따라서 연구자는 장소브랜드 이론 및 퍼어스의 기호학과 함께 루만의 사회시스템이론을 장소브랜드 분석에 도입하였다. 또한 여기에 시스템 결합을 촉진하는 디자인 전문성에 대한 이론적 연구를 진행하였다.

연구결과 장소를 기능적, 분절적 사회시스템으로, 브랜드를 장소에 대한 소통시스템으로, 이해관계자를 그들의 의식시스템으로 각각 재해석함으로서 시스템 이론 안에서 이들의 관계와 작동을 파악하였다. 이를 통해 자생적으로 작동하는 장소브랜드 시스템 프레임워크를 도출하였다. 또한 시스템의 작동을 순차적으로 설명하면서, 소통을 촉진하기 위해 디자인이 조직화되어야 할 부분과 역할을 서술하였다.

결론 장소브랜드는 사회시스템으로, 디자인을 통해 소통을 활성화하여 자생적 작동을 이룰 수 있다. 그리고 결합에 활용되는 다양한 디자인 전문성을 조직화하여 시스템 디자인을 구축해야 한다. 장소브랜드 시스템 디자인은 자생적 소통을 통해 장소 고유성을 관찰하고, 장소의 이미지 개선과 장소의 기능 강화를 도모하여 장소발전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Keywords:
Place Brand, Social System Theory, Niklas Luhmann, System Design, 장소브랜드, 사회시스템이론, 니클라스 루만, 시스템 디자인.
pISSN: 1226-8046
eISSN: 2288-2987
Publisher: Korean Society of Design Science
Received: 26 Aug, 2017
Revised: 20 Sep, 2017
Accepted: 04 Oct, 2017
Printed: 30, Nov, 2017
Volume: 30 Issue: 4
Page: 109 ~ 121
DOI: https://doi.org/10.15187/adr.2017.11.30.4.109
Corresponding Author: Don Ryun Chang (godonch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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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ation : Yoon, J., & Chang, D. (2017). Place Brand System Framework and Role of Design Based on Luhmann’s Social System Theory. Archives of Design Research, 30(4), 109-121.

This manuscript is a part of condensed form of the first author's doctoral dissertation from Hongik University in 2017.

이 논문은 주저자 윤주현의 2017년 박사학위논문의 일부를 축약한 것임

1. 장소브랜드 연구의 필요성
1.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장소브랜드는 브랜드의 대상이 어떤 장소가 되는 것으로 오늘날 국가, 지역, 도시, 마을 단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장소는 세계화와 지방화가 동시에 일어나는 현대사회에서 경제적 혜택과 문화적 정체성을 함께 만들어야 하며, 이러한 접점에서 브랜딩은 장소에 양방향의 가치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경우 장소브랜딩은 투입하는 예산과 노력에 비해 장소의 인식을 향상시키거나 재구성하는 이상적인 결과에 다다르지 못한다. 특히 성과중심의 단기적 평가와 이해관계 조율의 어려움 등 여러 걸림돌을 마주하게 되기에, 장소브랜딩은 기대만큼 지역발전을 위한 동력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장소브랜딩이 그만큼 공동의 목표를 위해 소통하고 협력해야 하는 장기적이고 복합적인 소통과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소브랜딩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와 접근이 필수적이다.

장소브랜드를 구축하려면 정부 또는 지방정부가 중심이 되어 장소의 여러 전문적 역량들이 네트워크가 되고 협력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 중, 디자인 전문성은 장소브랜드 아이덴티티 디자인 뿐 아니라 각종 소통의 과정에서 주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디자인은 언어적, 시각적, 물리적 결과물 디자인 뿐 아니라, 연결되지 않은 관계들에서 창의적으로 숨은 맥락을 발견하거나 서비스, 참여의 과정을 다룰 수 있으며, 어떤 목적을 위해 이러한 여러 소통 활동들을 전략적으로 조직화하는 역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소브랜딩의 연구에서는 전체적 브랜드 구조 안에서 디자인 역량을 어떻게 조직화해야 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전 세계에서 빈번하게 일어나지만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운 장소브랜딩의 작동방식을 파악하고, 그 안에서 디자인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한 취지에서 출발하였다. 따라서 연구의 목적은 실제로 장소인식을 개선시키고 장소발전을 이루는 영향력 있는 장소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 장소브랜딩의 메커니즘을 파악하고 디자인의 전문성이 어떻게 조직화되어야 하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1. 2. 연구방법 및 도출 내용

본 연구에서는 장소브랜드를 사회문화적 관점으로 재해석하고 작동 원리를 파악하기 위해 니클라스 루만(Niklas Luhmann)의 사회시스템 이론(social system theory)을 도입하였다. 브랜드 개념을 사회시스템으로 파악하고 루만의 이론을 활용하는 연구들은 기슬러(Giesler, 2003), 루디크(Lüdicke, 2006), 거얼(Gur, 2012) 등에게서 나타난다. 오늘날 브랜드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관계 안에서 구성되는 문화적 의미이자 사회적 소통과정으로 확대되어(Heding, Knudtzen, & Bjerre, 2009; Merz, He, & Vargo, 2009) 사회적 유기시스템과 같이 진화하였다는 점(Iglesias, Ind, & Alfrado, 2013)이 브랜드 개념에 시스템 연구가 활용되어야 할 시대적 필요성을 말해준다. 이러한 선행연구를 통해 이론적 타당성을 확보하면서 연구자는 이를 장소브랜드에 접목하고자 한다. 특히 장소브랜드는 브랜드 대상이 사회적, 문화적 총체인 장소라는 점에서 더욱 긴요하다. 브랜드 뿐 아니라 대상이 되는 장소 역시 시스템으로 재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자는 이러한 이론적 연계성을 바탕으로 장소브랜드 시스템 프레임워크를 도출하고자 한다. 그리고 여기에 활용되는 디자인의 역할을 시스템 이론 안에서 정립하고자 한다. 이러한 질적연구방법은 수치로 접근하기 어려운 구조와 맥락, 특성을 파악하고자 하는 것으로, 사회 현상의 성질을 본질적, 심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Ryu, Jung, Kim, & Kim, 2012).

2. 장소브랜드 구성 요소와 관계성

장소브랜딩 관련 저널, Place branding and public diplomacy는 장소브랜딩을 간략히 브랜드 전략이나 마케팅 기술을 장소에 적용하는 활동으로 소개한다. 그러나 장소는 지리적 구획으로 된 공간성(spatiality)에 인간의 활동, 사건에 해당하는 사회성(sociality)이 긴밀하게 얽힌 개념으로(Dovey, 2010), 끊임없이 구성되며 변화된다. 따라서 장소는 브랜드 대상으로 다루기에 매우 복합적이며, 또한 공공의 것이라는 특성이 있다. 즉, 장소브랜드는 수많은 개인이 장소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며 얻는 모든 메시지와 인상들이 축적된 것이며, 그들이 장소에 대해 최종적 인식을 형성하는 과정(Gold, 2006)이다. 또한 장소를 나타내는 시각, 언어, 행동적 표현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속에 장소와 관련한 연상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Zenker & Braun, 2010)이다.

따라서 장소브랜딩은 어떤 리서치를 통해 단번에 도출되는 결과물이 아니다. 장소정체성이 모든 사람들을 통해 함께 만들어지는(co-produced) 개념인 것과 같이(Kerr & Oliver, 2015) 장소브랜딩은 장소의 의미를 함께 창조해 나가는(co-creation of meaning) 대화의 과정(a process of dialogue)이어야 한다(Kavaratzis & Hatch, 2013).

2. 1. 장소브랜드의 세 요소들

거버스와 고(Govers & Go, 2009)에 의하면 장소브랜드는 장소 맥락에서 도출되는 장소 정체성이 브랜드를 통해 거주민과 외부인들에게 장소 이미지로 소통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장소가 가진 문화와 이를 소개하는 브랜드, 그리고 수용자들이 인식하게 되는 이미지가 일치하도록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즉, 세 요소에 차이가 생기면 수용자들이 결국 장소에 대해 만족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고정적 균형을 강조하는 입장과 다르게, 카바라치스와 해치(Kavaratzis & Hatch, 2013)는 장소브랜딩이 결코 고정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해치와 슐츠(Hatch & Schultz, 2002; 2003)의 기업 정체성 다이나믹스 모델(the organizational identity dynamics model)을 응용하여, 장소브랜딩은 장소문화, 장소정체성, 장소이미지가 순환되면서 역동적으로 형성되는 과정 자체라 주장하였다(Figure 1 참조).


Figure 1 Dynamic flow of place branding (Kavaratzis & Hatch, 2013, p. 80)
2. 2. 장소브랜드 세 요소 관계에 대한 기호학적 접근

장소브랜딩은 장소라는 대상에 대한 기호 규정과 해석이기 때문에, 위의 세 요소는 퍼어스(Peirce, C. S.)의 대상(object), 표현체(representamen), 해석작용(interpretant)이라는 삼원적 관계로도(Liszka, 2010) 동일하게 파악될 수 있다. 여기에서 대상은 장소가 담고 있는 모든 것에, 표현체는 장소정체성이 축약된 상징적 표현들에 해당하며, 해석작용은 모든 이해관계자가 가지는 개인적, 공동체적 이미지 및 의미화에 해당한다(Figure 2 참조).


Figure 2 Structure of branding & semiotics

장소브랜드 아이덴티티는 퍼어스가 구분하였던 기호 유형 중, 아이콘(icon)이나 인덱스(index)와 달리 대상과 표현체 간 형태적 유사성 또는 인접성이 없이 사회 안에서 관습과 학습으로 규범화된 심볼(symbol), 즉 상징 기호들을 말한다(Jeon, 2005). 장소가 이미 장소명칭이나 특정 상징화 요소들을 통해 소통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브랜딩으로 상징적 소통을 추가하는 이유는 소통의 초점을 조정, 강화하거나 재정의해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상징들을 도와 브랜드가 상징기호로 자리 잡게 되는 것은 1차성과 2차성에 머물렀던 장소의 잠재적 의미들이 반복되면서 3차성으로 현재화, 규범화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장소브랜드는 사회적 기호작용으로, 의미들이 부가된 상징(connotative symbols)이자(Oswald, 2012), 복합적이면서 다차원적인 의미들의 구성체(complex multidimensional constructs)이다(Conejo & Wooliscroft, 2015).

2. 3. 장소브랜드에 시스템이론이 필요한 이유

장소브랜드는 브랜딩의 하위 개념이면서도, 대상이 장소이기 때문에 독특하게 제품, 서비스나 기업에 비해 사회적 공공성과 복합성을 안고 있다. 나아가 장소브랜드는 장소의 경제적 혜택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인본주의적 철학을 근간으로 두는 개념이 되어(Lee, Kim, & Kim, 2010) 장소에 내재된 의미와 가치를 소통해야 한다. 이는 일반적 브랜드 소통보다 장소브랜드 소통이 훨씬 많은 사회문화적 맥락과 인식들에 강력히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나타낸다.

본 연구는 사회시스템이론을 기반으로 브랜드 소통을 연구한 거얼(Gur, 2012) 및 연구자들의 시도를 확장하면서, 장소브랜딩이 가지는 독특한 지점인 장소라는 대상을 시스템으로 치환하고, 나아가 이해관계자 그룹 역시 시스템으로 치환하여 그 관계성을 파악고자 한다.

3. 루만의 사회시스템이론 도입
3. 1. 시스템의 개념과 사회시스템의 자생성

시스템(system)은 전체로 기능하기 위해 상호 영향을 주는 부분들의 모음이며, 필요한 요구에 대한 결과를 이루고자, 함께 그리고 독립적으로 작용하는 부분들의 총체이다(Choi, 2005). 그러나 1970년대 일반시스템이론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시스템은 전체와 부분이라는 폐쇄적 문제보다 시스템이 환경과의 관계에서 어떤 차이를 가지고 작동하는지, 즉 개방성을 함께 고려하게 되었다. 루만(Luhmann, 2014)에 따르면 세계는 시스템과 환경으로 구분되며, 규정된 부분이 시스템이라면, 상대적으로 규정되지 않은 나머지는 시스템에 대한 환경이다. 따라서 시스템은 곧 시스템과 환경이 무엇으로 구분되는가를 전제로 해야만 규정될 수 있는 상호의존적 관계에 놓여있다.

그러나 환경은 단순히 시스템의 잉여범주이거나 종속적, 비대칭적인 개념이 아니다(Luhmann, 2007). 환경은 시스템에 행위적 능력을 가할 수 없는 복합성이지만 오히려 시스템을 역동적으로 존재하게 하며, 시스템에 위협이 될 수도 있는 교란과 자극을 부여하고 시스템을 역동적으로 존속하도록 한다.

시스템은 이러한 환경과의 관계 안에서 자동생산적으로 성장하고 진화한다. 루만은 마투라나와 바렐라(Maturana & Varela, 1973)가 생물학에서 유기시스템의 작동을 설명하기 위해 제안한 아우토포이에시스(autopoiesis) 개념이 사회시스템에도 적용된다는 점을 설명하였다. 이는 자동생산성을 뜻하는 조합어로, 유기적 시스템은 순환적 조직이면서 자율성(autonomy)을 바탕으로 작동한다는 의미이다.

3. 2. 사회시스템의 소통작동 : 정보-통보-이해

이러한 자생적 사회시스템은 오직 소통(communication)으로만 이루어진다(Luhmann, 2014). 사회시스템의 기본 단위는 소통으로, 정보-통보-이해라는 세 단계를 거쳐 구성된다. 물론 소통을 위해서는 환경에 둘 이상의 의식시스템이 관여한다는 점을 전제로 해야 한다. 그리고 사회시스템은 시간성을 포함하여 소통의 결과가 후속 소통의 근거로 계속 재등장(re-entry)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먼저 사회시스템을 구성하는 소통의 첫 단계는 정보를 구성하는 것이다. 정보는 사회 안에서 다양한 가능성들 중에 어떤 차이가 활성화되어 현재적 지평으로 나타난 것들이다(Luhmann, 2014). 그러나 모든 정보가 그대로 두 번째 단계에 사용되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 통보의 내용은 정보에서 특정 부분이 선택되고 재구성된 것이며, 나아가 수용자가 어떻게 이해할지를 고려한 것일 수도 있다. 또한 통보 시기, 방법, 수준도 통보의 고려대상이 된다. 셋째, 이해 과정은 역시 통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며, 정보와 통보의 차이를 이해의 대상으로 해석하게 된다. 이러한 이해의 결과 후속 소통이 연쇄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사회시스템이 작동된다.

이러한 사회시스템의 소통은 지속되면서 의미를 형성한다. 즉 정보, 통보, 이해를 통해 다시 후속소통이 연결되는 자생적 소통 작동은 2.1과 2.2에서 설명한 기존의 장소브랜드 연구와 브랜드에 대한 기호학적 해석과도 동일한 삼원적 구조 안에 있다(Figure 3 참조).


Figure 3 Structure of system, branding, semiotics
4. 사회시스템으로 재해석한 장소, 브랜드, 이해관계자

종합하면 브랜딩 과정은 기호화 과정이면서도 하나의 시스템이라 볼 수 있다. 따라서 장소브랜드는 구분으로 경계 지어진 하나의 소통시스템으로, 이것의 환경에는 실제 장소와 이해관계자들이 존재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장소와 이해관계자의 개념도 역시 각각 무수한 기능적 사회시스템과 의식시스템으로 재해석하여 설명할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은 이론적으로 다시 삼원적 관계를 형성한다(Figure 4 참조).


Figure 4 Place brand system and its environment
4. 1. 장소 : 다맥락적 사회시스템

브랜딩의 대상이 되는 장소는 시스템의 개념으로 재해석될 수 있다. 장소(place)는 추상적이고 균질한 움직임의 영역인 공간(space)과 달리 머무를 때 가치와 의미가 나타나며 실존, 안전, 안정과 연결되는 개념이다(Tuan, 2007). 그러나 오늘날 장소는 더 이상 정태적이거나 독립된 대상이 아니며, 사회적 관계 네트워크로 구성되는 순간들이다(Massey, 1994). 이러한 구성주의적 장소성은 현대의 세계가 정치, 경제, 학문, 법, 예술, 스포츠 등 수많은 기능적 분화 시스템들로 구성되었다는 점과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국가, 도시, 마을과 같은 장소 단위는 고대 사회에서 내려온 분절적 분화 시스템에 해당한다. 요약하면, 현대사회는 분절적 분화시스템이 강조되었던 과거와 달리, 각 기능적 분화시스템이 서로를 환경으로 삼으며 다맥락적인 사회를 형성하고 있으며 어떠한 의미적 중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오늘날 장소는 수많은 기능적 분화 시스템들이 우선하는 세계사회 내에서 분절적 분화 시스템의 단위를 관찰할 때 파악할 수 있다. 결국 현대 장소들은 다중심적인 측면을 극복하고 한 장소로서 경계를 강화하면서 의미적 중심을 부여하기 위해 장소브랜드를 도입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4. 2. 브랜드 : 대상을 관찰하는 소통시스템

브랜딩 과정은 Figure 3과 같이 상징적 기호작용일 뿐 아니라 시스템이다. 이는 외부적으로 대상이 되는 다맥락적인 사회시스템(장소)을 관찰하며 여러 이해관계자의 의식시스템이 구조적으로 결합하여 작동하게 되는 소통 시스템(브랜드)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그리고 내부적으로는 장소의 고유성을 경계로 받아들인 정보, 통보, 이해의 연쇄적 작동이다.

이와 유사한 맥락으로 캐퍼러(Kapferer, 2009)는 브랜드를 유형적 대상에 무형적 가치를 부여하고, 그 가치가 다시 대상을 혁신시켜 유형적 부가가치를 높이는 순환을 하는 가치 생산 시스템이라고 언급하였다. 여기에서 브랜드는 핵심가치를 코드로 활용하여 소통한다(Kapferer, 2009). 결국 브랜드는 고유한 정체성을 품고, 변화할 수밖에 없는 대상에 일관성 있는 상징적 가치를 제공하여 영속적인 인식과 기억이 가능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중심이 되는 브랜드 정체성은 브랜드 대상, 활동, 소통과정 안에서 하나의 메시지를 소통하고자 구성된 공통 요소이다(Kapferer, 2009). 따라서 장소브랜드는 장소에서 고유한 가치를 발견하거나 장소에 특정 가치를 부여하여 인식과 기억을 강화하는 연쇄적 소통 작동이다.

4. 3. 이해관계자 : 개별적, 공동체적 의식 시스템

브랜드 소통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할 때 가능하다. 특히 장소브랜드를 위한 이해관계자들은 Figure 5와 같이 거주민, 방문자, 여러 조직들, 미디어로 구분할 수 있다(Beckmann & Zenker, 2012). 그러나 시스템 작동에 관여하는 것은 인간이 아니라 그들의 개별적, 공동체적 의식시스템이라고 재해석해야 한다. 즉, 사회시스템 소통을 위해 둘 이상의 의식시스템은 필수불가결한 매개적 환경이 되어야 하며, 일종의 필터와 같이 구조적으로 결합된다(Kneer & Nassehi, 2008). 의식시스템과 사회시스템은 두 시스템에 동일하게 역할 하는 언어, 문자, 매스미디어 등과 같은 매체들을 통해 연결된다. 특히 문자와 매스미디어는 시공간을 초월한 후속 소통을 일으키는 매체로 사용되기도 하며, 사회를 관찰하면서 사회의 공통의식을 형성하기도 한다(Berghaus, 2012).


Figure 5 Types of stakeholders of place branding (Beckmann & Zenker, 2012, p. 2)
5. 장소브랜드 시스템의 요소 선택, 결합을 촉진하는 디자인

시스템은 환경에서 필요한 것을 선택하고 요소로 결합(coupling)하여 자생적 시스템 작동을 수행한다(Luhmann, 2007). 즉, 시스템은 이원적 코드를 기반으로 하는 수용과 배제의 규칙을 따라 밖의 요소들을 선택하여 후속 소통의 재료로 결합한다. 이러한 과정으로 시스템은 환경과의 경계를 스스로 관찰, 재의미화하고 시스템 내 구조를 형성한다.

마찬가지로 장소브랜드는 역시 환경이 되는 장소의 여러 유무형 콘텐츠에서 장소의 고유성에 대한 내용을 선택, 결합하여 시스템 소통을 위한 요소로 활용한다. 또는 장소 내 다른 시스템인 경제, 교육, 예술, 스포츠 시스템과 구조적 결합(structural coupling)을 이루어 장소 고유성을 소통한다. 그리고 여기에서 디자인은 다양한 방식으로 요소의 결합 및 구조적 결합을 도와 소통을 강화할 수 있다.

5. 1. 결합에 사용되는 디자인

장소와 관련한 소통은 현대사회에서 정치, 경제, 교육, 예술, 도덕, 법 등 분야별 전문성이 강화된 기능적 분화시스템들에 비해 그 영향력이 미약하다. 즉, 분절적 분화시스템인 장소의 소통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환경에서 요소를 결합하여 브랜드 소통에 활용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며, 여기에 디자인의 전문성이 긴요하다. 디자인의 전문성은 대상을 시각화, 조형화하는 것을 넘어 시공간적 경험과 관계를 계획하고, 새로운 맥락을 발견하며 창의적 사고를 통해 사회, 경제, 환경적 문제를 소통하고 해결하는 일에서 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장소브랜드에서 사용되는 디자인의 종류는 매우 광범위하여 다양한 디자인 유형을 복합적으로 포함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디자인 전문성을 구체적으로 조직화하고 관리하는 것은 일견 방대하고 복잡할 수 있다.

여기에서 부캐넌(Buchanan, 1992; 1995)이 디자인 속성을 분류한 연구는 조직화에 도움이 된다. 부캐넌은 디자인을 1차, 2차, 3차, 4차 질서의 영역으로 구분하였다. 곧 1차 영역은 상징, 이미지와 같은 시각적 소통에 대한 디자인이며, 정보와 아이디어 및 주장의 소통을 다룬다. 2차 영역은 물적 대상을 구조화하는 것으로 도구, 제품, 공간 디자인을 말한다. 3차 영역은 사람들의 활동과 서비스, 프로세스 전략과 계획을 다루는 디자인으로 모든 연결성과 논리적 전개(connections and consequences)를 합리적이고 의미있게 만드는 디자인이다. 4차 영역의 디자인은 도시 설계, 시스템 엔지니어링과 같이 복합적인 조직이 목적과 가치를 위해 통합적으로 기능하도록 하는 시스템 디자인을 말한다. 곧 1차, 2차 영역의 디자인들은 독립적 대상을 창조하고 유형화하는 디자인이나, 3차, 4차 영역의 디자인들은 무형의 행위나 가치를 결정하고 평가하며 시공간적 환경 안에서 이들을 조직화하는 디자인이다. 즉, 더 많은 맥락을 포함하면서 통합적 사고를 필요로 하는 단계이다.

5. 2. 시스템 디자인

여기에서 4차 영역의 디자인(fourth-order design)인 시스템 디자인(system design)은 하나의 목적과 가치를 위해 낱낱의 요소들이 상충되지 않도록 같은 맥락 안에서 통합적으로 조직화하고 종합·구성하는 것을 말하며 그 맥락 안에 3차, 2차, 1차 질서의 디자인들을 포함한다. 그리고 이러한 시스템 디자인은 루만의 이론에서 시스템의 요소결합을 활성화하는 디자인 조직화로 표현할 수 있다. 즉, 시스템의 코드가 되는 핵심가치를 기준으로 삼아 디자인 활동들과 요소들을 통합하는 시스템 디자인이며, 결국 브랜드가 중심이 된 디자인 매니지먼트(design management)라고 할 수 있다.

사실상 시스템은 무질서한 환경에 어떤 차이가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사회적 소통이기에 소수의 의지만으로 시스템을 ‘디자인’할 수는 없다. 이는 여러 의식시스템들이 긍정적인 후속소통을 통해 연쇄적으로 관여해야 가능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시스템 디자인은 시스템을 발생시키고자 무엇이 구분이 될 지 정의하기 위해 소통하는 것과, 시스템 생성 후 자생적 작동을 위해 디자인 전문성을 조직화하고 실행하여 소통을 활성화하는 것, 두 단계로 풀어서 설명할 수 있다.

5. 3. 장소브랜드 시스템 소통을 촉진하는 디자인

디자인 전문성이 적용되는 방법을 사회적 변화의 원동력이 발생되는 기준을 따라 구분한다면(Manzini, 2014), 장소브랜드 시스템 소통을 활성화하는 디자인은 행정기관과 전문가들과 계획하고 수행하는 하향식 접근법(top-down)과, 지역주민들과의 커뮤니티를 통해 소통을 시작하는 상향식 접근법(bottom-up), 그리고 두 가지를 함께 활용하는 접근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 접근은 장소의 핵심 가치를 전문가들이 기획하고 지역 활동과 자원 활성화를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디자이너는 다양하고 전문적인 협력을 위해 메시지를 시각화하거나 필요한 공간 및 도구를 창의적으로 디자인하기도 하고, 이해관계자들의 활동을 통합하는 역할(designer as integrator)을 할 수 있다(Table 1 참조). 디자이너는 전문적으로 특수한 맥락들을 일반 사용자의 인식에 부합하도록 연결하여 왔으며, 이를 마케팅과 연계하며 변화를 주도하는 일에 전문성이 있기 때문이다(Cooper et al., 2000). 따라서 디자인 전문성은 시스템의 요소 선택과 결합, 또는 시스템 간의 구조적 결합을 위해 창의성을 발휘하고 협력을 도모하는 소통을 위해 사용된다.

Table 1
Design areas facilitating the coupling of place brand system

1차 영역의 디자인 2차 영역의 디자인 3차 영역의 디자인 4차 영역의 디자인
[하향식 (top down) 접근법] 디자인 전문가 주도
디자인 내용 소통 과정 및 결과를 위한 시각 디자인, 내부 프로세스 및 관리를 위한 정보디자인
(브랜드 아이덴티티, 정보 및 편집디자인, 영상, 광고, 및 디지털 매체의 디자인)
장소브랜드 소통과 협력에 필요한 제품, 공간, 전시디자인
(홍보물, 소통도구, 조형물, 협력을 위한 공간디자인, 전시 디자인)
각종 활동이 연계되는 온오프라인 소통 프로세스, 서비스, 경험디자인
(경연, 이벤트 기획, 온오프라인 참여 플랫폼, 이해 관계자들의 협력 과정 기획)
고유성을 중심으로 시스템 조직을 구조화하고 지휘, 모든 소통 요소들을 통합적, 효율적으로 연계
(통합적 브랜드·디자인 전략, 디자인 경영)
디자이너
역할 1
시각 디자이너 제품, 공간디자이너 디자인 전략기획자 서비스 디자이너 디자인경영자
디자인 전략기획자
visualizer & creator, interpreter of message & function, communicator integrator
[혼합적 접근법] 디자인 전문가와 일반인의 협력
디자인 내용 일반인을 인터뷰, 관찰하여 인식하는 생각과 소통 내용을 디자인에 반영
(contextual inquiry)
일반인을 인터뷰, 관찰하여 제품과 공간디자인 수행
(contextual inquiry)
일반인을 인터뷰, 관찰하여 서비스 및 프로세스 디자인 수행
(contextual inquiry)
전문가와 일반인이 함께 장소고유성에 대해 소통, 참여와 협력 시스템 조직, 활동들을 연계
[상향식(bottom up) 접근법] 일반인 주도
디자인 내용 일반인이 참여, 주도하여 상징, 이미지 디자인
(co-creation, codesign)
일반인이 참여, 주도하여 제품, 공간을 디자인 (co-creation, codesign) 일반인이 참여, 주도하여 서비스, 프로세스를 디자인 (co-creation, codesign) 일반인이 참여, 주도하여 비전 고유성에 대해 소통, 이를 실현하기 위해 자율적 프로젝트를 진행
디자이너
역할 2
맥락적 조사 및 참여디자인의 기획자, 촉진자, 동기유발자 참여디자인 통합자
planner, instigator, facilitator, trigger integrator
* 일반인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지칭하며, 필요에 따라 세분화되거나 선택되어야 함

두 번째 방법은 오늘날 디자인적 사고가 디자이너 고유의 것은 아니라는 점과(Cross, 1990), 일반인 또한 자신들의 경험을 통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주장에서 출발한다(Sanders & Stappers, 2008). 따라서 장소에 대한 공동체적 생각과 경험을 가진 거주민 등 이해관계자들이 장소 자원들을 창조적으로 활용하여 자율적으로 지역발전과 지역 문제 해결을 도모하는 방식이다. 여기에서 디자이너는 그들과 함께 비전을 구성하며 디자인 활동을 지원하고 아이디어를 공유, 수렴할 수 있다. 이는 오늘날 사용자들이 중심이 되어 보이지 않는 필요들을 발견하고 이해관계들을 조직화하는 공동창조(co-creation), 공동 디자인(co-design), 참여디자인(participatory design)과 같은 여러 디자인 방법론들을 포함한다. 여기에서 디자이너들은 일반인들이 주도할 수 있는 범주를 상당히 허용하면서도 창의성을 이끌어 내기 위해 그들의 특성을 파악하고 결과들의 맥락을 만들면서(Manzini, 2014) 디자인 활동의 촉진자(facilitator)이자 동기유발자(trigger)가 될 수 있다(Table 1 참조).

세 번째 방법인 혼합적 접근은 전문가, 행정가 등이 주도하면서 주민의 참여를 포함하는 방법으로, 위 두 방법의 단점을 보완하도록 구성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디자이너는 때로 창조적 전문가, 메시지 해석자, 통합자로 역할하고, 한편으로는 일반인들의 참여와 주장을 수용하면서 커뮤니티의 협업을 조정하고 이끌어 나가는 촉진자, 동기유발자로 기여할 수 있다.

Table 1은 장소브랜드 소통에 있어 활용될 수 있는 디자인 내용들과 디자이너의 역할에 대한 요약이다. 즉 디자이너들은 이와 같이 모든 영역의 디자인들에 직접 활동하거나 맥락적 조사 및 참여디자인, 공동창조 등의 활동을 기획, 지휘할 수 있다. 특히 4차 영역의 디자인은 이와 같은 활동을 핵심적 가치를 위해 조직화, 통합화하는 것을 일컫는다. 여기에는 창의적 사고 뿐 아니라 더 많은 맥락적 고찰, 전략과 기획력이 함께 필요하다. 모든 디자인의 유형과 수행자를 판단하고 연계, 지휘해야 한다는 점에서 시스템 디자인에는 다맥락적이고 통합적인 디자인 전문성이 필요하다.

6. 자생적 장소브랜드 시스템 디자인 프레임워크

4장의 Figure 4에서 정리한 바와 같이, 장소브랜드 시스템은 환경으로 장소와 이해관계자 시스템들을 두면서 삼원적 관계에 놓일 수 있다. 그리고 환경에서 장소를 상징할 수 있는 가능성들을 결합하여 브랜드 시스템 내의 요소로 삼아 자생적 소통을 연결해 나간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장소브랜드와 시스템에 대한 이론적 결합과 재해석을 통해 Figure 6과 같이 <장소브랜드 시스템 디자인 프레임워크>를 제안하였다.


Figure 6 Autopoietic place brand system framework
6. 1. 장소브랜드 시스템의 작동

시스템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간성을 포함하기에 그 작동과정을 순차적으로 서술하고자 한다(Table 2 참조). 첫째, 장소에 대한 소통으로 상징화된 브랜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하나의 구분이 필요하다. 그 준비는 장소에 규범화된 소통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시하는 것으로 시작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과거에 비해 변화하고 발전한 장소의 콘텐츠를 외부에 알려야 하는 필요성, 미래의 장소 발전 방향에 대한 협력 모색, 고유한 장소정체성을 강화할 필요, 장소가 주는 의미를 공유하면서 다양한 내부 의견을 이해하는 것 등은 장소에 대한 다양한 차이를 드러내면서 장소브랜드 시스템을 발생시킬 근거가 된다. 또한 장소브랜드 소통에 참여할 이해관계자들을 파악하고, 가능한 참여의 기준과 범주를 계획할 수 있다.

Table 2
The operation of place brand system framework

시스템 작동 내용
시스템 발생 1단계 : 필요성 고찰을 통해 소통을 준비
   장소에 대한 소통의 필요성을 공식화하고 소통 대상 파악
2단계 : 장소 고유성(시스템 경계) 정의
   장소 고유성에 대한 질문 구성, 확산, 수렴
  (결합/구조적 결합 A, B)
시스템의 자생적 작동 3단계 : 시스템의 자생적 작동 (결합/구조적 결합 A, B, C)
- 결합 A : 의식시스템과의 결합, 구조적 결합
- 결합 B : 장소의 기능적 분화시스템과의 결합, 구조적 결합
- 결합 C : 장소의 의식시스템과 기능적 분화시스템의 결합을 브랜드 시스템에서 활용하거나, 두 결합을 가능하게 하는 장을 마련 (디자인은 다양한 결합을 촉진시 키고 자생적 소통 작동을 지속하게 함)

둘째, 구분이 되는 질문을 던져 시스템 작동의 기준, 시스템 경계를 만들어야 한다. 루만에 의하면 구조보다 작동이 선행하는 것이기에, 시스템은 소통을 반복하면서 자생적으로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따라서 거주민, 사업가, 기관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위의 필요성에 기반하여 장소의 고유성에 대해 활발히 소통할 수 있다. 즉, ‘우리는 과거에 비해 어떻게 달라졌는가’, ‘우리 장소의 미래 모습을 설명하는 핵심어는 무엇이어야 하는가’, ‘우리 장소의 특성과 가치는 어떠한 것인가’, ‘이 장소는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와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한 정보, 통보, 이해의 과정이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후속소통이 반복되면서 사회적 의미가 구성된다.

셋째, 소통의 주제가 된 장소 고유성은 상징화된 언어와 구체적 시각 표현으로 재현되어 모든 소통을 집결하는 브랜드 연상 네트워크의 구심점이 된다. 그리고 디자인은 이러한 소통들을 도와 시스템 결합을 촉진시켜 후속 소통을 가능케 한다. 여기에서 나타나는 결합 또는 구조적 결합은 A, B, C의 형태로 나눌 수 있다.

6. 2. 장소브랜드 시스템의 결합 유형

디자인 전문성이 활용되는 결합 A, B, C는 다음과 같다(Figure 6, Table 2 참조). 결합 A는 장소브랜드 시스템과 이해관계자 의식시스템 사이의 결합 관계를 말한다. 즉, 장소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사람들이 생각하는 장소의 고유성을 모으는 소통이다. 또한, 장소브랜드로 상징화되고 재해석된 장소 고유성을 사람들에게 인식시키고자 확산하는 소통을 말한다. 한편, 결합 B는 장소를 설명하는 기능적, 분절적 분화시스템들과 장소브랜드 시스템이 어떻게 결합해야 하는지를 의미한다. 여기에서 장소브랜드는 장소 내의 여러 문화적, 지리적 콘텐츠를 선택하고 브랜드의 재료로 활용한다. 마지막으로 결합 C가 의미하는 것은 장소의 여러 기능적, 분절적 분화시스템과 이해관계자 의식시스템 간의 결합에 대한 장을 브랜드시스템이 지원하는 형태를 말한다. 따라서 장소 자체에 대한 인식과 소통들에 브랜드가 관여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브랜드 자체에 대한 직접적 소통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장소를 실제로 더 잘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디자인들을 지원함으로서 장소의 총체적 이미지를 높이면 그것이 곧 장소브랜드의 가치가 된다는 뜻이다.

본 연구는 장소브랜드를 사회시스템으로 재해석하여 자생적으로 작동하는 장소브랜드 시스템 디자인 프레임워크를 도출하였다. 또한 디자인 전문성이 환경의 가능성들을 요소로 결합하여 장소브랜드 시스템의 소통을 촉진시킨다는 것을 설명하였다. 소통에 활용되는 디자인 유형과 방법들을 조직화하는 것은 결국 시스템 디자인이며, 브랜드를 중심으로 하는 디자인경영이라고 할 수 있다. 정리하면, 장소브랜드는 소통 시스템으로, 다른 장소들과 구분되는 고유한 장소정체성을 이해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의미화하여 장소를 발전시키는 자생적 소통과정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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