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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디자인사전의 편찬 유형과 대상 영역에 대한 이론적 고찰
Types and Scopes of Compilation of Korean Design Dictionaries
  • Eunyoung Kim : Major in Visual Communication Design, Department of Design and Crafts, Hongik University, Seoul, Korea
  • 김 은영 : 홍익대학교 디자인공예학과 시각디자인 전공, 서울, 대한민국
  • Byunghak Ahn : Department of Visual Communication Design, Hongik University, Seoul, Korea
  • 안 병학 :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서울, 대한민국

연구배경 이 연구는 현 시대에도 디자인사전이라는 매체의 가치가 여전히 유효하며, 향후 출판될 한국 디자인사전의 신뢰성과 유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전 제작에 앞서 편찬 목적에 따른 사전의 세부 유형과 대상 영역을 명확히 설정해야 함을 주장하는 데 목적을 둔다.

연구방법 문헌연구방법과 사례연구방법으로 진행하였다. 사전편찬학 이론을 바탕으로 사전으로서 디자인사전의 갈래와 기본 요건을 살폈다. 다음으로 해외에서 출간된 디자인사전들을 비교 분석하여 편찬 목적에 따른 세부 유형을 도출했다.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한국에서 출간된 디자인사전의 상호 영향 관계를 분석한 뒤 분석 대상 사전의 표제어를 종합 분석하였다.

연구결과 이를 통해 디자인사전은 백과사전이자 부문사전이며, 편찬 목적에 따라 네 가지 세부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음을 밝혔다. 또한 현재까지 출간된 모든 한국 디자인사전은 다분야전문어사전류로서 각 편찬자가 현장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한 저마다의 다양한 연관 분야의 용어와 지식을 종합적으로 수록하는 데 충실하였음을 밝혔다.

결론 한국 디자인사전은 지금껏 시대의 필요에 따라 다분야전문어사전류라는 하나의 유형만이 꾸준히 출판되었다. 이 연구가 이후 디자인용어의 정비와 디자인지식의 체계화를 목적으로 하는 다양한 유형의 디자인사전 편찬과 이와 관련된 후속 연구의 토대가 되길 바란다.

Abstract, Translated

Background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develop an argument that the value of the medium of a design dictionary in the present era is still valid and that the type and the scope are to be clearly set up according to the purpose of the compilation prior to the production in order to enhance the reliability and usefulness of Korean design dictionaries that are to be published in the future.

Methods The study began with a literature review and case studies. Segments and fundamental requirements of a design dictionary as a dictionary based on lexicography were examined. Furthermore, a comparative analysis of design dictionaries that were published abroad was conducted and the types according to purposes for the compilation were drawn. Also, influential interrelations among the Korean design dictionaries that were published until today were analyzed and a comprehensive analysis of entries of the analyzed dictionaries was conducted.

Results This study revealed that design dictionaries are segmental as well as encyclopedic and that they can be classified into four types according to their purposes of compilation. Additionally, it was found that all Korean design dictionaries that were published until today have focused as a ‘Polytechnical dictionary’ on comprehensively containing terminology and knowledge from various related fields in which each compiler judged necessary on the spot.

Conclusions For Korean design dictionaries, only one type called a ‘Polytechnical dictionary’ has been published in accordance with the need of the era. I hope that this study will be the foundation of the compilation of design dictionaries with various types that aim at arranging design terminology and systematizing design knowledge as well as the follow-up research related to it.

Keywords:
Design dictionary, Lexicography, Design terminology, Design knowledge, 디자인사전, 사전편찬학, 디자인용어, 디자인지식.
pISSN: 1226-8046
eISSN: 2288-2987
Publisher: 한국디자인학회Publisher: Korean Society of Design Science
Received: 10 Jun, 2019
Revised: 15 Jul, 2019
Accepted: 29 Jul, 2019
Printed: 31, Aug, 2019
Volume: 32 Issue: 3
Page: 155 ~ 165
DOI: https://doi.org/10.15187/adr.2019.08.32.3.155
Corresponding Author: Byunghak Ahn (ahn.his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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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ation: Kim, E., & Ahn, B. (2019). Types and Scopes of Compilation of Korean Design Dictionaries. Archives of Design Research, 32(3), 155-165.

Copyright :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educational and non-commercial use,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1. 서론

모든 사물이 정보를 생산하고 어디에나 접속하여 정보를 송수신할 수 있는 시대, 큐레이션된 정보량마저도 방대하여 “큐레이션의 큐레이션”이 필요한 시대이다. 정보를 파악하는 속도보다 정보가 변화하는 속도가 더 빠른 이 시대에 ‘사전’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할까.

국가나 비영리 연구기관이 관리하는 언어사전을 제외하면 대다수 사전은 이미 오래 전부터 갱신되지 못한 채 빛 바랜 상태로 멈춰있다. 사람들은 원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 종이사전을 뒤적이지 않으며 즉각 인터넷에 접속하여 포털과 위키를 검색한다. 지금의 인터넷은 검색 창을 통해 전 세계에서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정보를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그 자체로 거대한 디지털 사전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참조라는 대표적 기능을 잃어버린 사전은 이제 생명주기의 막바지에 온 듯 보인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간과하고 있는 것은 사전의 교육적 기능이다. 사전은 단편적으로 대상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 그 대상을 둘러싼 총체적 정보를 사용자에게 전달한다. 언어사전은 단어 자체와 그 쓰임을 설명함으로써 해당 언어의 특징과 사용 규범을 제시하며, 백과사전은 개별 단어들이 지칭하는 대상을 설명함으로써 사용자의 지식 확장을 도모한다. 인터넷 검색은 참조의 편의성이 극대화된 형태로 검색자가 즉각적이고 손쉽게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하지만, 관점이 일관되지 않은 파편화된 정보를 제공한다는 한계를 가진다. 사전편찬자의 주도로 참조와 교육이라는 두 가지 기능을 모두 추구하는 전통적 사전과 달리, 인터넷에서는 검색된 정보를 하나의 맥으로 연결하여 체계를 세우거나 기존 지식을 확장하는 일이 온전히 검색자의 몫으로 남는다. 정보의 양이 늘어날수록 그 부담은 실로 상당하다. 그리하여 사전의 교육적 기능은 검색 만능 시대이자 정보 과잉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더불어 이는 오늘날의 사전이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본질이기도 하다.

전문사전으로서 디자인사전이라는 매체 역시 이와 동일한 맥락에서 존재의 의미를 갖는다. 특히 디자인은 여러 분야와 협력하며 시대흐름에 빠르게 반응하는 분야이기에 지식이 파편화되기 쉬우나, 사전 발간을 통해 이러한 어려움을 상당 부분 보완할 수 있다.

그러나 사전은 이름만으로 사전으로서의 가치를 증명하지 못한다. 사전은 단행본이나 교재와는 그 무게가 다르다. 사전의 무게는 신뢰할 만한 편찬 과정에서 비롯되며 이러한 신뢰는 사전의 권위와 직결된다. 전문적인 사전편찬자가 부재한 비언어학 분야에서는 사전편찬이라는 일의 특수성을 간과한 채 체계적인 기획 없이 곧바로 사전 제작, 예를 들면 표제어 선정을 시작하곤 한다. 부문사전에서 편찬 목적을 수립하고 그에 따라 대상 영역을 한정하는 일은 곧 사전의 규모를 결정하는 일이며 표제어의 선정 범위를 설정하는 일이다. 디자인 분야의 경우 실제 영역과 지식 영역의 경계가 아직 명확히 규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특히 이 과정에 편찬자 혹은 집필자의 독단이 개입할 소지가 크다. 이는 결과적으로 전문사전의 효용성과 신뢰도를 떨어뜨린다.

연구자는 향후 출판될 한국 디자인사전의 신뢰성과 유용성을 높이기 위해 사전의 초기 기획 단계, 즉 편찬 목적에 따라 사전의 세부 유형과 대상 영역을 명확하게 설정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주장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사전이라는 매체로서 디자인사전의 갈래와 기본 요건을 살폈다. 3장에서는 해외에서 출간된 디자인사전들의 편찬 목적과 표제어 성격을 살펴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정리했다. 4장에서는 한국에서 현재까지 출간된 종합 디자인사전을 목록화하고 영향 관계를 살핀 뒤 분석 대상 사전의 전체 표제어를 범주화하여 한국 디자인사전의 편찬 유형과 사전에서 다루고 있는 실질적인 대상 영역을 밝혔다. 더불어 위의 분석을 통해 기존 한국 디자인사전의 역할과 한계를 되짚고 앞으로의 한국 디자인사전은 이 한계를 딛고 편찬되어야 함을 주장하였다.

2. 사전의 유형과 사전으로서 디자인사전의 갈래
2. 1. 언어사전과 백과사전

모든 사전은 전통적으로 언어사전과 백과사전으로 나뉘며 둘 사이의 주요한 차이는 어떤 성격의 정보를 다루는가에 있다. 언어사전은 주로 어휘에 대한 언어적 정보를 다루지만 백과사전은 대상에 대한 언어 외적인 정보들을 다룬다.

언어사전은 단어들에 대한 참고서로서 그것은 언어에 대한 책이다. 반면에 백과사전은 언어에 대한 책이 아니라, 실제 세계에 대한 책이다(Jackson 2002:21).
전통적으로 언어사전은 단어와 그 사용을, 백과사전은 단어들에 의해 지칭되는 대상, 현상, 과정들을 설명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언어에 대한 정보를 얻고, 그것을 올바르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언어사전을 찾고, 실제에 대한 정보를 얻고, 그것에 대한 지식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백과사전을 찾는다(Котелова 1976:30).
(조남신 2007:189, 괄호 안 재인용)

언어사전에서 표제어는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관점에서 기술된다. 반면 백과사전은 장문의 리포트를 써낼 때 필요한 지식, 곧 일상과 거리가 있는 전문적이거나 과학적인 지식을 다룬다. 조남신(2007:193)은 이를 가리켜 “언어사전(일반사전, 해석사전)이 백과사전과 대비된다는 사실은 실제의 사물과 현상들에 대한 일반대중들의 관념인 일반적인(전과학적인) 세계상을 세계에 대한 과학적 지식인 과학적 개념에 대립시키는 데에 근거한다.”고 말했다. 언어사전은 실제에 기반을 두고 있으나 백과사전은 개념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의미이다.

두 유형의 사전들은 표제어의 성격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언어사전의 경우 -이, -가 등 조사와 으악, 어머 등 감탄사 및 부사 등을 반드시 포함하지만 백과사전에서는 언어 외적인 의미를 가지지 않는 이런 유(類)의 어휘들을 다루지 않는다. 반대로 백과사전에 반드시 포함되는 고유명사나 전문용어는 일상대화에서 빈번하게 언급되지 않는 한 언어사전에 수록되지 않는다. 이러한 특징은 번역의 가능 여부로 이어지는데, 대상에 대한 전반적 지식을 다루는 백과사전과 달리 언어 정보를 다루는 한 개 언어의 국어사전은 원칙적으로 번역이 불가능하다.(조남신 2007:19)

물론 언어사전과 백과사전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대부분의 언어사전은 언어 정보와 백과 정보를 함께 기술하고 있다. 한국사전학회 회장을 역임한 이상섭(1989:72)은 이에 대해 “사전은 어휘를 순전히 언어적으로만 다루지 않을 뿐 아니라, 그럴 수도 없다.”면서 “문법적 관계를 나타내는 어휘는 언어적으로 다룰 수밖에 없지만 세상의 사물에 관한 낱말들에 대해서는 반드시 사물에 대한 지식도 다루어야 한다.”고 말한다.

2. 2. 일반사전과 부문사전

일반사전과 부문사전을 낱말 그대로 풀이하면 전자는 일반 전체를, 후자는 그 중 특정 부분만 다룬 사전이다. 그래서 두 사전의 차이가 수록 범위에 있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 두 유형의 사전은 편찬 목적과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Dirk Geeraerts(1987:1-9/ 이상섭 1989:81-82 재인용)는 언어 기술(description)을 이론적 대상으로 보고 학술 차원에서 다음과 같이 세 종류로 사전을 분류했다.

  • 1) 원형적(prototypical)개념으로서의 사전 즉 의미의 다양함을 최대한으로 뭉쳐 놓은 것.
  • 2) 전형적(stereotypical)개념으로서의 사전 즉 앞의 원형적인 덩어리의 중심적, 규범적 의미들을 가려서 모은 것.
  • 3) 연장적(extensional)개념으로서 사전, 즉 원형적 뭉치의 학술적, 과학적 의미만을 모든 것.

‘원형적 개념으로서의 사전’은 광범위한 언어 세계 전체를 다룬 포괄적 사전을 말하며, ‘전형적 개념으로서의 사전’은 원형적 개념 사전에서 대표적이고 표준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의미만을 추려낸 일반적인 탁상용 언어사전을 말한다. ‘연장적 개념으로서의 사전’은 원형적 의미 중에서 특별하게 한정된 의미만을 다룬다는 점에서 부문사전으로 분류된다. 부문사전은 일상적 의미가 아닌 학술적‧과학적 의미를 다룬다는 면에서 백과사전적이지만 전문용어사전의 경우에는 특정하게 제한된 범위의 ‘언어’를 다룬다는 면에서 언어사전의 한 갈래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어휘의 언어적 정보를 다루는 일은 흔하지 않으며 지시대상에 대한 개념적 정보 기술이 중시된다.(김성진‧정동열 2001:150)

일반사전과 부문사전의 또 다른 차이는 사전의 규모에 있다. 일반사전의 사용자는 어느 누구도 한 권의 사전 안에 모든 어휘가 수록되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일반사전은 경제성과 편의성 등을 고려하여 포켓판, 소사전, 대사전 등 다양한 규모로 출판될 수 있다. 그러나 부문사전의 경우에는 표면상 한정된 분야를 다루기 때문에 사용자는 그에 대한 모든 내용이 사전에 들어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즉 사용자에게 부문사전은 소사전, 대사전 등으로 나뉠 수 없는, 그 분야에 대한 완본사전으로만 존재한다. 때문에 부문사전은 원칙적으로 규모를 달리 하여 편찬할 수 없으며 단지 규모를 제한할 수 있을 뿐이다.

디자인사전은 언어 자체가 아닌 언어가 지칭하는 지식을 다루며, 모든 지식 중에서 디자인이라는 대상에 대한 한정된 지식을 담는다. 따라서 디자인사전은 백과사전이자 부문사전으로 분류되며 편찬자는 사전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이러한 디자인사전의 유형 특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3. 디자인사전의 출판 유형과 대상 영역

부문사전으로서 디자인사전의 유형은 크게 용어를 다루는 사전과 개념을 다루는 사전으로 나뉘며, 개별 편찬 목적에 따라 좀 더 유형을 세분화할 수 있다. 연구자는 한국 디자인사전을 살펴보기에 앞서 현재까지 해외에서 출간된 디자인사전을 조사하고 그 목적에 따라 세부 유형을 네 가지로 정리했다. 세부 유형을 규정하는 데에는 <Reference Works Dealing with Concepts, terms, or both>(A. Manuila ed. 1981:58/ Landau 2000:36 재인용)의 사전 명칭과 개념을 참고했다.

3. 1. 디자인 영감 부여 및 표현력 신장 목적

디자이너의 실제 작업에 도움을 주기 위한 사전으로, 그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라면 무엇이든지 사전의 대상 영역이 될 수 있으며 대상에 따라 그 형식 또한 달라진다. 이러한 종류의 사전들은 사전이라고 부를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일정한 배열만을 갖춘 경우가 대부분이며, 특별히 용어나 개념으로 대상 분야를 한정하지 않으므로 사전 명칭을 Lexicon(어휘목록)으로 적기도 한다.

예로는 독일 Gestalten Verlag에서 발행된 Influences: A Lexicon of Contemporary Graphic Design Practice (2006)이 있다. 일본에서 출간된 «デザイン基礎技法事典»(岩崎美術社, 1967), «デザインアイディア& テクニック事典 시리즈»(翔泳社, 2007-2008), «逆引きデザイン事典 시리즈»(毎日コミュニケーションズ, 2007-) 역시 이 유형에 속한다. «デザインアイディア&テクニック事典»은 문자, 사진, 색, 레이아웃 등 총 4권이 있으며, «逆引きデザイン事典»은 디자인 작업에 사용되는 프로그램―InDesign, Photoshop, Illustrator, After Effects, Premiere Pro, Dreamweaver 등― 단위로 출판되어 버전별로 개정되고 있다.

3. 2. 관계자 간의 소통 지원 목적

디자인 분야의 융합적 특성상 디자인 전문가는 타 분야의 사람들과 원활히 협업하기 위해 다양한 주제 분야의 용어와 지식을 익힐 필요가 있다. 한 권의 사전에 연관 분야의 주요 용어와 고유명사들을 혼합하여 목록화한 다분야전문어사전은 디자인사전이 취하는 가장 보편적인 형태이다. 이러한 사전은 디자인의 고유 영역뿐 아니라 인문학, 공학 등의 학문 분야와 인쇄, 광고 등 다양한 실무 분야의 개념들을 광범위하게 다루며 표제어가 디자인 용어에 한정되지 않는다. 형식면에서 용어 정비 목적의 사전과 비슷하다.

독일 Gestalten에서 출간한 Der kleine Besserwisser: Grundwissen für Gestalter (2011/초판;2015/개정), 일본에서 출간된 초기 디자인사전 중 «デザイン小辞典»(ダヴイツド社, 1955/초판;1978/개정), «現代デザイン事典»(鳳山社, 1967), «編集印刷デザイン用語辭典» (誠文堂新光社, 1980)이 위 유형에 속한다.

3. 3. 디자인 분야의 용어 정비 목적

용어만을 표제어로 다룬다는 면에서 다분야전문어사전류와 비슷하지만, 연관 분야 관계자와의 소통이나 관련 지식 습득보다 용어 정비를 통해 디자인 내부의 체계와 결속력을 다지는 데 목적을 둔다.

일반 언어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지고 변화하는 반면 전문어는 필요에 따라 인위적으로 만들기 때문에 일상어에 비해 개념과 단어가 단일 의미 관계를 가지며 한번 정해지면 쉽게 변화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더불어 이런 특징 때문에 전문용어에서는 독창성이나 유일성보다 정확성과 일관성이 중요시되며 용어를 통해 그것이 가리키는 개념을 바로 인지할 수 있는지 여부가 용어의 유용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그러나 우리는 실생활에서 하나의 용어가 하나의 개념과 대응되지 않거나 용어만으로 개념을 유추할 수 없는 경우를 많이 본다. 이것은 한국의 경우 대부분의 전문 분야를 외국에서 들여와서 수용, 발전시켰고 그때 그에 대한 전문용어까지 그대로 가져와서 사용했기 때문이다. 디자인 분야 역시 다르지 않다.

디자인 분야에서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디자인용어의 정비, 궁극적으로 디자인용어 표준화를 주목적으로 하여 사전을 편찬한 예를 찾기 어렵다. 효율적인 정보 전달을 위해 용어와 개념 사이에 하나의 명확한 의미 관계를 만들려 한 사전들을 찾을 수 있을 뿐이다. 소극적이긴 하나 이 또한 용어 정비의 발판을 다지는 일이므로 연구자는 이러한 사전들을 넓은 범위에서 용어 정비를 목적으로 한 사전으로 보았다. 일본 平凡社에서 출간된 «現代デザイン事典», AVA의 The Visual Dictionary of Graphic Design (2006)과 Rockport Publishers의 Graphic Design, Translated: A Visual Dictionary of Terms for Global Design (2010) 등이다.

AVA 사전은 다분야전문어사전류로 볼 수도 있으나 디자인과의 직접적 연계성을 살펴 대상 영역을 설정한 점, 사물을 넘어 추상적 개념을 지칭하는 용어까지도 적절한 도판을 삽입하여 의미의 모호성을 줄인 점을 고려할 때 디자인용어의 정비 목적도 충족한다고 본다. 연간지 형태로 1986년부터 2016년까지 출간된 «現代デザイン事典» 역시 한 권만을 살폈을 때는 다분야전문어사전류에 해당한다. 그러나 30년간 개정을 거듭하며 오랜 기간에 걸쳐 각 용어와 그 개념 사이의 의미 관계를 견고히 했다는 면에서 디자인용어 정비 목적을 실현했다 하겠다.

3. 4. 디자인지식 체계화 목적

개념이 없으면 용어는 존재할 수 없다. 아직 명명되지 않은 디자인 개념들을 분류하고 기술하는 일은 디자인의 학문 성립을 위해 가장 기초가 되는 작업이며 새로운 용어가 태어날 수 있는 밑바탕을 만드는 일이다. 지식 체계화를 돕는 디자인사전은 당장 디자인을 수행하는 데 쓸모가 있는 도구적이고 기술적인 정보보다 학문의 바탕이 되는 원리나 사상, 윤리 등을 다룬다. 이 개념들은 반드시 일정 기준―자모순, 연상, 계층, 관념 등에 따라 구조화되며, 이때 무엇을 기준으로 삼든지 그것은 개념이 분류된 최종 상태에서 유추가 가능해야 한다.

이 사전 유형에서 표제어를 직접적으로 드러내거나 지칭하는 도판을 사용하는 일은 드물다. 도판의 총 개수도 다른 사전에 비해 적은 편이며, 개념 이해를 돕는 정도로 활용하거나 전혀 사용하지 않기도 한다. 개념을 다루는 사전이기에 그림보다 글이 중심이 되며 누가 어떤 근거를 가지고 내용을 기술하였는지가 중요하다. 항목마다 집필자 이름을 밝히고 참고문헌을 실어 내용의 당위성을 증명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용어를 다루는 사전류에 비해 한 표제항에 할애하는 지면 양이 많게는 몇 십 배 이상이므로 주제 단위가 아니라 표제어나 소항목 단위로 전문가에게 저술을 맡긴다.

이 유형은 다시 두 종류로 구분된다. 먼저 encyclopedia(백과사전)는 보통 논의거리가 될 만한 포괄적 성격의 용어―universal design, social, research, problem solving, information design 등을 표제어로 올리며 자모순 배열을 취한다. 예로는 일본에서 출간된 «デザインの事典»(朝倉書店, 1988)과 독일 Birkhäuser에서 발행한 Design Dictionary: Perspectives on Design Terminology (2008)가 있다.

classification(분류집)은 표제어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이론서를 저술하듯 개념별로 제목―디자인의 개념, 디자인의 역사 등―을 붙여 내용을 기술한다. 찾아보기(색인)를 통해 관련 어휘를 찾아볼 수 있으나 각 낱말의 의미는 본문 맥락을 통해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사전은 자모순보다 주제별 배열 방식을 취하며 주제뿐 아니라 내부 항목의 배열 순서 역시 편찬자의 목적과 의도에 따른다. 예로는 일본 美術出版社에서 발행한 «現代デザイン事典»(1969)과 일본디자인학회가 엮고 朝倉書店에서 발행한 «デザイン事典»(2003)이 있다.

4. 한국 디자인사전의 표제어 분석

연구자는 현재까지 출간된 한국 디자인사전을 조사한 뒤 분석 대상을 한정하고 표1의 목록으로 정리하였다. 분석 대상의 선정 기준은 한국 디자인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가 집필하여 출간한 디자인 전 분야를 아우르는 인쇄본 사전이다. 분석 대상에서 제외하였으나 한국에는 이외에도 일본과 독일, 영국 등지에서 편찬된 종합 디자인사전의 번역본이 존재하고, 디자인 학부생인 저자가 학생의 눈높이에서 예술디자인 분야의 용어를 풀이한 국내 저술서도 존재한다. 번역 사전을 포함하지 않은 이유는, 해당 사전들에서 한국 디자인 현실에 맞게 가감된 내용이 없거나 크지 않았고, 역자나 출판사의 의도에 따라 원서가 사전임에도 번역본은 단행본 성격을 띠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개별 분야의 디자인사전을 포함하지 않은 이유는 각 사전에서 다루는 대상 영역이 크게 달라 비교하기에 적합하지 않으며, 인쇄본 사전으로 한정한 이유는 디지털 사전 중에 아직 공식적으로 디자인사전이라고 칭할 만한 출판물이 없었기 때문이다.

Table 1
Publication information on fourteen Korean design dictionaries

초판 발행일 사전 제목 편찬자 출판사 비고
1977.10.25 디자인用語辞典 박대순 미진사
1983. 5.15 디자인용어사전 임홍순 미조사
1989.7.15 디자인용어해설 동양디자인쎈타 디딤출판사
1990.3.5 디자인事典 박선의 미진사
1990.9.1 디자인‧공예 대사전 곽대웅 외 7인 미술공론사
1994.11.30 현대디자인용어사전(개정증보판) 박대순 디자인캠퍼스 1977.10의 증보판
1994.2.20 종합디자인용어사전 (주)한국디자인신문사 (주)디자인신문사
1994.2.25 종합디자인용어사전 (주)디자인신문사 동양디자인학원 바로 위와 같은 책
1994.11.20 디자인사전 강우현 외 65명 안그라픽스
1994.4.30 디자인 대사전 곽대웅 외 7인 숭례문 1990.9와 같은 책
1996.2.7 현대디자인용어사전 박대순 디자인오피스 1994.11과 같은 책
1997.8.1 디자인‧공예 대사전 곽대웅 외 7인 한국사전연구사 1990.9와 같은 책
2000.3.5 디자인사전(개정증보판) 고영화 외 88명 안그라픽스 1994.11의 증보판
2002.3.20 21C 현대디자인사전 김태호‧이홍규 조형사

분석 대상에 속한 한국 디자인사전 수는 총 열 네 권이며 중복 출판되었던 세 종(네 권)을 제외하면 열 권(개정증보판 두 종 포함)이다. 현재까지 시중에서 구입 가능한 사전은 «디자인事典»(미진사, 1990), «디자인사전»(안그라픽스, 1994/초판;2000/개정) 총 두 권이며 나머지는 모두 절판되었다.

중복을 제외한 디자인사전 열 권의 표제어 15,378개를 비교한 결과, 각 사전들의 영향 관계는 그림1과 같이 나타났다. 그림에서 회색 선은 두 사전이 개정 관계이며 기본적으로 뒤엣것이 앞엣것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내용 측면에서 이전 사전에 영향을 적게 받으면서도 다른 사전에 영향을 많이 미친 사전으로 «디자인用語辞典»(미진사, 1977. 이하 미77), «디자인事典»(이하 미90a), «디자인‧공예 대사전»(미술공론사, 1990. 이하 미90b)이 있다.


Figure 1 Influence relationship of ten Korean design dictionaries in terms of contents

미77은 편서로 출판되었으나 저자는 머리말에서 이 사전이 실은 일본 «デザイン小辞典» (ダヴイツド社, 1973)의 번역본임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국내 디자인사전의 기준이 되는 최초 사전이기에 후대 사전에 미친 영향력이 상당했고, 미90b는 앞서 발행된 사전에 일부 영향을 받긴 했으나 총 수록어(비표제어 포함)가 3,652개로 미77(1,171개), 미90a(1,846개)와 비교하면 신규 표제어 수가 상당하다. «디자인사전»(안그라픽스, 1994. 이하 안94)은 이후 출간된 사전이 해당 사전의 개정판을 제외하고 한 권뿐이라 후속 사전에 미친 영향력을 가늠하기 어렵다. 그러나 새로 엮은 내용이 대부분이고 편찬자와 집필자를 분리하여 다수의 분야별 전문가가 제 영역을 각기 집필하는 방식을 디자인 분야 사전에 처음으로 도입하는 등 이전의 사전들과 차별점이 컸다. 연구자는 이전 사전에 영향을 덜 받으면서도 이후 사전에 큰 영향을 미친 3권의 사전과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여 편찬된 1권의 사전, 이상 총 4권의 사전으로 한국 디자인사전의 편찬 유형과 표제어 범주를 살펴 보았다.

대상 사전의 편찬자들이 머리말을 통해 밝힌 편찬 목적은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들, 업으로 삼은 전문가들, 디자인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종합적인 디자인지식을 전하는 참고도서를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각 사전에서 다룬 연관 분야는 얼핏 보아도 미술에서 공학에 이르기까지 매우 광범위하다. 연구자는 편찬자들이 언급한 ‘종합적인 디자인지식’이 구체적으로 어떤 영역의 지식을 의미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네 권 사전에 수록된 총 7,730개의 표제어를 분야별로 범주화하고, 각 범주에 속한 표제어 수를 도표로 정리했다.

연구자는 표제어를 분류할 때에 사전 내에서 동일한 주제에 속해 있더라도 뜻풀이에 따라 범주를 달리 나누었으며, 용어 자체가 일반적으로 지시하는 의미와 표제어의 뜻풀이가 어긋나더라도 집필자의 관점을 우선했다. 뜻풀이가 모호하여 해당 표제어가 무엇을 뜻하는지 정확히 알기 어려울 때에는, 연구자가 임의로 판단하여 분류하기보다 두산백과사전과 표준국어대사전, 인터넷 검색 등을 보조적으로 활용하여 그 의미를 최대한 파악하고자 노력했다. 여러 번 수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확정된 범주 수는 총 서른두 개이며 그 목록은 표2와 같다.

Table 2
Thirty-two categories used for the classification of entries

환경 사진 일러스트레이션 무늬
건축 인쇄 텍스타일
디스플레이 종이 패션 예술
무대 공학 편집 공예
인테리어 제품 타이포그래피 공통
조명 포장 영상 인물
광고 그래픽 컴퓨터그래픽 제도, 법 / 단체 / 행사
경제, 경영 아이덴티티 매체 미포함

‘미포함’으로 분류되는 경우는 두 가지로, 표제어에 뜻풀이 없이 상호참조 표시만 되어 있는데 참조해야 할 용어가 수록되어 있지 않은 경우와 한 용어가 명확한 소속 없이 두 가지 이상의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이다. ‘공통’으로 분류되는 경우는 세 가지로, 첫째 하나의 용어가 세 범주 이상에서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 둘째 용어가 가진 의미가 모든 디자인 작업에 활용되는 기본 개념인 경우, 셋째 디자인사와 같이 디자인 고유 지식에 속하는 용어인 경우이다.

미90b는 처음부터 디자인과 공예 분야의 사전으로 기획되었기 때문에 공예 관련 표제어 수가 전체 수의 약 35%를 차지했으며, 안94 또한 공예에 세 개 주제를 할애하고 있어 다른 사전에 비해 해당 범주의 표제어 비중이 상당히 높았다. 미90a는 인명을 수록하기는 했으나 부록에서 다루므로 해당 항목들이 표제어 분석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미90b는 인명을 모두 표제어로 등재하고 있어 다른 사전에 비해 인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Figure 2 Distribution of entries by the categories in four Korean design dictionaries

모든 사전에서 높은 비중을 보인 범주는 공통을 제외하고 인쇄, 광고이며 이는 디자인사전들이 출판되던 당시에 디자인 산업이 인쇄와 광고 분야와 긴밀했음을 보인다. 전반적으로 높은 비중을 보인 범주는 색, 예술, 공예, 컴퓨터그래픽이며 비중 자체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모든 사전에서 고르게 다뤄진 범주는 디스플레이, 경제‧경영, 제품, 그래픽, 아이덴티티, 편집, 타이포그래피 등이다. 건축, 텍스타일, 영상 등은 사전별 편차가 심하지만 비교적 비중 있게 다뤄졌다.

안94의 경우, 일부 주제들이 표제어가 아닌 제목 아래 내용을 기술하는 방식으로 작성되어 있으나 연구자는 이를 집필 방식의 통일성 결여로 인한 예외적 항목으로 판단했다. 해당 사전의 표제어 대부분은 용어에 해당하며, 큰 틀에서 자모순이 아닌 주제별 배열을 선택하고 있긴 하나 표제어 분류는 뜻풀이를 기준으로 하였기에 다른 사전과 동등하게 비교하기에 큰 무리가 없었다.

표제어 분석 결과, 한국 디자인사전들은 디자인이라는 제 분야 지식을 다루기는 하지만 대체로 현업에서 디자인을 수행하고 구현하는 데 필요한 연관 분야의 용어를 토대로 지식을 풀어낸 다분야전문어사전에 해당했다. 이는 각 사전 첫 머리에 편찬자들이 밝혔던, 디자인과 주변 분야에 대한 독자의 이해 폭을 넓히고자 한 목적의 실현이며 이로써 디자인계 당사자와 협업 관계자들과의 소통을 원활히 하고자 한 결과이다. 곧 이들이 언급한 종합적인 디자인지식은 산업 활동으로서의 디자인과 이를 구현하는 데에 필요한 제작 지식이자 편찬자의 판단 기준에 바탕을 둔 디자인 전공자가 알아야 할 연관 분야의 지식이다.

디자인 이론서가 부족하고 인터넷 검색도 원활하지 않던 1970년대에서 1990년대에 다분야전문어사전으로서 편찬된 디자인사전은 사전의 참조 기능과 교육 기능 모두를 큰 무리 없이 수행하며 디자인 실무자와 전공자, 디자인 관계자의 폭넓은 지식 습득에 일조했다. 그러나 디자인 분야에서 통용될 수 있는 타당한 지표나 근거 없이 편찬자와 집필자에 따라 사전의 대상 영역과 표제어의 범주별 수록 비중이 달라지는 점, 디자인사전임에도 연관 분야의 용어와 개념이 관점의 변화 없이 그대로 실려 있는 점, 디자인 제 분야의 용어와 개념에 대한 탐색과 정비 노력이 부족한 점, 이 모든 연유로 사전임에도 디자인 분야를 대표할 만한 신뢰성을 확보하지 못한 점은 연구자가 분석한 모든 한국 디자인사전에서 발견되는 한계이다.

1990년대 말 초고속 인터넷 시대가 시작되고 인터넷에서의 정보 습득이 쉬워지면서 디자인사전의 입지는 다른 대다수 사전들의 그것처럼 무너져 내렸다. 단순한 참조 기능에 특화된, 표면적 정보 전달에 목적을 두는 사전은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무형의 사전과 겨룰 수 없다. 서론에서 밝혔듯 앞으로의 디자인사전이 추구해야 할 본질은 사전의 고유 기능 중 교육 기능이며, 이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이전의 디자인사전들이 눈앞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뒤로 미뤄두었던 숙제들을 풀어내야만 한다. 디자인계 구성원이 수긍할 수 있는 타당한 지표와 근거로써 대상 영역과 표제어를 선정하는 일, 표제어로 선정한 용어를 디자인 관점으로 정의하고 풀어내는 일, 디자인 제 분야의 용어와 개념을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정비하는 일, 그럼으로써 한국 디자인 지식을 체계화하고 구성원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5. 결론 및 제언

사전은 내용뿐 아니라 형식 자체로 지식을 전달한다. 연구자는 이 논문을 통해 한국 디자인사전 편찬 시 실질적인 제작에 앞서 편찬 목적에 따른 세부 유형과 대상 영역을 명확히 설정해야 함을 주장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먼저 사전으로서 디자인사전의 갈래를 살폈고 해외에서 출간된 디자인사전을 중심으로 출간 목적에 따라 디자인사전의 세부 유형을 네 가지로 정리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현재까지 출간된 디자인사전을 전수 조사하여 분석 대상을 설정한 뒤 표제어 중심으로 세부 유형과 대상 영역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연구자는 한국 디자인사전을 다분야전문어사전류로 분류할 수 있으며 각 사전이 디자인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제 분야와 연관 분야를 대상 영역으로 하여 현장에서 요구되는 지식을 종합적으로 묶어내는 데 충실했음을 확인했다. 이는 인터넷을 통한 정보 습득이 쉽지 않았던 2000년대 이전 상황에서 분명히 효용성 높은 사전의 형태였다. 그러나 표제어 분석 결과와 각 편찬자들이 사전에서 밝힌 편찬 목적을 고려했을 때 이 사전들이 초기 기획 단계에서부터 사전의 세부 유형을 의도적으로 선택하고 일관된 기준으로 대상 영역을 선정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이를 토대로 연구자는 그간 출간된 한국 디자인사전들은 현장의 필요와 요구를 충족하려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다분야전문어사전류의 성격을 갖게 되었으며, 디자인용어와 그 개념을 정립하여 디자인계 내부의 합의를 이끌어내거나 디자인지식을 체계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오늘날 디자인사전에 요구되는 교육 기능에 충실한 사전 유형은 아직 한국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연구자는 디자인사전의 세부 유형을 구분하고 한국 디자인사전의 표제어를 범주화하는 과정에서 주관적인 판단을 가능한 한 배제하고자 하였지만 선례가 없는 상황에서 이를 완전히 제거했다고 확언하기는 어렵다. 사전학과 사전편찬학, 타 분야의 전문어사전 편찬 사례를 광범위하게 조사했으나 디자인 분야의 특수성에 상당히 부합하는 유사 선행연구나 프로젝트를 찾을 수는 없었다. 이 논문이 부족하나마 디자인사전 연구의 의미 있는 선례가 되어 다양한 후속 연구의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

Acknowledgments

This manuscript is based on a part of the first author's master's thesis(2010).

이 논문은 제1저자 김은영의 2010년도 석사 학위논문 일부를 요약하고 수정 보완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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