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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 Analysis of Change in Korean Newspaper Advertisement Designs in the Time of Enlightenment(1876-1910)
개화기(1876-1910) 한국 신문광고 디자인의 변화 양상 연구
  • Christine Hyeyeon Chun : Department of Design, Sehan University, Dangjin, Korea
  • 전 혜연 : 세한대학교 디자인학과, 당진, 대한민국

Background The period of transition from the pre-modern era to the modern era, a time of enlightenment(1876-1910), is a crucial period because of how it can illustrate the process of the modernization of Korean traditional Korean visual culture and provide a glimpse of the prototypical Korean designs. In particular, in newspaper advertisements, elements such as the title, copy, images, and logo are combined on one page in a “layout” due to the characteristics of this medium. In the newspaper advertisements during this transitional period, it is possible to observe the processes of the birth and change of the early Korean visual design archetype.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amine the developmental process of early Korean visual designs by analyzing changes in design elements and layouts in the advertisements which appeared in Korean newspapers from 1876 to 1910.

Methods Among the newspaper advertisements published during the period, advertisements that show characteristic changes in typographies, image use, and layouts are selected and analyzed.

Results First, in the early days of this enlightenment period (1886-1898), most newspaper advertisements consisted of letters in an ancient book formats, and they used images and decorative patterns that were not directly associated with the products being advertised. In the middle of the period (1899-1906), advertisements began to use more complex images to illustrate specific product types. In addition, newspaper advertising used calligraphy for the headline in an effort to overcome the limitations of the typeface, lacking at the time, using it as a headline technique. With regard to the layout, more forms were observed than in the earlier period, such as combinations of horizontal and vertical writing, the layout of characters around an image, symmetrical layouts, the regular use of ancient books, the use of grids, and organic combinations of letters and images. In the advertisements found later in the period (1907-1910), the images became significantly larger than the text and more three-dimensional and realistic as well. In addition, more “multi-layered” textures were used with elements overlapping the ad and with the borders and decorative patterns becoming more complex and brilliant. Also at this time, a variety of lettering including more calligraphy appeared, and the use of typefaces broadened the range of changes in character spacing, line spacing, and character size. Layouts were developed from the early form and slowly emerged with the appropriate use of blanks, delicate symmetric layouts, multi-column grids, and oblique layouts that dynamically composed the ads.

Conclusions Throughout this period of change in newspaper advertisements, from the initial use of only some forms of traditional Korean visual culture, gradual changes can be noted, including the use of combinations of earlier forms to create new forms, and the acceptance of Japanese and western methods as well. Newspaper advertising design during this period was a place where tradition and modernity were literally transforming and coexisting, and this process continued until the time when the majority of advertisements adopted the Japanese style during the Japanese colonial period.

Abstract, Translated

연구배경 전근대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시기인 개화기는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시각 문화가 근대를 거쳐 현대화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한국 디자인의 원형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이다. 특히 개화기(1876-1910) 한국 신문광고는 개화기 초기부터 만들어졌으며 매체의 특성상 헤드라인, 카피, 광고 이미지, 로고 등의 다층적인 요소들이 하나의 화면에서 ‘레이아웃’으로 결합되는 특징을 지니기 때문에 초기 한국 시각디자인 원형의 탄생과 변화 과정을 살필 수 있는 주요 대상이다. 본 연구는 1876년부터 1910년 까지 개화기 한국 신문 광고에서 나타난 디자인 요소들과 레이아웃의 변화 양상을 초기, 중기, 후기로 나누어 분석하여 초기 한국 시각디자인 발달 과정의 단면을 살펴보고자 한다.

연구방법 개화기에 발행된 신문 광고들 중 타이포그래피와 이미지 사용, 레이아웃의 변화 양상에서 특징적인 단면을 보여주는 광고를 선택하여 분석한다.

연구결과 근대 초기의 신문 광고들을 분석한 결과, 첫째, 개화기 초기(1886-1898)신문 광고는 문자 위주로 고서 형식이 대부분이었으며, 단순한 장식 문양이나 상품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이미지를 사용하기도 하였다. 개화기 중기(1899-1906)의 광고에서는 구체적인 상품 형태를 보여주는 이미지 사용이 시작되었다. 또한 당시 부족한 활자체의 제약을 뛰어넘기 위해 서예와 헤드라인 기법을 사용하였다. 레이아웃에서는 가로쓰기와 세로쓰기의 혼용, 이미지 주변부를 문자가 둘러싸는 레이아웃, 대칭형 레이아웃, 고서 형식의 꾸준한 사용, 그리드의 등장, 문자와 이미지의 유기적인 결합 등 초기에 비해 보다 다양한 양식을 관찰할 수 있었다. 개화기 후기(1907-1910)의 광고에서는 이미지가 비중이 더욱 커지며 보다 사실적으로 묘사되었다. 서예를 비롯한 다양한 레터링이 등장하였고 활자체의 사용에서도 자간, 행간, 크기의 변화 폭이 넓어졌다. 레이아웃은 단순히 이미지 주변을 문자로 둘러싸거나, 마구잡이식으로 나열하는 초기의 형식에서 발전하여 여백, 섬세한 대칭 레이아웃, 다단 그리드, 화면을 역동적으로 구성하는 사선형 배치, '다층적 레이어'를 활용한 광고들이 등장했다.

결론 개화기 전체로 보았을 때 신문광고의 변화는 초기에는 전통 시각문화 일부 형식만을 사용하다 점차적으로 과거의, 일제의, 서양의 새로운 형식을 받아들이고 혼합하는 방식으로 변화했음을 알 수 있다. 개화기 시기의 신문 광고 디자인은 말 그대로 전통과 현대가 혼재되어 격변하는 한국 근대 시각문화 형성의 장이었으며 이는 추후 일제강점기에 대다수의 광고들이 일본풍으로 바뀌기 전까지 지속되었다.

Keywords:
The Time of Enlightenment, Modern Design, Newspaper Advertising Design, Modern Visual Culture, 개화기, 근대 디자인, 신문 광고 디자인, 근대 시각 문화.
pISSN: 1226-8046
eISSN: 2288-2987
Publisher: Korean Society of Design Science
Received: 29 Aug, 2017
Revised: 25 Oct, 2018
Accepted: 07 Nov, 2017
Printed: 28 , Feb, 2018
Volume: 31 Issue: 1
Page: 211 ~ 223
DOI: https://doi.org/10.15187/adr.2018.02.31.1.211
Corresponding Author: Chun Christine Hyeyeon (zne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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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ation: Chun, C. H. (2018). An Analysis of Change in Korean Newspaper Advertisement Designs in the Time of Enlightenment(1876-1910) . Archives of Design Research, 31(1), 211-223.

This paper was supported by the Sehan University Research Fund in 2018.

1. 서론
1. 1. 연구의배경 및 목적

전근대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시기인 개화기는 전통과 현대를 잇는 가교이자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시각 문화가 근대를 거쳐 현대화되는 과도기로 인식된다. 개화기에 탄생 혹은 발전한 사진, 신문, 서적, 인쇄 광고, 옥외 광고, 잡지, 엽서, 만화 등의 다양한 시각 매체는 근현대 한국 시각 문화의 원형을 보여준다. 개화기의 매체들 중 특히 신문광고는 초기 한국 시각디자인의 탄생과 변화 과정을 보다 잘 관찰할 수 있는 매체이다. 이는 신문광고가 개화기 동안 꾸준히 제작되어 다양한 표현 양식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으며, 매체의 특성상 타 시각매체에 비해 다양한 시각 요소들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즉 신문광고는 헤드라인, 카피, 일러스트, 사진, 로고 등의 다층적인 시각 요소들이 하나의 화면에서 ‘레이아웃’으로 결합되는 특징을 지니는데다가, 광고라는 매체의 특성상 다른 광고들과의 차별성을 위해 계속적으로 새로운 디자인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신문광고는 여타 시각 매체들에 비해 다양한 디자인 유형과 변화 양상을 살펴볼 수 있다. 즉, 개화기 신문광고는 초기 한국 시각 디자인의 발달 과정 연구를 위해 주요하게 분석되어야 할 대상임이 분명하다.

이러한 연구의 필요성 하에서 본 연구는 1876년부터 1910년 까지 개화기 한국 신문광고에서 나타난 디자인 요소들과 레이아웃의 변화 양상을 초기, 중기, 후기로 나누어 분석하고자 한다. 기존의 한국 역사학계와 광고사 관련 연구들 분석에 따르면 개화가 시작된 1876년을 근대의 시작으로, 1945년을 한국에서의 근대가 끝나는 시기로 보는 데 대체적인 학계의 동의가 존재한다. (신인섭, 김병희, 2007) 이러한 기준에 따르면 1910년까지의 개화기는 한국의 근대 초기라고 볼 수 있으며, 결국 본 연구는 전근대에서 근대로 넘어가던 시기인 근대 초기 시각 문화와 디자인 발달 과정의 단면을 신문광고 디자인 변화 양상 분석을 통해 살펴보는 연구라고 할 수 있다. 그간 개화기의 신문광고를 주요 소재로 한 연구는 동시대의 다른 인쇄 매체들에 비해 다양한 시각 요소와 레이아웃의 변화 양상을 살펴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부족한 실정이었다. 따라서 본 연구를 통해 초기 한국 시각 디자인과 신문광고 디자인의 형성 및 발전에 대한 역사적 지식 축적과 더불어 한국적 디자인 논의의 지평을 넓힐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1. 2. 연구 방법

개화기(1876-1910)에 게재된 신문광고들 중 이미지, 타이포그래피, 레이아웃의 변화 양상에서 특징적인 단면을 보여주는 광고를 선택하여 분석하였다. 광고물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광고물이 실린 신문은 개화기(1876-1910)에 한국에서 발행되었고 신문광고가 실린 모든 신문, 즉, 한성주보, 독립신문, 매일신문, 제국신문, 황성신문, 만세보, 대한매일신보다. 자료 수집 시 현실적으로 개화기에 발행된 신문광고의 전수 조사는 불가능했기 때문에 한국광고단체연합회(1996)에서 발행한 『한국 광고 100년 (상)』에 실린 1000여개의 광고 이미지를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하였다. 광고물의 언어에 있어서는 부분적으로나마 한국어가 들어간 광고와 초기 순 한문으로 이루어진 광고들 모두를 대상으로 하였다. 단, 모든 카피 내용이 일본어나 영어로만 표현된 광고는 시대 상황 상 한국 디자인의 특징이 상당수 제거되었다고 여겨 제외하였다. 또한 광고의 시의성, 역사성, 대중성 보다는 광고의 이미지, 타이포그래피, 레이아웃 측면에 있어서 디자인 원형이 되거나 새롭고 독창적인 표현을 보여준 광고를 선정하였다. 독창적인 광고 표현 및 디자인의 기준은 강미선(2011), 최길수(2015), 정가영(2013)의 광고 구성 요소 관련 선행 연구를 참고하여 본 연구에 적합한 기준으로 부분 수정하여 사용하였다. 이미지는 ‘일러스트’, ‘사진’, ‘브랜드 아이덴티티’, ‘장식 및 보더라인’ 의 세부 항목으로 나누어 분석하였고, 타이포그래피는 ‘헤드라인’, ‘보디카피’, ‘캡션’에서 사용된 활자의 종류나 서체의 형태와 기법 및 정렬 방식 등을,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모든 광고 표현 요소들로 종합적으로 화면을 구성하는 ‘레이아웃’을 논의하였다. 연구의 특성상 일정 시간 간격을 기준으로 신문 광고를 수집하는 일반적인 사회과학 연구의 방식으로는 디자인적인 특징을 보여주는 광고를 선정하기 어렵다고 여겨, 위와 같은 기준에서 시각 표현의 원형이 되거나 독창성을 보여주는 광고들을 연구자가 선정하여 분석하였다.

2. 이론적 배경
2. 1. 개화기 신문광고 디자인과 시대적 배경

개화기는 한국 근대 광고의 태동기로 한국 근대 광고의 원형들은 대부분 개화기 시절에 탄생했다. 신인섭(2009)은 1896–1910의 15년은 한국에서 광고가 정착된 시기로, 이 시기에는 ‘광고’라는 말, ‘광고가 어떤 것이며 왜 필요한가’에 대한 인식, 다양한 업종의 광고, 광고대행사의 등장, 광고 카피나 디자인에 대한 인식, 나아가서는 광고에 대한 비판 등이 나타났다고 보았다. 최초의 신문광고는 한성주보에 실렸던 독일의 무역회사인 세창양행의 광고(Figure 1)다. 세창양행의 광고는 이미지 없이 순한문의 문자로만 이루어져 있으며 세창양행에서 판매하는 물품에 대한 설명을 담고 있는 매우 단순한 형식으로 일반 기사와 시각적으로 거의 유사하다. 이후 신문광고는 이미지의 삽입, 타이포그래피와 레이아웃의 발전으로 점차적으로 시각적인 표현 영역을 넓히게 되었다. 개화기 신문광고 디자인에 영향을 끼친 요인들로는 신문사의 언어 사용 정책과 편집 방식, 당시의 활자 상황, 인쇄 기술, 전통 시각 문화 요인, 새로운 이미지 기법의 등장, 서구 시각 문화의 유입 등이 있다.

개화기 신문과 신문광고에서 사용했던 언어로는 한글, 한문, 일본어, 영어가 있다. 신문광고에 사용되는 언어 또한 대부분 신문사의 언어 정책을 그대로 따랐으며, 각 신문사별 언어정책은 다음과 같다.

Table 1
Language policy by enlightenment newspaper

신문명(존속년도) 언어 정책
한성주보(1886.1.25 - 1888.6.6) 국한문 혼용
독립신문(1896.4.7 - 1899.12.4) 국문·영문
매일신문(1898.4.9 - 1899.5.) 국한문 혼용
제국신문(1898.8.10 - 1910.8.2) 순한글
황성신문(1898.9.5 - 1910.8.28) 국한문 혼용
만세보(1906.6.17. - 1907.6.29.) 국한문 혼용
대한매일신보(1904.7.18. - 1910.8.28.) : 1910년 이후로는 ‘매일신보’로 이름을 바꾸어 1945년 11월까지 발행 국문·국한문·영문

또한 신문의 편집 체제상 동일한 광고라도 신문별로 단의 세로행 길이에 따라 행마다 글자 수에 차이를 주는 등 변화를 주기도 하였다. 개화기의 소설 광고를 분석한 배정상(2016)에 따르면 광고주가 하나의 광고 문구를 포함한 전체적인 틀을 디자인하여 제시하면 각 신문사에서는 원래의 시안을 최대한 따르면서도 각자의 언어 정책, 편집 체제와 조판 방식에 맞춰 약간씩 변화시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문광고에 쓰였던 서체 또한 대부분 해당 신문 기사를 조판하던 서체를 그대로 사용했다. 한글 서체 시대 구분에 따르면 개화기는 ‘새활자 시대’에 해당하며(안상수, 한재준, 이용제, 2009) 사용 가능한 활자체 종류는 대부분 해서체 위주로 매우 제한적이었다. 독립신문(1898~)은 최지혁체를 사용하였으며, 한성주보, 최초 순 한글 민간신문인 독립신문(1897)은 한성체를 사용하였다.(류현국, 2015) 이 시기에 납활자 주조 기술의 도입으로 작은 크기의 활자들이 개발되었으나(안상수, 한재준, 이용제, 2009) 문자의 크기 종류가 많지는 않았다. 따라서 당시의 신문광고들은 사용 가능한 서체가 부족하다는 현실의 제약 상황을 극복하고자 서예, 음각 형식의 헤드라인 기법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목판화는 조선 중기 이후 대중 교화용 저서에 삽화를 넣을 때 확산되었는데(조현신, 2013) 그 특유의 양식을 개화기 신문광고에 삽입된 삽화에서도 엿볼 수 있다.(장미경, 2005) 신문 광고에 사진을 사용하는 것도 개화기에 처음 시도되었다. 미국인 선교사 언더우드가 1897년 창간한 그리스도 신문은 광고는 아니지만 1901년 우리 신문 역사상 최초로 지면에 사진을 직접 인쇄하기도 하였다.(Presseum, 2004) 사진을 이용한 광고는 1909년 8월 18일자 대한민보에서 첫선을 보였다. 그러나 개화기 시기 신문 및 신문광고에서의 사진사용은 재정상의 영세성 등으로 말미암아 제한적이었으며, 1912년에 매일신보가 망판 인쇄 시설을 갖추면서부터 활발하게 전개되었다.(홍선표, 2005)

또한 개화기 이전까지의 한글은 기본적으로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사용했던 쓰기 방식인 ‘우종서’ 형식의 세로쓰기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개화기 전후를 거치며 서양 선교사들의 ‘이개어 사전’ 편찬과 함께 가로쓰기가 유입되었고, 개화사상에 의한 기능주의의 일환과 세로짜기를 ‘한자 혼용, 일제의 잔재’로 보는 시각으로 인해 점차적으로 가로쓰기가 자리 잡게 되었다.(구자은, 2012) 다국적의 언어 사용, 세로쓰기와 가로쓰기의 혼용 문화는 개화기 신문광고에도 영향을 끼쳤고 그 자체로 개화기 신문광고의 시각적 특성이 되었다. 서양의 문물을 짧은 시간 동안 압축적으로 받아들이며 전통과 신문물이 공존했던 구한말 시기의 특징을 초기 광고의 가로쓰기와 세로쓰기의 공존 상황에서도 볼 수 있는 것이다. 가로쓰기와 더불어 아르누보적인 장식 문양 또한 서구 스타일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조현신(2013)은 근대에 광범위하게 등장한 장식 문양을 빅토리아 시기의 그래픽 이미지를 규정지은 필립 멕스(1985)의 의견을 인용하며 그 당시 유럽이나 구미에서 유행하던 영국의 빅토리아 양식과 연관 지어 볼 수 있다고 해석하였다. 당시 장식 문양에서 부분 개체의 시각적인 원형은 전통 문양과 서구의 아르누보 스타일의 경향이 모두 보인다. 장식 문양은 신문광고에 앞서 1800년대 중후반에 발행된 기독교, 천주교 서적이나 사전 등의 책 표지에서부터 나타난다.

2. 2. 신문 인쇄광고 디자인의 구성 요소

선행 연구들은 신문 인쇄광고 디자인의 구성 요소를 크게 조형적 요소와 내용적 요소로 구분한다. 강미선(2011)은 신문광고의 조형적 요소를 그림, 삽화, 디자인, 만화, 사진으로, 내용적 요소는 헤드라인과 바디카피(본문)로 구분하였다. 최길수(2015) 또한 신문 인쇄광고의 구성요소를 크게 조형적 요소와 내용적 요소로 구분하였으며 하위 항목을 보다 세분화하였다. 그는 조형적 요소를 광고의 회화적인 부분을 총칭하는 의미의 일러스트레이션, 브랜드 또는 트레이드 마크, 코퍼리트 심볼 또는 로고타입, 디자인의 일부를 다른 부분으로부터 구분하거나 강조하기 위해서 쓰이는 외곽선인 보더라인 의 네 가지로, 내용적 요소는 헤드라인, 보디카피, 슬로건, 캡션의 네 가지로 세분하였다. 정가영(2013) 또한 최길수(2015)와 동일하게 구분하며, 신문광고의 구성요소를 크게 보았을 때 타이포그래피, 비주얼, 레이아웃으로 종합하여 볼 수 있다고 하였다. 위의 선행 연구들을 참고하여 본 연구에서는 분석을 위한 틀로써 개화기 신문 인쇄 광고의 구성 요소를 다음과 같이 구분하였다.

Table 2
Components of newspaper advertisements

구분 하위 항목 내용
조형적 요소
(이미지)
일러스트 손그림, 삽화, 목판화, 다이어그램 등
사진 초상 사진, 풍경 사진 등
브랜드 아이덴티티 심볼, C.I, 로고타입 등
장식 문양·보더라인 장식 문양, 구두점, 괘선, 보더라인
내용적 요소
(문자)
헤드라인 본문 카피보다 큰 서체로 전체 내용을 함축적으로 전달함(강미선, 2011)
보디카피 제품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함
캡션 사진 또는 일러스트레이션에 본문과는 별도로 붙이는 짧은 설명문. 캡션이 그대로 보디카피가 되는 경우, 상품 각 부분의 설명 사용방법 등을 그림과 더불어 나타내는 것 등이 포함됨 (최길수, 2015)
레이아웃 사진, 일러스트레이션, 헤드라인, 바디카피, 장식문양, 브랜드 로고 등 광고의 모든 구성요소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따라 제한된 공간 안에 종합적으로 배열하는 것

3. 개화기 신문광고 디자인 분석

개화기 신문광고는 세창양행의 광고가 탄생한 1886년부터 일제 강점기 시작 전의 1910년까지의 기간 동안 발행된 신문광고들이다. 연구자는 신문광고 디자인의 발전 및 변화 정도에 따라 개화기 신문광고를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개화기 초기(1886-1898)는 신문광고 탄생 이후부터 신문광고에 구체적인 상품 이미지가 등장하기 이전까지의 시기이다. 개화기 초기의 광고들은 문자만을 사용한 본문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거나 회사 상품이나 브랜드 이미지와 상관없는 단순한 이미지나 문양 등을 사용하였다. 개화기 중기(1899-1906)는 신문광고에 구체적인 상품 이미지가 등장하며 헤드라인 기법, 가로쓰기가 등장하며 이로 인해 본문 형식의 단순한 레이아웃을 탈피한 새로운 레이아웃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마지막으로 후기(1907-1910) 광고에서는 문자에 비해 이미지의 중요도와 사이즈가 크게 늘어나며, 이미지의 완성도가 높아지고, 보다 다양한 레이아웃들이 보이며, 초기의 형식에서 상당 부분 탈피하게 된다.

3. 1. 개화기 초기(1886-1898)

개화기 초기 신문광고들은 문자와 줄글 위주였으며, 1896년부터는 단순한 장식 문양이나 테두리, 선, 또는 상품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일차원적이고 단순한 목판 일러스트들도 제한적으로 등장한다. 이미지 없이 줄글위주의 광고가 대다수를 이루는 상황에서 초기의 개화기 광고는 전통적인 ‘고서'의 판식과 유사한 Figure 1의 광고들과 같은 디자인이었다.


Figure 1 advertisements of Sechang and binjeon(1886, Hansungjubo), an example of ancient books in Joseon period

최초의 근대적 신문광고인 세창양행 광고(1886.2, 한성주보)나 빈전상점 광고(1886.6, 한성주보)는 이미지 없이 한문 위주의 우종서 세로쓰기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Figure 1) 서체의 크기나 종류, 굵기 등은 모두 동일하고 단지 정보의 종류에 따라 블록 형식으로 내용이 구분되어 있다. 우종서의 줄글 방식을 포함하여 내용 별로 세로축 시작점의 높낮이가 다른 것은 고서에서 제목(권수제), 세부내용, 날짜, 저자를 세로 시작점 줄을 바꾸어 한 두 글자씩 높거나 낮게 구분하던 방식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된다. 결과적으로 개화기 초기의 신문광고는 개화기 이전부터 일반적으로 사용하던 전통적인 ’문서‘ 서식인 고서의 형식과 시각적으로 거의 흡사한 모습을 보여준다.


Figure 2 advertisements of the first issue of Dokripsinmun(1896), advertisements of Sechang(1897)

1896년 독립신문 창간호 광고면에 실린 광고들은 1886년 한성주보에 실렸던 광고들과 유사하지만 몇 가지 변화가 보여진다.(Figure 2 좌측) '한영사전' 광고처럼 광고를 굵은 테두리로 둘러싸는 광곽(변란)을 이용한 방식을 포함하여 기본적인 고서 형식은 유지되고 있지만, 회사명이나 상품명으로 기능하는 각 광고의 표제들은 일반 문안의 활자보다 큰 활자를 사용하는 ‘헤드라인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박혜진, 2009) ‘가메야회샤', ‘주지회샤' 의 광고는 단순하지만 장식 문양을 사용하였으며 영문 광고는 가로쓰기 형식으로 만들어진 것을 볼 수 있다.

1897년 독립신문에 실린 세창양행의 광고에는 장수를 상징하는 학과 거북의 도안이 등장하는데 이는 신문광고 최초로 일러스트레이션이 사용된 사례이다. 광고의 도안은 상품과 상관없는 전통 도안 이미지이고, 광고의 레이아웃은 체계적으로 이미지와 문자를 배치하는 계획된 레이아웃이 아닌 그림 단락과 글 단락이 위 아래로 나뉘는 초보적인 방식이지만 문자로만 이루어진 전형적인 고서 형태에서 벗어났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또한 개화기 이전부터 문장부호의 일종으로 사용되던 권표(○)가 비슷한 기능을 유지하며 중요한 내용을 구분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원해연(2009)에 따르면 개화기 신문에서 객관적인 논조를 표방하는 신문 본문에서는 구두점이나 문장부호가 제한되었지만, 신문 광고에서는 감정을 담거나 중요한 내용의 구분이 필요할 때 권표를 포함한 전통적인 문장부호를 사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헤드라인 기법, 장식문양과 일러스트레이션의 등장, 문장부호의 적극적인 사용은 대다수의 당시 광고들이 고서 형식과 유사한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다른 광고들과 차별성을 부여하고자 한 초기의 노력으로 판단된다.

3. 2. 개화기 중기(1899-1906)

Figure 3 Bleanch advertisement of BM & CO (Hwangseongsinmun, 1899.11)

Figure 3은 최초 신문 전면광고로 1899년 11월에 황성신문에 실렸던 뿌르너못든사 소다 광고이다. 위의 광고에서 눈에 띄는 두 가지는 직선과 함께 균등하게 4개의 단을 나누고, 상단부에 상표 이미지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나누어진 단에 따라 각기 다른 내용을 헤드라인과 함께 구성하여 레이아웃과 내용 배치가 적절하게 결합하였다. 가장 윗단의 초승달 밑에는 “대영국 뿌루너 못든 각종 순 소다 제조회사"라는 회사명을 초승달과 “BM & CO”로 만들어진 로고와 함께 기입하며 기업의 성격을 명확히 정의하고 있다. 초승달의 로고 옆에는 ‘용'의 도안을 대칭 구도로 배치했다. 대칭적인 용 도안은 자사 제품의 판매처인 “대한, 일본, 청국"에게 동양적인 친근함을 유도하고 나아가 자사 제품의 권위와 우수성을 부각하고자 한 전략으로 보인다.

Figure 4의 히이로 담배 광고를 살펴보자. 상품의 구체적인 일러스트가 등장하였고 화면상에서 이미지가 차지하는 크기도 개화기 초기에 비해 현격하게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메인 일러스트와 더불어 사용된 ‘복수' 인장 이미지 또한 주목할 만하다. 전통적으로 인장이 진품을 상징하는 신뢰의 이미지로 사용되었다는 점과, ‘복수'라는 단어를 택한 점으로 미루어 자사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신뢰를 함축하여 소비자에게 전달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인장과 서양 담배 일러스트가 함께 사용된 점은 전통과 근대, 동서양의 문화가 혼재된 당대의 상황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Figure 4에 촌정형제상회의 양담배 광고는 화면의 상단부와 하단부에 가로쓰기, 가운데정렬 방식으로 문자를 채워 넣어 가로 방향으로 화면을 사용한 반면, 화면의 중앙은 세로로 3단을 나누어 사용한 점이 특징적이다. 전체적으로는 가로축, 세로축 모두 대칭적인 구도를 사용하였다고 볼 수 있다.


Figure 4 Hero advertisement(Dokripsinmun, 1899.7), western cigarette advertisement (Hwangseongsinmun, 1900.4), (Jeguksinmun, 1902.4)

세광고 모두 가로쓰기와 세로쓰기를 병행하고 국한문을 혼용하여 사용한 점도 눈에 띈다. 이는 광고의 레이아웃에도 영향을 끼쳤다. 위 광고들은 이미지의 가장자리를 따라 가로변에는 가로쓰기를, 세로변에는 세로쓰기 방식을 사용하여 모서리와 테두리의 변을 따라 화면에서 문자를 보다 촘촘히 배치할 수 있었다. 가로쓰기와 세로쓰기는 문자가 포함하고 있는 정보의 내용과 성격을 구별하는 방법이 되기도 했다. 예컨대 히이로 광고에서 헤드라인의 역할을 하는 ‘상품명’을 가로쓰기로 배열하여 시각적으로 차별화를 꾀한 반면, 구체적인 상품 설명(보디 카피) 등은 일반적인 세로쓰기를 유지한 것이 그것이다. 또한 위 광고들은 국한문을 혼용하고, 하나의 정보 단락에서 각기 다른 크기의 문자와 자간·행간을 사용했다. 서체 상으로는 한자와 한글 모두 기본 활자체를 사용했고 각 문자 별로 1-2가지 크기의 활자를 볼 수 있다. 즉 사용되는 활자체의 경우의 수가 많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구분되는 문자의 단락에서 각기 다른 크기와 자간, 행간을 사용함으로써 시각적으로 리듬감 있는 변화를 보인다. 크기나 간격의 문제뿐만 아니라 한자와 한글의 형태 차이나 네모틀 안에서 차지하는 밀도의 차이는 특유의 리듬감을 더욱 강화한다.


Figure 5 Ha-ah-ro advertisement (Hwangseongsinmun, 1900.12)

황성신문(1900.12)에 실렸던 하아로 광고는 상품명의 사이즈를 키워 주목성을 높였다.(Figure 5) 이미지를 사용하지 않은 광고이지만 문자의 시각성을 극대화하며 여타 고서 형식의 광고들과 차별점을 자아낸다. 상품명인 ‘하아로'는 글자의 생김새나 다양한 활자 크기를 보유하지 않았던 당시의 상황으로 미루어 볼 때 붓글씨로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박혜진, 2009) 전체적인 레이아웃은 비대칭 구도에 확대된 ‘하아로' 문자가 화면의 ‘주’ 요소로 작용하고 작은 크기의 세부 내용들이 ‘부'로서 ‘주'를 수식하고 있다. ‘부'에 해당하는 문자들은 문자 단락 시작점, 국한문 혼용, 폰트의 사이즈, 문자 간격 등을 통해 화면상에서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미지의 비중은 늘리고 문자의 비중과 크기는 줄이는 광고들이 많아졌다. Figure 6의 광고들은 개화기 중기 신문광고에서 이미지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문자의 기능이 축소되는 동시에 이미지와 문자가 구분되기 보다는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사용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1905년 1월 황성신문에 실린 대흑옥상점 광고는 우산, 모자, 안경 등 상점에서 판매하는 여러 제품의 이미지를 화면에 동등한 크기로 자유롭게 나열하는 방식으로 광고를 만들었다. 다양한 물건의 자유로운 배열 자체가 잡화 상품점의 물건 배치나 분위기를 연상시킨다. 이때 상품명 캡션은 상품 이미지의 하단부에 함께 배치되었다. 문자와 이미지를 하나의 덩어리로 묶어서 사용하는 것은 개화기 초기 신문광고들의 주요 레이아웃이 문자 부분은 한데 모아 줄글이나 문단 형태로 배치했던 것임을 감안했을 때, 텍스트 덩어리를 해체하여 이미지와의 유기적인 결합을 추구한 것으로 사료된다.


Figure 6 Daehukoksangjeom advertisement(Hwangseongsinmun, 1905.1), Moneylender advertisement (Hwangseongsinmun, 1903.5), Law firm advertisement(Mansebo, 1906.7)

Figure 6의 일본인 대금업자 광고(황성신문, 1903)나 개천광제 법률사무소 광고(만세보, 1906)는 이미지와 문자가 보다 직접적으로 결합된 경우이다. 이미지 안에 문자가 사용된 예시로 이전의 담배 광고들을 떠올릴 수 있지만, 해당 광고들은 상품의 실제 패키지에 문자(상품명)가 있었던 경우로 위의 광고들과는 접근법이 구분된다. 황성신문에 실린 일본인 대금업자의 대금업 광고(1903.5)는 ‘엽전' 형태 안에 광고 문자를 원형에 맞추어 회전하여 배치함으로써 엽전의 형태를 해치지 않고 정보를 전달한다. 개천광제 법률사무소 광고 또한 ’법‘이라는 문자를 깃발에 넣었다.

3. 3. 개화기 후기(1907-1910)

개화기 초기 신문광고가 일러스트나 사진보다는 문자로만 이루어진 카피에 의존하는 다소 원시적인 형식이었다면 후기 광고는 이미지 사용은 물론 문자만을 사용한 광고에서도 다양한 레이아웃과 기법으로 새로운 형식들이 무더기로 등장한다. 개화기 말기 광고 가운데 가장 다양한 그림을 활용한 광고는 수입 담배 광고로, 담배 광고의 계보를 훑는 것만으로도 개화기 광고에서 이미지의 발전과 레이아웃의 다변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Figure 7 Goldfish advertisement(Mansebo, 1907.4), Goldenbat advertisement(Hwangseongsinmun, 1908.5), Lily advertisement(Hwangseongsinmun, 1907.7)

1907년과 1908년에 걸쳐 게재된 수입 담배 광고들(Figure 7)은 개화기 말기 신문 광고 이미지의 특성을 보여준다. 골드피시 광고(만세보, 1907)는 사선으로 기울어진 사물 배치로 기존 광고들의 수직 수평 배치를 벗어났으며, 이미지끼리 겹치면서 공간감을 만들어내는 다층적 레이어와 공간감이 사용되었고, 긴 글의 설명형을 벗어난 가로쓰기 방식의 주요 헤드라인만을 사용한 점이 돋보인다. 특히 '물고기-수면-후면이 부각된 상품 이미지-전면이 부각된 상품 이미지'가 점층적으로 쌓여있는 ‘다층적 레이어'를 통해 화면에 입체감과 공간감을 부여한 시도는 높이 평가 받을 만 하다. 초기 개화기 신문 광고의 이미지는 단순한 장식 문양, 투박한 묘사, 수직 수평의 방향성, 공간감과 현실감 부족의 특징을 지니는데 골드피시의 광고에서는 초기의 양상에서 발전하여 이미지에 현실감과 생동감을 부여한 것이다. 골든배트 광고(황성신문, 1908)와 리리이 광고(황성신문, 1907)에서는 아르누보 양식의 장식용 테두리 이미지를 사용한 점이 특징적이다. 테두리는 장식용이긴 하지만 상품의 소재인 ’박쥐‘와 ’백합‘을 사용함으로써 의미 없는 장식 문양이나 특수 문자를 사용한 경우와는 구별된다. 골든배트(bat)와 리리이(Lily)라는 상품명의 브랜드 이미지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박쥐와 백합 형태를 차용함으로써 소비자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보다 부각시킨 것이다. 세 광고 모두에서 볼 수 있는 공통적인 특징은 첫째, 이미지가 화면에서 확실하게 ‘주'로 자리하고 문자는 최소한의 텍스트만 사용하면서 ‘부'로써 다룬 점, 둘째, 사선과 곡선을 이용한 다양한 방향성을 통해 수직 수평의 단조로운 구성을 뛰어넘은 것, 셋째, 가로쓰기를 통해 보다 근대적인 이미지를 추구했다는 점이다.


Figure 8 Palbodan advertisement(Hwangseongsinmun, 1910.7), Chiaksan advertisement(Hwangseongsinmun, 1908.10)

Figure 9 Hanyang firm advertisement(Hwangseongsinmun, 1910.7), Jaesaengdangyakbang advertisement(Daehanmaeilshinbo, 1910.6)

개화기 후기의 광고는 타이포그래피 영역에서도 초기에 비해 현격한 발전 양상을 보인다. Figure 8의 팔보단 광고나 치악산 광고는 현판 형식을 사용하여 광고의 주목성을 높이고 있다. 팔보단 광고와 Figure 9의 재생당약방 광고는 서예를 활용하여 한약 특유의 동양적인 이미지를 더하면서 인쇄용 활자체가 부족했던 당시의 제약을 극복한다. 한편 치악산 광고의 ‘치악산’ 레터링은 당시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매우 독특한 모양인데, ‘고딕체’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이전이었기 때문에 시기적으로도 주목할 만하다. 당시로서는 굵고 독특한 기하학적인 형태의 ‘치악산’의 획과 흑색의 바탕은 화면에서 또렷한 대비를 만들어내며 신문 독자들에게 강한 호소력을 지녔을 것이다.


Figure 10 Raranbooinjeon advertisement(Daehanmaeilshinbo, 1907.9), Hanmiheungup advertisement(1909.3)

개화기 후기 신문광고에서는 장식문양을 사용하는 방식도 많은 발전을 보인다. 장식문양은 과거에는 권표와 유사하게 문장의 시작점에서 강조 표시로 사용되거나 전체 형태의 테두리를 두르거나 하는 정도였지만, 후기에는 Figure 10의 광고들에서 보듯이 장식문양을 사용하여 화면에서 또 다른 형태를 만들어내고 영역을 적극적으로 구분하는 등의 사용 방식도 등장한다. Figure 10의 라란부인전 광고는 장식문양을 반복하여 십자가 형태를 만들어 주요한 내용을 강조하고 있다. 장식 문양 자체도 다양해지고 섬세해졌음을 볼 수 있다. Figure 10의 한미흥업사의 광고에서는 ‘電報(전보)’의 각 문자 주변을 장식 문양으로 둘러 강조하였고, 카피의 문자 또한 대칭적인 사선으로 배치하여 장식성과 시각적인 흥미를 자아낸다.

후기에는 또한 다양한 레이아웃들이 등장했다. 우선 대칭 형식 레이아웃들이 더욱 정교해졌다. 가로쓰기와 세로쓰기를 혼용하거나 화면의 요소들을 좌우대칭 혹은 상하대칭으로 배열하는 ‘대칭 레이아웃’ 또는 ‘둘러싸기 방식’ 등은 개화기 초기부터 일제 강점기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사용되는 방식이었다. 초기의 ‘대칭 레이아웃’은 Figure 4와 같이 화면에서 한 두 개의 요소만 대칭되는 단순한 방식이 주였다면 후기에는 Figure 10, 11의 예시와 같이 보다 많은 요소들이 다차원적으로 대칭되는 방식들이 사용된다. Figure 10의 한미흥업회사 광고는 가운데의 장식선을 중심으로 좌우의 글씨들과 장식문양, 현판 형식의 테두리가 대칭적으로 배열되어 있는데 화면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본문은 대각선 방향으로 대칭되며 우아하고 정돈된 분위기를 자아낸다. Figure 11의 옥호서림 광고는 완전한 좌우대칭은 아니지만 대칭에 유사한 일러스트레이션과 캡션 배열을 보여준다. 여러 개의 사물을 그리드에 맞추어 배열하는 방식은 현대의 상품 전단지나 쇼핑몰 웹페이지 등에서 전형적으로 볼 수 있는데, 개화기 말기에는 아직 현대 시각디자인 작업들만큼 완벽하게 정돈된 그리드를 사용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나름대로 좌우 대칭 방식을 이용해 최대한 화면 내에서 서로 다른 다양한 요소들을 정돈하고자 한 흔적이 보인다.


Figure 11 Okhoseorim advertisement(Daehanmaeilshinbo, 1909.7), Japanese dye advertisement(Mansebo, 1907.6)

Figure 11의 룡표염색약 광고 또한 레이아웃 측면에서 상하좌우가 통일되며 안정감 있게 구성된 동시에 일러스트와 대사의 변화로 재미난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 광고는 말풍선 기법으로 이미지(인물)와 카피를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있다. 어머니로 보이는 위의 여성은 ‘물감이 빗도 곱고 물들이기도 쉬운 상등 물감’이라 말하고, 며느리나 딸로 보이는 아래의 여성은 ‘물감이 빨아도 빠지지 않는 좋은 물감’이라고 받아치듯이 말한다. 카피의 내용이나 말풍선 기법을 통해 텍스트가 시각화되는 방식이 부자연스럽거나 억지스럽지 않게 이미지와 결합해 전체적으로 조화로운 화면을 구성하고 독자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전반적으로 군더더기 없이 필요한 요소들만으로 깔끔하게 구성된 점 또한 눈에 띈다.

4. 결론 및 제언

본 연구에서 분석한 개화기 신문광고의 디자인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Table 3
Analyzing the change of the design in newspaper advertisements

시기 광고 표현 디자인 특징
초기
(1886-1898)
이미지 • 이미지 없이 문자로만 이루어진 광고가 대부분
• 학, 거북이, 태극 문양 같이 광고 내용과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 목판화의 전통 문양 삽화가 1897년경 등장, 광고에서 이미지의 크기나 비중은 아직 크지 않았음
• 권표(○) 등 문장부호를 이용한 강조 표시로 사용하거나 단순한 장식문양이 등장함
문자 • 카피보다 조금 큰 활자체를 사용하는 방식의 헤드라인 기법 등장
레이아웃 • 우종서의 세로쓰기, 단순한 광곽(테두리)를 이용한 광고 구분, 내용에 따라 세로 시작점의 높낮이를 다르게 하는 등 전통적인 고서 형식과 시각적으로 거의 유사하였음
• 이미지가 포함되는 광고의 경우 이미지 부분(상단)과 문자 부분(하단)으로 단순하게 화면을 나눔
중기
(1899-1906)
이미지 • 구체적인 상품 형태나 브랜드 이미지를 보여주는 삽화들이 사용되었으며 광고 화면에서 이미지의 비중 자체가 초기에 비해 커지며 이미지 위주의 광고가 늘어남
문자 • 당시 부족했던 활자체의 제약을 뛰어넘기 위해 헤드라인이나 상품명에 서예를 활용하는 등 헤드라인 기법의 발전
• 국한문 혼용 등 다양한 언어의 혼용과 내용별 자간, 행간, 서체 크기 변화를 통해 화면에 리듬감을 부여하는 방식 보임
레이아웃 • 제목과 내용, 혹은 이미지 영역과 문자 영역 처럼 2개의 단락으로 구분되는 단순한 레이아웃이 아닌 4단 나누기, 다단 그리드 사용 방식이 등장함
• 화면에서 문자 덩어리와 이미지 덩어리를 구분해서 배치하는 방식을 넘어 각각의 이미지와 이미지 설명 캡션을 결합해서 나열하거나 이미지의 형태에 맞춰서 문자를 배열하는 레이아웃들이 등장함
• 가로쓰기와 세로쓰기가 혼용되었으며 이에 따라 이미지 주변부나 화면의 둘레를 문자가 둘러싸는 레이아웃이 등장하였으며 내용에 따라 가로쓰기와 세로쓰기를 구분지어 사용하기도 함
후기
(1907-1910)
이미지 • 광고 화면에서 이미지가 ‘주’ 요소로 부각되고 문자의 비중이 확실하게 작아지는 경향을 보임
• 일러스트가 보다 입체적이고 사실적으로 그려짐
• 만화 기법의 등장
• 광고에서 사진사용 시작
• 단순히 화면 주변을 사각형으로 두르거나 문장 강조 기호로 사용되는 것을 넘어 장식 문양을 십자가 등 새로운 모양으로 배열하거나 헤드라인만을 따로 구분하여 강조하는 등 사용 방법이 늘어남
• 테두리, 장식 문양은 더욱 다양해지고 화려해졌으며, 아르누보 양식의 테두리도 보임
문자 • 서예 기법이 더욱 활발하게 사용됨
• 고딕체의 레터링이 등장함
• 활자체의 사용에서 자간과 행간, 문자 크기의 변화 폭이 넓어짐
레이아웃 • 사물을 중첩해서 그리거나 공간감을 보여주는 ‘다층적인 레이어’가 등장함
• 여백을 적절하게 활용하거나, 섬세한 대칭 레이아웃을 사용하거나, 다단 그리드를 사용하거나, 화면을 역동적으로 구성하는 사선형 배치를 활용하는 레이아웃들 등장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초기 신문광고는 줄글 형식의 세로쓰기로 전통적인 고서와 유사한 형태로 제작되었으며 제한적으로 사용된 이미지나 장식 문구 또한 전통 시각문화의 부산물과 연관성이 높았다. 그러나 광고라는 매체의 특성상 독자의 눈에 띄어야 했기 때문에 곧 광고지면에 들어가는 일러스트레이션, 헤드라인, 본문, 로고 등 지면 위의 모든 요소들과 이들을 한데 묶는 레이아웃에 있어 끊임없이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내고자 노력한 흔적이 나타나게 된다. 보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문자로만 이루어진 문서 형식의 광고에서 이미지 위주의 광고로 변한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심지어 개화기 후기에는 문자로만 이루어지는 광고들에서도 서체의 종류, 크기, 자간, 행간의 변화와 다양한 레이아웃의 사용으로 문자의 시각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이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개화기를 거치며 인쇄 광고에서 받아들인 표현 방식들에는 서예 기법, 현판 음각 형식, 전통 문양 및 도안, 문장 부호의 응용 등 전통에서 차용한 요소들도 있었지만, 가로쓰기의 도입, 아르누보 형식의 문양, 외국 광고 일러스트레이션 삽입 등 외부에서 도입된 부분들 또한 다수 존재했다. 결국 개화기 전체로 보았을 때 신문광고의 변화는 초기에는 전통 시각문화 일부 형식만을 사용하다 점차적으로 과거의, 일제의, 서양의 새로운 형식을 받아들이고 혼합하는 방식으로 변화했음을 알 수 있다. 개화기 시기의 신문 광고 디자인은 말 그대로 전통과 현대가 혼재되어 격변하는 한국 근대 시각문화 형성의 장이었으며 이는 추후 일제강점기에 대다수의 광고들이 일본풍으로 바뀌기 전까지 지속되었다. 본 연구가 제안한 개화기 신문광고 디자인 분석은 한국 시각 디자인을 아우르는 한국 시각 문화 발달 과정 연구와 연관되며 추후 한국 시각 디자인 역사 연구 논의의 지평을 넓힐 것이다. 후속 연구에서는 전통 시각문화와의 구체적인 연관성, 동시대의 동아시아 혹은 서구 시각문화와의 비교 연구, 개화기 이후의 발전 과정 등을 논의하여 본 연구에서 다루지 못했던 점들을 보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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