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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thquake Relief Functional Design Guidelines for the Development of 72-hours Survival Kit
72시간용 생존용품 키트 개발을 위한 지진재해 구호 기능성 디자인 지침
  • Hosoong Lee : School of Design, Kyungsung University, Busan, Korea
  • 이 호숭 : 경성대학교 디자인학부, 부산, 대한민국

Background This study is aimed at identifying the key components of an essential earthquake survival kit as well as factors to consider in the design of disaster relief functions for each product to assure 72-hour survival, thereby coming up with rational selection criteria for consumers and key reference indicators that would be useful for the design.

Methods The authors have generalized the requirements for disaster prevention demands by grasping the main damage situation at the time of a disaster based on empirical grounds such as image samples that were extracted from the images, disaster records and other archival materials that have reported on earthquake damage. In addition, we also examined the reliability of the extracted samples by comparing them with the list of items in the survival kit proposed by authoritative institutions and classified them according to their given function.

Results The survival kit categorized as such was defined before deriving design guidelines for the disaster relief functions of essential items on the basis of 72-hour survival. The key characteristics of disaster relief function design for a survival kit finally derived from this study boiled down to nine keywords: portability,; durability,; reliability,; scalability,; usability,; material/surface,; universal design,; information transfer,; and physiology / hygiene.

Conclusions Design guidelines that were composed of a key checklist, disaster relief function design principles and keywords were derived by adding five key elements categorized according to their respective function (moist content / nutrition, health / sanitation, survival environment, relief requests, underage care) and a "bag" which is the key element for evacuation action.

Abstract, Translated

연구배경 잦은 지진으로 인한 국민적 불안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개인 차원의 생존용품 키트의 구매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지진재해 발생에 대비한 개인용 필수 생존용품의 구성내용을 파악하고, 각각의 용품에 대한 72시간 생존 유지를 위한 재해구호 기능성 측면의 디자인 고려요소를 도출하여,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기준과 디자인에 유용한 참조지표의 도출을 연구목적으로 한다.

연구방법 지진발생 피해에 대해 보고된 영상 및 재해기록물과 문헌자료 등에서 추출한 장면표본과 같은 경험적 근거를 통해 재해 시의 주요 피해 정황을 파악하여 방재 수요에 대해 요구사항을 일반화 하였다. 이와 함께 권위 있는 기관이 제시하는 생존용품 키트 목록과의 상호 비교를 통한 신뢰성을 검토하고 용품을 기능별로 분류하였다.

연구결과 또한 범주화된 생존용품 키트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구성내용에 대해 72시간 동안의 생존유지를 전제로 한 필수용품에 대해 재해구호 기능성 측면의 디자인 지침을 도출하였다. 본 연구에서 최종적으로 도출된 생존용품을 위한 재해구호 기능성 디자인의 중점 특성은 9개의 키워드(휴대성, 내구성, 신뢰성, 확장성, 사용성, 소재/표면, 유니버설디자인, 정보전달, 생리/위생)로 집약되었다.

결론 기능별로 범주화된 5가지(수분/영양공급, 건강/위생, 생존환경, 구호요청, 약자배려)와 피난행동을 위한 중요요소인 ‘가방’ 항목을 추가하여 각각에 대한 점검요소와 재해구호 기능성 디자인 원칙 및 키워드로 구성된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도출하였다.

Keywords:
Earthquakes Disaster, Disaster Relief Function, Survival Kit, Design Guidelines, 지진재해, 재해구호 기능성, 생존용품 키트, 디자인 가이드라인.
pISSN: 1226-8046
eISSN: 2288-2987
Publisher: Korean Society of Design Science
Received: 29 Nov, 2017
Revised: 13 Dec, 2017
Accepted: 15 Dec, 2017
Printed: 28 , Feb, 2018
Volume: 31 Issue: 1
Page: 81 ~ 93
DOI: https://doi.org/10.15187/adr.2018.02.31.1.81
Corresponding Author: Hosoong Lee (lhs@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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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ation: Lee, H. (2017). Earthquake Relief Functional Design Guidelines for the Development of 72-hours Survival Kit. Archives of Design Research, 31(1), 81-93.

This work was done by the '2017 Design infrastructure project' supported by the Ministry of Commerce, Industry and Energy, Korea.

각주
1) 미국 지질조사국(USGS: United States Geological Survey) 집계 기준, 전진 규모는 4.9Mw, 본진 규모는 5.4Mw
3) 2011. 3. 11. 발생 동일본대지진(9.0Mw)은 2차, 3차의 연쇄적인 재난으로 이어진 대표적인 재해로서 고밀도화된 현대사회에서 우려하는 전형적인 복합재해(hybrid disaster) 경향을 나타내었다. 그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거주형태와 도시 구조가 유사한 동일본대지진을 표본 연구사례로 삼고 있다.
1. 서론
1.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2016. 9. 12. 발생 경주지진은 1978년 지진 관측 이후 한반도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1)의 지진이었다. 그 이후에도 간헐적인 경주 및 포항 북부 지역의 지진 발생으로 향후 더 큰 지진의 발생 가능성을 제기하는 주장과 반대로 확률이 낮다는 각계의 주장이 대립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시민들의 추후 고강도 지진발생에 대한 우려 배경에는 재난경보체계의 불신, 내진설계 미적용 또는 노후건물 거주, 적절한 대피 시기와 방법에 대한 인지 미숙, 인근의 원자력 관련 시설의 안전성 등에 의해 불안감이 잠재된 상황이다. 이와 같은 지속된 지진발생으로 인한 불안감에서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스스로 안전을 챙기려는 사회현상으로 생존용품에 대한 구매와 관심이 이전과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예상치 못한 재해 발생으로 인해 각종 피해와 응급 상황이 전개되고, 본격적인 구조 활동이 개시되기까지 생사를 가르는 시간대인 ‘golden 72 hours’는 초동 긴급 대응시기에 해당되는 3일간의 중요성을 의미하는 용어이다. 인간의 생존에 대한 “3원칙(The rule of threes)2)”에 의하면 날씨, 기온, 환경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수분을 섭취하지 않고 3시간을 경과할 경우, 탈수증상으로 인한 사망에 이르게 된다는 논리이다.

본 연구는 지진재해 발생에 대비한 개인용 필수 생존용품의 구성내용을 파악하고 각각의 용품에 대한 72시간 생존 유지를 위한 재해구호 기능성(disaster relief functional) 측면에서 디자인 고려 요소를 도출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생존용품 키트 개발에 있어서 사용정황에 대한 이해와 재해구호를 위한 기능적 요구사항을 근거로 디자인에 유용한 참조지표 도출을 연구목적으로 하며, 나아가 개인별 생존용품 준비에 있어서 합리적인 선택기준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1. 2. 연구의 방법

지진진동으로 인한 파급현상과 지진피해 특성의 이론적 이해를 위한 문헌고찰과 과거 발생한 대규모 지진재해 사례3)에 대해 보고된 영상 및 재해 기록물과 문헌자료 등에서 추출한 장면표본(situational sampling) 같은 경험적 근거를 통해 재해 시의 주요 피해 정황을 파악함으로서 방재 수요에 대한 요구사항을 일반화 하였다. 이와 함께 개인용 생존용품 키트에 대한 국내외 정부 및 공공기관이 제시하는 목록과의 상호 비교를 통한 신뢰성을 검토하고 용품을 기능별로 분류 및 정의하였다. 또한 분류된 생존용품 키트의 구성 내용에 대해서는 72시간 동안의 생존유지를 전제로 한 필수용품을 재해구호(disaster relief) 기능성 측면에서 디자인의 가이드라인을 도출하고자 한다.

2. 지진의 특성 및 피해 현상에 대한 이해
2. 1. 지진 피해의 형태

지진이란 지각에 장시간 쌓인 에너지가 어떠한 이유로 인하여 갑자기 큰 에너지를 방출시키면서 그 충격으로 땅이 흔들리는 것이다. 지진진동으로 인해 도시와 건축물 등의 생활주변에서 나타는 주요 현상은 ‘움직임, 떨어짐, 넘어짐, 깨짐, 날아듦’과 같은 5가지로 분류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다양한 인적 물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Reo, 2016).

지진에 의한 피해는 크게 지반 진동에 의한 피해, 지표면의 단층 전단 파괴와 쓰나미로 나눌 수 있다. 지진진동에 의한 피해는 구조물의 붕괴, 산사태, 지반액상화, 지진화재 등으로 나타나며, 쓰나미는 대양의 해저에서 발생한 큰 지진으로 인한 지진 해일파가 해안에 가까워지면서 파고가 높아져 해안 및 저지대에 큰 피해를 유발한다(Lee, 2014). 지진에 의한 재난은 지진활동 중 발생하는 주택, 건물, 교량 등과 같은 구조물의 붕괴로 인한 인명피해 및 재산손실과 같은 직접적인 피해와 화재, 가스 및 유해물질의 유출, 교통, 통신두절로 인해 유발되는 2차적인 피해의 형태로 나타난다 (Cho, Lee, Song, Yoon & Yoon, 2006).

2. 2. 복합성 재해의 초기전개 특성

재해로 인한 피해지역 현상은 재해원인과 충격규모, 지리적 조건, 인구구성 등과 같은 다양한 조건에 따라 각기 상이하게 나타난다.

복합성 지진재해인 ‘동일본대지진’의 경우, 한파(寒波) 속에서 지진진동과 그에 따른 쓰나미로 인해 상하수도, 전기, 가스, 통신, 교통 등과 같이 일상생활 영위를 위해 필수적인 공공서비스의 중단으로 피해가 이어졌다. 그로 인한 대표적인 피해사례는 다음과 같다.

① 상하수도 문제: 지진진동으로 인한 피해가 컸던 일본의 동북 3개 현(Iwate, Miyagi, Hukusima-ken) 지역에서는 수도관 파손으로 인한 단수조치로 인해 생존에 필수적인 식수와 위생을 위한 생활용수 부족사태 외에도 하수 처리시설과 펌프시설의 가동중지, 1,000㎞에 걸친 배수관이 피해를 입었다. 소방 관계기관은 최소 3일 분량의 음료수를 평상 시 확보해둘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재해 시 정부나 구호단체에 의한 급수차가 3일 안에 반드시 도착한다는 전제에 의한 것이며, 이 경우에도 필요량의 물을 반드시 공급 가능하다는 것은 아니다(Lee, 2014). 상하수도 문제로 인한 구체적 피난생활 어려움 정황 사례로서 교통로가 확보된 대피소에 긴급 급수차가 도착하였으나 이재민들은 식수를 담기 위한 물통을 갖고 있지 않았다. 또한 하수처리 시설 피해로 인해 기능이 중단된 수세식화장실 대신 야외에 가설화장실이 이용되었다. 그러나 처리능력을 초과한 사용자수로 인해 대부분의 대피소 화장실이 사용불능이 되었다. 이로 인해 여성과 노약자에게는 시공간적, 위생적, 보안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큰 불편이 따랐다.

② 전기․가스 문제: 변압기 장비 손상이나 시설의 파괴 등으로 송전 및 배전 시설에 대한 피해가 광범위했다. 이로 인해 전기시설이 복구되기까지 난방시설, 조명, 각종 전기제품의 사용이 잠정 불가능하였다. 한파 속 쓰나미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은 저체온증, 야간의 실내조명과 외부에 설치된 가설화장실, 목욕시설 주변에서의 많은 보안 문제점이 발생하였다.

지진으로 인해 가스관이 파열되면서 폭파와 화재발생을 비롯하여 대표적 피해지역인 일본의 동북 3개 현을 중심으로 약 40만 가구가 가스공급 중단 피해를 입었다. 이로 인해 피해지역 내에서 식재료가 어렵게 입수되어도 대피소에서 밥 짓기가 불가능한 기간이 발생하였으며, 즉석식픔으로만 구성된 구호물자로 인해 이재민의 건강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③ 통신 문제: 동일본대지진은 가족들의 외출 시간인 14시 46분경에 발생하였다. 유무선 통신 시설이 손상된 상황에서 피폭을 피한 원거리 대피나 침수, 파손 등으로 귀가할 주택을 잃은 경우, 흩어진 가족의 생사에 대한 불안은 강한 통신욕구로 나타났다. 그 외, 후속재해, 수색작업, 구호물자 관련 재난방송 등 긴급 통신수요가 발생했다. 통신이 두절된 대피소에서 벽보를 통한 안부 게시와 긴급연락처 메모용 필기도구가 재해현장에서 사용되었다.

④ 교통 문제: 파손 건물의 잔해, 쓰나미로 인한 부유물, 도로와 교통시설의 파손으로 차량운행이 불가한 도로, 철도 시설의 파손 등으로 인해 피해지로 진출입하는 교통이 중단되었다. 이로 인해 귀가 교통수단 중단을 비롯하여 긴급환자 이송, 구호물자 차량의 접근을 위한 긴급 교통로 확보에 문제가 발생했다. 또한 피해지역에서 벗어나려는 차들이 동시에 몰려 정체된 도로에 쓰나미가 덮치면서 대량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대피 방법 역시 중요한 고려사항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3. 재해 대응 개인행동 및 지원체계
3. 1. 피난행동 프로세스 및 소지품 행태

인간은 ‘인지 판단 행동’의 정보처리 과정을 통해 긴급피난행동을 나타낸다. 그러나 재해와 같이 일상적으로 경험하지 못했던 위기상황에 직면하면 정확한 사태를 파악하는 데에 곤란을 겪고, 충동이나 주관적 견해에 따라 움직이는 등 잘못된 대응행동을 취할 수 있다. 재해 심리학자 키무라 레오(Reo K.)에 의하면 재해 발행 후의 생활재건과정(life recovery process) 중에서 재해발생 직후의 최소 10시간은 강한 충격으로 인해 자신이 직면한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이 어려워지고, 시야가 협소해지 때문에 심리패닉(psychological panic) 상태에 놓이며, 이 시기를 객관적 사리 분별이 어려운 ‘방향감각상실(disorientation)’ 시기로 구분하고 있다 (Reo, 2016). 또한 지진 발생 시 장소에 따른 행동요령은 다소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건축물 내부나 인근 장소의 경우 낙하물체로부터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우선 신체를 엄폐하고 진동이 멎으면 붕괴에 대비하여 즉시 안전한 장소로의 탈출을 행한다. 생존용품은 이와 같은 돌발 사태에 대비해 사전에 준비하여 반사적 대응행동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동일본대지진 당시 이재민 대피소 내부 정황은 피난행동의 긴급성과 피난용품의 사전 준비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예기치 않은 긴급대피 상황에서 종이상자, 비닐봉투, 패션가방, 플라스틱 용기 등 일상 공간 주변에서 바로 입수 가능한 수단을 이용해 긴급히 피난물품을 반출한 정황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필요용품을 충분히 담고, 기동성도 함께 고려한 가방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Figure 1 Evacuation Situation and Storage of Belongings
3. 2. 지정 대피소 및 구호서비스 체계

국민안전처(현, 행정안전부)는 경주지역 발생 지진을 계기로 전국에 ‘지진 옥외대피소(5532곳)’와 ‘지진 실내구호소(1536곳)’를 지정하여 재해 시 구호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지진 옥외대피소는 운동장과 공터 등 구조물 파손, 낙하로부터 안전한 외부장소이며, 지진 실내구호소는 주거지가 파손된 이재민을 위해 집단구호를 실시하는 시설이다. 구호서비스는 담요, 생수, 생리대 등 개별 구호물품의 구비와 사생활보호를 위한 칸막이 설치, 동절기 보온을 위한 텐트설치, 급식차량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NBN, 2016). 이러한 지정 조치는 유사 시 대피경로에 대한 혼란과 피해확산을 막기 위해 행정기관이 지정한 대피소로 긴급 피난하는 것을 전제로 발생지역 인근의 대피소를 사전에 지정한 것이다. 그러나 행정안전부의 국민재난안전포털에서 제공하는 지역별 대피소를 검색해보면 대부분 옥외대피소와 실내구호소가 동일한 장소이며, 대피소에 비축된 구호물자에 관한 구체적인 안내는 없는 상태이다.

재난과 관련된 서비스는 수요의 불확실성이라는 측면에서 불안정적으로 공급된다는 특징이 있으나, 대피소 비축 물자는 재난에 의해 피해를 받을 가능성이 있거나 또는 피해를 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정부가 비경쟁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공공재(public goods)의 성격을 지닌다(Kim, 2008). 따라서 대피소나 구호소 내의 구호물자 비축과 관리체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시민들의 안심생활 유지에 중요하다. 필요 구호서비스의 이용 가능성에 대한 신뢰부족은 무분별한 생존용품의 준비와 유통, 유사시 개별적 행동으로 인한 구호체계 혼란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4. 생존용품 키트의 구성
4. 1. 생존용품 키트의 정의와 필요성
4. 1. 1. 생존용품 키트의 정의

생존용품 키트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도움을 받을 수 없거나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 생존을 위해 필요한 물품을 담은 작은 상자(Cambridge dictionary: survival kit)”, “비상시 지참하고 나서는 최소한의 필수 물품을 담은 주머니(ウィキペディア: 防災非常袋)” 등이 있다. 국내에서는 재해구호법 본문과 시행규칙 안에서 ‘재해구호물자’와 ‘응급구호세트’가 혼용되고 있다. 또한 국민재난안전포털에서는 비상대비용품으로서 손에 들고 가야할 것으로 ‘비상용 백(go bag)’이라는 용어로 제시하고 있으며, 그 외, 언론과 관련 업계에서 각기 다른 용어를 혼용하고 있다.

4. 1. 2. 개인 및 가족 구성 특성에 따른 준비 필요성

지정 대피소로 무사히 피난행동을 마친 후 귀가가 곤란한 상황에는 관계 공무원의 안내로 지진 실내구호소로 이동하여 구호서비스를 제공 받게 된다. 그러나 재해 규모가 크고 재해로 인해 지역 행정기능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없는 상황에 처하면 방재 매뉴얼과 달리 계획된 구호서비스 제공이나, 지정된 구호소로의 피난이 곤란할 수도 있다. 또한 일시에 대량 이재민이 발생할 경우 비축물품의 조달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개인차원의 생필품 조달이 불가피해진다. 즉 피해지역에서는 평상시와 달리 생필품 입수를 위한 구매나 구호물자 공급이 잠정기간 불가능해 질 수 있으므로 사전에 준비된 생필품을 거주지로부터 지참하고 피난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난현장에서 피해주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Lee, 2008)에 의하면 구호용품에 대한 불만족 유형은 크게 ①신속하게 지급되지 않았다는 것, ②불필요한 물건이 지급되었다는 것, ③개인에게 필요한 물건을 구할 수 없었다는 것, ④자신의 취향에 맞지 않았다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불만족 내용 중 ②~④의 공통점은 불특정 다수의 이재민을 상정하여 행정기관이 사전 준비한 구호용품의 구성 특성 상 이재민 개개인에 맞춤식 대응에는 한계가 있음을 시사한다.

동일본대지진과 같이 고립지역이 산발적으로 발생된 대규모 재해의 경우, 통신체계와 교통로의 단절 등으로 인해 구호물품이 적시에 제공되지 못하여 개별생존 상황이 잠정 지속되었다. 또한 교통로가 확보되고 구호품이 도착하여도 파악된 대규모 대피소에 집중되거나, 실제 재해지역 수요와의 부조화(mismatching) 현상, 절대수량 부족 등과 같은 문제점이 다수 나타났다. 따라서 개인적 특성에 따른 필요물품에 대해서는 평상 시 사전준비의 필요성을 나타내고 있다.

4. 2. 생존용품 키트 구성 특징
4. 2. 1. 주요 기관 권고 생존용품 키트

각국 정부와 방재 관련 국제적 기관 및 전문 단체에서는 재해 시 인적피해의 경감을 위해 생존용품 키트의 권장 목록을 제시하고 있다. 각각의 용품은 재해원인, 대피장소, 개인특성 등에 따라 비상 시 생존을 위한 필요성과 도움 정도가 다를 수 있으나, 방재기술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의 대표적 기관, 그리고 국내 관련 법규인 재해구호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용품 목록은 다음과 같다.

Table 1
Federal Emergency Management Agency (FEMA)

• Water: one gallon of water per person per day for at least three days, for drinking and sanitation, • Food: at least a three-day supply of non-perishable food, • Battery-powered or hand crank radio and a NOAA Weather Radio with tone alert and extra batteries for both, • Flashlight and extra batteries, • First aid kit, • Whistle to signal for help, • Dust mask, to help filter contaminated air and plastic sheeting and duct tape to shelter-in-place, • Moist towelettes, garbage bags and plastic ties for personal sanitation, • Wrench or pliers to turn off utilities, • Can opener for food (if kit contains canned food), • Local maps

Table 2
The American National Red Cross

At a minimum, you should have the basic supplies listed below:
• Water: one gallon per person, per day (3-day supply for evacuation, 2-week supply for home), • Food: non-perishable, easy-to-prepare items (3-day supply for evacuation, 2-week supply for home), • Flashlight, • Battery-powered or hand-crank radio (NOAA Weather Radio, if possible), • Extra batteries
• First aid kit, • Medications (7-day supply) and medical items, • Multi-purpose tool
• Sanitation and personal hygiene items, • Copies of personal documents (medication list and pertinent medical information, proof of address, deed/lease to home, passports, birth certificates, insurance policies), • Cell phone with chargers, • Family and emergency contact information, • Extra cash, • Emergency blanket [Available on the Red Cross Store], • Map(s) of the area
Additional supplies to keep at home or in your survival kit based on the types of disasters common to your area:
whistle, N95 or surgical masks, matches, rain gear, towels, work gloves, tools/supplies for securing your home, extra clothing, hat and sturdy shoes, plastic sheeting, duct tape, scissors, household liquid bleach, entertainment items, blankets or sleeping bags

Table 3
Fire and Disaster Management Agency (FDMA)

귀중품
공중전화용 동전, 통장, 신용카드, 건강보험증, 운전면허증 등은 번호를 적은 메모나 복사본 준비 현금 10엔 동전, 예금통장, 인감, 보험증
면허증
피난용품
손전등은 가능하면 개인별 지참 권장 손전등, 휴대용 라디오, 예비 건전지, 헬멧/방재두건
생활용품
피난소 생활에 최소한의 필요한 물건. 아기와 고령자, 장애가 있는 경우를 고려하여 준비 두꺼운 장갑, 담요, 통조림오프너, 라이더/성냥, 칼, 간이용변기
구급용품
구급상자에는 반창고, 소독액, 기타 비타민 등 평소 섭취 보조식품도 가능 구급상자, 처방전 사본, 위장약, 변비약, 지병 약, 생리용품
비상식품
최저 3일분을 준비, 그대로 섭취 가능한 것이 편리 건빵, 통조림, 영양보조식품, 사탕/초콜릿, 음료수
의류
활동이 편한 것을 선택. 추운 계절에는 스웨터가 도움 내복/양말, 긴팔셔츠/긴바지, 방한용 재킷, 우비
기타
손난로

Table 4
Japan Red Cross Society

귀중품 현금(잔돈 포함/공중전화용 동전), 자동차, 자택 예비열쇠, 예비 안경, 소프트렌즈, 은행 계좌번호, 생명보험계약서번호, 건강보험증, 신분증명서(운전면허증, 여권 등), 인감, 모자건강수첩 등
정보수집 용품 휴대전화(충전기 포함), 휴대용라디오(예비 건전지 포함), 가족사진(이산가족 시 확인용), 긴급 시 가족, 친지, 지인의 연락처, 광역피난지도(포켓지도도 가능), 필기도구
식품류 비상식, 음료수
편리용품 헬멧/방재두건, 손전등(예비 건전지 포함), 호각/부저(소리 발신을 통해 고립장소 알림), 만능 나이프, 일회용 손난로, 마스크, 비닐봉지, 알루미늄 보온시트, 담요, 슬리퍼, 장갑, 성냥/라이터, 급수주머니, 우비, 장화, 레저시트, 간이용변기
청결/건강 용품 구급세트, 상비약, 지병 약, 수건, 화장지, 갈아입을 옷(내의 포함), 물티슈
기타 일회용기저귀(유아용, 고령자용 등), 생리용품, 분유, 우유병(아기에게 필요한 물건), 그 외 자신의 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
자신의 환경에 맞추어 필요한 물건을 준비할 것.

⑤ 한국 ‘재해구호법’

‘재해구호법 시행규칙 제3조(재해구호물자의 종류 및 확보)’에는 “‥최근 10년간의 지역별 재해발생상황 등을 고려하여 해당 관할지역의 재해에 대비할 수 있도록 비상식량․침구․의류 등 필요한 재해구호물자를 충분히 확보하여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동 규칙 5항의 재해구호물자의 종류 및 기준(개정 2016.12.12.)은 다음과 같다(국가법령정보센터).

Table 5
Disaster Relief Act. Korea


4. 2. 2. 생존용품 키트의 기능별 범주화의 정의

‘주요 기관 권고 생존용품 키트’에 대해 지진재해 시 72시간 생존을 위한 필수요건부터 지참 시 유용한 편의기능 순으로 배치하고, 이를 기능별로 범주화 하면 ‘생물학적 필수용품’ 및 ‘건강관리/개인위생’, ‘생존용 환경대응’, ‘신변안전/구호요청’을 기본으로, 개인적 심신 및 성적(gender) 특성에 따른 ‘개인특성/기타 용품’이 추가된 5가지로 분류된다. 또한 권고 목록에는 포함되어있지 않으나, ‘피난행동 프로세스 및 소지품 행태’에서 나타나듯 재난 환경에서 활동성이 좋은 가방과 신발도 중요 고려 품목이다.


Figure 2 Five Functional Categories of Survival Kit

기능별로 범주화된 5가지에 대한 의미의 속성에 대해 ‘Table 6’ 안의 전개과정과 같이 피난 이후의 재난상황 중 사용되거나 요구되는 생존용품의 맥락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Table 6
Define the Properties of Meaning


5. 생존용품 키트의 재해구호 기능성 디자인 지침
5. 1. 재해구호 기능성 디자인 키워드

지진 피해형태 및 생존용품의 기능별 범주에 따른 정의에 기반하여 생존용품 키트 디자인에 요구되는 재해구호 기능성 디자인 키워드 및 적용 사례는 다음과 같다.

Table 7
Keywords for Disaster Relief Functional Design

Keywords Disaster Relief Functional Application
휴대성
portability
• 대피행동의 긴급성과 기동성을 고려한 생존용품의 수납 용이성, 크기, 무게, 안정성 유지 등에 대한 기능
내구성
durability
•외부의 충격, 위해물질로부터 신체보호를 위한 견고성과 비일상적 재해 환경에서의 지속 사용성
확장성
scalability
• 한정된 자원과 물품 부족 환경에서 복합기능 수행과 필요에 의해 다른 용도로도 변용이 가능한 유연성
사용성
usability
•제약 조건이 많은 재해 환경에서 특별한 도구나 개조 없이 즉각적인 사용 및 재사용, 편의성
신뢰성
reliability
•공공서비스가 중단된 장기 재해 환경에서도 안심하고 사용 가능하고 고장이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
소재/표면
material/surface
•악천후, 재해 환경에서 신체 보호 및 구호 활동, 제품의 품질유지에 필요한 소재와 표면처리 기술
유니버설디자인
universal design
•여성과 노약자를 중심으로 한 재해 약자층의 고유 특성과 재해 환경에서 적응성
정보전달
information transfer
• 고립, 매몰, 소음, 악천후 등의 조난환경에서 색, 전파, 빛, 필담 등을 이용한 구호요청 및 정보전달 수단
생리/위생
physiology/hygiene
•응급처치 도구 및 구호방법, 의료품의 품질유지 안전성을 위한 개별 일회성 포장기술

5. 2. 생존용품 키트 디자인 가이드라인

생존용품 키트에 대한 기능별 5가지 범주와 휴대용 가방이 추가된 6가지 범주에 해당되는 필요 용품에 대한 디자인 고려사항을 제시하면 다음 Table 8과 같다. 또한 중복 기입된 재해구호 기능성 디자인 키워드는 각각의 용품에 있어서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사항임을 나타낸다.

Table 8
Summary of Disaster Relief Design Guideline


6. 결론 및 시사점

본 연구는 지진재해 발생 시 거주지의 파손과 공공서비스가 중단된 상황에서 자율적 생존 상황을 상정하여, 피난행동과 함께 생존을 가르는 기준이 되는 72시간 동안 개인이 지참해야 할 최소한 생존용품의 구성 내용과 재해 상황에서의 구호 기능적 디자인 요소에 대해 연구하였다.

재해의 경중에 따라 다양하게 나뉘는 현장에서 모든 이재민에게 충분한 재해구호서비스를 완전하게 제공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이다. 따라서 생존에 필수적인 도구와 함께 개인의 특성이 고려된 생존용품 준비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루어진 선행연구의 경향은 대중 재해구호서비스 및 지원체계에 대한 행정적 측면의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재해 상황에 있어서 용품의 구호 실효성에 대한 기능적 측면의 디자인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한 논리적인 접근 방식은 재해 사례와 같은 경험적 증거를 토대로 방재수요 발생 가능상황을 상정하여 고려요인을 일반화하고, 용품의 기능적 측면의 수용범위에 따른 방재 디자인 요구기능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 최종적으로 도출된 생존용품을 위한 재해구호 기능성 디자인의 중점 특성은 9개의 키워드(휴대성, 내구성, 신뢰성, 확장성, 사용성, 소재/표면, 유니버설디자인, 정보전달, 생리/위생)로 집약되었다.

시사점은 본 연구에서 표본이 된 생존용품을 포함하여 국내에서 유통되는 상품들에 있어서도 키트 구성의 대부분이 일상생활 용품을 비롯하여 아웃도어 용품, 여행용품과 같은 기존의 공산품 가운데 재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물품을 권고사항에 따라 선별 취합한 것이다. 이 중 캠핑 기능성을 갖춘 일부 아웃도어 용품을 제외한 일반 제품들은 개발 당시 방재 기능성을 의식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상생활용품을 비롯한 상품개발에 있어서 본 연구에서 제시된 재해구호 기능성 디자인 지침의 참조를 통해 생활방재 차원의 기능성 겸비 효과와 안전은 사회공익이라는 인식이 제품 개발자와 소비자 측에 자연스럽게 형성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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